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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 |
옹기장이 이현배의 생활의 발견
관리자(2009-10-09 16:50:11)
옹기장이 이현배의 생활의 발견 도구, 인간의 사고를 억압하다 맨 처음 휴대전화를 개통하면서 가입했던 통신회사에서 돌아오라고 해서 돌아갔다. 기계를 바꿔야했다. 단순한 기능을 찾았더니 중, 장년층을 위한 거라며일명 와인폰을 권한다. 와인폰이라면서 까만색이다. 이름 그대로 와인색도 있다해서 와인색으로 바꿨다.여기서부터는‘그/대/로’, ‘그/만/큼’다 쓰리라 다짐하며 일단 전화기니까‘따르릉’하고 울리게 했다. 머 사용설명서도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 않았다. 처음 한 달이 중요하다 싶었다. 웬걸, 어떤 중요한 통화 중에 받는 적이 없는데문자를 보냈다 한다. 기계를 뒤져보니 컬러메일이란 게 있고 거기에 담겨있었다. 한 달이 훨씬 지나갔다. 아직도 숨어 있는 게 많은 듯하다.서울손님을 터미널로 모셔다 드리는데“어머, 이 차 MP3도 되네”한다. 맞아, 차를 구입할 때 그런 소리 들은 적이 있는 것 같다. 구입할 때는 이런 저런상황에 다 필요할 것 같아 옵션을 죄다 넣듯이 해놓고는 잊고 사는 게 많다. 어떻게 하면 손 안대고 통화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일 년이 넘었다. 사용설명서가어디있는지도 기억하지 못한다.새로운 작업을 하면서 사진자료를 남기기로 했다. 그래 또 기계를 들여야 했다. 어쨌거나 기계 지가 알아서 어떻게 해준다고 했다. 렌즈만 좀 좋으면 된다했다. 캐논 아니면 니콘이라는데 나에게는 로고디자인 때문에 무조건 니콘이다.이거 폼도 난다.그런데 사용설명서가 두툼한 것이 거의 신약성경수준이다. 그래, 아예 볼 엄두가 안나 눈치로 해보니 찍히고 저장된다. 찍히는 건 다행이다 싶지만 사진이성에 차지 않는다. 그러다 손님께서 보다 크고 묵직한 걸 들고 오셨다. 전문가용이 틀림없다. 전문가다. 그래 사정을 이야기했다. 어떤 느낌을 포착하고 싶은데 잘 안 잡힌다고 말씀드렸다. 많은 지도를 받았지만 잘 모르겠다. 기계를 먼저 알아야겠다. 죽으나 사나 사용설명서를 학습해야 할 것 같다.교과서가 그랬다. 끝까지 안 읽혔다. 돌이켜보면 교과서를 끝까지 읽어본 적이 없는 거 같다. 그랬다. 보통 책을 볼 때 머리말, 차례, 후기까지 꼼꼼히 읽는데 교과서는 그래본 적이 없다. 이제는 사용설명서가 그렇다. 교과서의 참고서처럼 카메라 사용설명서의 참고서에 대한 책선전이 있는 걸 보면 나만의 문제는 아닌가보다. 성적 좋은 학생은 꼭 교과서를 중심으로 공부했다 한다. 그 말이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생활환경의 변화가 매우 빠르다. 인간이, 인간이 되는데 매우 유효했던 도구의 사용이 이제 나 같은 인간에게는 기후변화 같은 자연환경변화 이상의 압박이 되었다. 인류는 도구의 사용을 통해 새로운 사고방식을 길러 온 것이라 했다. 그런데 당장 도구들에 의해 사회구조가 짜여 가고 그 도구에 의해 사고의억압이 이루어지니 오히려 인간으로 살기가 버겁다. 참 서글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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