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09.9 |
[문화현장] 전주국제영화제
관리자(2009-09-03 14:01:09)
전주국제영화제 기획전시 미디어아트전 (8월 12일~9월 20일) 전주영화제작소 영상 속 정원을 걸으며 자연을 만나다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 박스를 타고 흐르는 계곡의 물줄기, 자연을 벗 삼은 정자의 단아함이 영상 속에 펼쳐진다. 전주국제영화제가 기획한 미디어아트전 <꿈꾸는 정원>이다. 현대미술의 큰 흐름인 미디어아트는 영상문화를 논할 때 간과할 수 없는 하나의 주요장르로 등장했다. 이번 전시는 미디어아트를 일반인들이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획했다. 초기의 미디어아트 형식을 빌려 조각의 형태를 띤 영상전시를 진행한 것. 전주영화제작소 1층 기획전시실에서 오는 8월 12일부터 9월 2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전시는 지역작가를 포함한 총 7명이 참여했다. 7명의 작가들은 제각기 바다, 폭포, 정자, 샘 등 자연이나 정원을 연상시키는 풍경이미지를 통해 개성을 드러내고 있다. 가상의 이미지이지만 실제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꿈꾸는 정원>에선 한여름의 무더위도잊을 수 있다. 가상의 공간에서 느낀 자연의 바람 자연,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않고 스스로 존재하거 나 우주에 저절로 이루어지는 모든 존재나 상태. 사람 의 힘을 더한 과학이 자연을 만들면 어떤 모습일까. 전주국제영화제의 <꿈꾸는 정원>에 그 답이 있다. <꿈꾸는 정원>에는 자연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가상의 이미지가 펼쳐진다. 미디어아트라는 과학적 기술이 만들어낸 예술이다. 그곳에는 파도가 일렁이 는 바다가 있고, 계곡을 흐르는 물줄기도, 물웅덩이 위에 떠있는 나뭇잎도 존재한다. 실제 공간을 촬영해 영상에 부여한 작품들은 가상이지만 리얼한 실체와 소리를 지닌다. 작가들의 작품 하나하나를 들여다보 면 각 작품들이 얼마나 사실적으로 가상의 공간에 자 연의 이미지를 부여했는지 알 수 있다. 탁영환의 <주유(舟游)>는 한 장의 수묵화에서 출발한다. 수묵화로 창조된 자연의 공간은 애니메이션이라는 과학과 결합, 디지털적 다중공간인 조형적 시공간을 창출한다. 평 면으로 보이는 수묵화의 공간 안에 유유히 흐르는 배와 나 는 새는 입체적 공간의 움직임을 부여한다. 이 움직임은 ‘움직임이 있으면서도 움직이지 않고, 멈추어 있는 듯하면 서도 나아감이 존재하는’한국인의 회화적 세계관을 보여 주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다. 평면적 공간에 향을 피워 그 연기의 움직임으로 입체적인 폭포의 모습을 표현한 작가의 독특한 발상이 눈에 띤다. <바다>와 <폭포>라는 주제를 가지고 자연의 모습을 표 현하고자 한 이현진의 작품은 실제 바다와 폭포를 보는 듯 하다. 정육면체 입체스크린의 네 면에 파도치는 바다의 이 미지를 투사한 <바다>. 작가는“왜 바다가 정육면체인가” 라는 물음에 그 자신이 바다를 정육면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에게 정육면체는 가장 추상적이자 이상적 형태의 공간이다. 실제의 바다는 정육면체의 네 면에 투사되어 끝 없이 펼쳐지는 가상의 바다를 보여준다. 김창겸이 집 근처 수락산에 등산을 다니다가 고여 있는 물웅덩이를 보고 만들게 됐다는 . 그는 물학에 물 대신 영상을 담아 사시사철 물 웅덩이에 담겨 있는 자연의 모습을 선보였다. 물웅덩이에 돌멩이를 던지면 일렁이는 아름다운 파문, 하나 둘 떨어진 낙엽이 물 위에 덩그러니 놓인 모습 등이 실제감을 불러일 으킨다. 물학에 손을 담아 물을 떠보지만 가상의 물은 공중 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순수함과 두려움의 한 줄 타기 이번 전시는 초기의 미디어아트 형식을 보여주고자 기획 됐다. 미디어아트 초기의 순수함을 보여주고자 기획된 이 번 전시는 미디어아트가 가진 이색적인 느낌과 함께 두려 움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순수한 과학적 기술로 만들어 낸 자연은 너무나 사실적이기 때문에 오히려 당혹스럽다. 마치 실제로 존재 하는 듯한 하나의 영상과 공간, 물과 정 겨운 풍경이 담긴 물학. 하지만 손을 뻗으면 물의 차가움도, 떠있는 잎사귀도 만 져지지 않는 무(無)의 공간은 가상의 밖에 존재하는 이들이 바깥에 있음을 더욱 분명히 한다. 유유히 배가 떠가는 수묵 화. 바위 사이로 흐르는 계곡. 하지만 불이 꺼지면 빈 종이 와 그저 그런 박스 더미로 변하고 마는 작품들은 한편으로 그 공간들과 결코 동화될 수 없는 감상자의 존재를 분명하 게 만드는 것이다. 때문일까. 미디어아트는 흡사 영화 <매 트릭스>의 가상공간처럼 달콤하지만, 또한 공허하다. 하 지만 이 세계와 가상의 세계 사이에 놓은 한 줄 사이를 아 슬아슬하게 즐기다가 온전히 돌아올 수만 있다면, 이번 전 시를 통해 황홀한 호접몽(胡蝶夢)에 빠져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이번 <꿈꾸는 정원>을 기획한 차승주 기획팀장은 전주 에서 낯선 미디어아트에 대한 편견을 덜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설치 형태, 즉 조각전이라 는 것이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이라는 그는 앞으로도 지 속적인 전시 작업을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송민애 문화저널 기자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