2009.10 |
[문화현장] 제14회 필봉풍물굿축제 흥소리페스티벌
관리자(2009-10-09 16:53:06)
제14회 필봉풍물굿축제 흥소리페스티벌
(8월 21일~22일) 임실 필봉농악 풍물촌
푸진 굿 푸진 삶, 신명나는 잔치 한마당
초가을의 정취를 느낄 새도 없는 뜨거운 날. 그 열기를 덮는 관중들의 신명나는 추임새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얼씨구, 절씨구, 좋다”. 한데 어울려 한바탕 잔치로 삶의 애환을 달래는 임실필봉풍물굿축제의 현장이다.임실필봉농악 풍물촌 개관을 축하하는 <제14회 필봉풍물굿축제흥소리페스티벌>이 지난 8월 21일과 22일 열렸다. 이번 축제는임실필봉농악보존회 주관으로 호남좌도농악의 본고장 임실군 강진면 필봉농악전수관에서 펼쳐졌다.
풍물촌, ‘소릿길’로 거듭나길 바라며
풍물촌에 들어서니 많은 관람객들이 주말을 맞아 이곳에 운집해 필봉농악의 역사를 감상하고 있었다.2006년부터 4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조성한 임실필봉농악 풍물촌. 필봉농악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풍물전시관과 다양한 체험문화를 병행할 수 있는 한옥체험단지 3동, 전국의 농악 단체들이 농악경연대회와공연을 할 수 있는 옥외공연자 1개소 등으로 조성된복합문화공간이다.현장에 있는 문화·예술 전승교육 교육관으로는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다. 풍물뿐만 아니라 각종 전통문화·예술을 교육하고 체험할 수 있는 교육실, 300여명이 동시에 숙식을 해결할 수 있는 숙소와 식당 등이마련된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이다.많은 예산과 오랜 기간이 소요된 풍물촌,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풍물촌을 설립한 이유는 무엇일까.“1970년부터 풍물보급을 위해 전수활동과 기획공연을 했습니다. 하지만 공간이 없어 비닐하우스, 빈집등을 전전하기 일쑤였죠. 그러면서 보다 나은 환경에서 전수자를 양성하고 필봉농악을 보존하기 위해 풍물촌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능보유자 양진성 대표는 풍물촌은 농악 박물관이 생긴 최초의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농악의 가락과 소리를 구전 전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농악에서 사용된 소품이라든지, 복식 등 오래된 물건들을 보존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풍물촌에는 필봉굿 명인인 양순용 예능보유자의 유품과 필봉농악 사진 등이 전시돼 있어 필봉농악의 발자취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그는“풍물촌이 우리 지역민을 위한 개방된 공간이 되길바란다”면서 지역민들이 언제든지 다가올 수 있는, ‘소릿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투박한 질그릇 같은 우리의 소리이틀에 걸쳐 열린 축제의 첫 날은 임실필봉굿동우회의 공연으로 개관식 공식행사가 진행됐다. 행사장 곳곳에 마련된 민속놀이 마당에는 탐방객들과 어린이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고깔만들기, 천연염색하기 등 도시에서는느낄 수 없는 전통문화체험은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본격적인 잔치는 다음 날인 22일에 열렸다. 강릉농악보존회와, 강강술래보존회, 진주삼천포농악보존회, 송파산대놀이보존회, 평택농악보존회, 이리농악보존회의 공연이 뒤를 이어 잔치의 흥을 한껏 높였다. 우리의 소리와 춤이 얼마나 신명나고 아름다운 것인지를 보여주는 공연이었다.이번 축제는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전국 5대 농악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는 평이다.송파산대놀이보존회 이수자 이병옥씨(63)는“80년대에처음 임실에 왔었다. 그때는 잠자리도 없었고 쌀죽을 먹으며 공연했다. 돌이켜 보면 그 모든 게 추억이다”며 감회가새롭고 흥겨움에 신명이 절로난다고 했다.마지막 공연은 임실필봉농악보존회가 장식했다.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단조로운듯하나 맛깔스러운, 그들의 공연은 축제의 마지막을 알렸다.한 데 어울리는 신명난 잔치국가지정 중요 무형문화재 제11-마호 호남좌도 임실필봉농악은 전북 임실군 강진면 필봉마을에서 전승돼온 호남자도 농악의 대표적인 풍물굿이다. 필봉 마을굿의 역사는400년 정도로 추정되며 일대 상쇠 박학삼 이대 상쇠 송주호를 거쳐 삼대 상쇠 양순용에 이르러 필봉굿의 꽃을 피웠다. 故양순용 상쇠는 필봉굿의 정리와 체계를 마련하고 그동안 단절된 마을굿의 형태를 완전히 복원했다. 그 뒤를 이어 2008년 예능보유자로 지정된 그의 아들 양진성 씨가현재까지 필봉굿을 전승하고 있다.“임실 필봉풍물굿축제는 함께 소통하는 문화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더불어 어울리고 함께 나누지요. 이것은 도시에는 없는 문화입니다. 그렇기에 그것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우리 축제를 찾는 것이지요”. 그는 우리문화 체험을사람들과 함께 향유할 수 있는 축제를 이어가는 것이 소망이라고 했다.이번 필봉풍물굿축제는 전국의 내노라 하는 풍물굿들을한자리에서 감상·비교할 수 있는 자리이자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전통가락을 알리는 기회였다. 주말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서동민(33. 서울시 망원동) 씨는“아이들이 좀 더 전통문화와 친근해졌으면 하는 바람에서이곳을 찾았다. 우리소리와 가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이곳에서 우리의 전통문화를 아이들과 함께 즐기고 싶다”며“사라져가는 전통을 보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도다양한 마을굿들이 원형을 이어가 후대에도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