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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8 |
이야기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여라
관리자(2009-08-10 11:48:42)
장맛비가 수그러든 여름 저녁, 공간 봄에서 제8기 마당 문화기획아카데미가 열렸다. 7월 13일 오후 6시 30분에 열린 이번 강의는 브랜드스토리 기획이사인 정영선 씨가 맡았다. <스토리를 팔아라>라는 주제로 시작한 이번 강의는 풍부한 문화원형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 지역의 문화자산들을 스토리텔링을 통해 구체화하고 관광자원화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인가 인생에서 우리가 부딪치는 문제 대부분은 소통의 부재 때문이다. 소통을 잘 하면 원하는 것을 얻는다. 이때 이야기는 가장 강력한 소통의 도구이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이란 비즈니스에 창의성과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이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드레스덴’이라는 작은 마을의 아이들이 투표를 했다. 성공할 가능성이 가장 낮은 아이를 뽑는 투표였다. 성공할 가능성이 가장 낮은 아이 1위로 뽑힌 이는 데이브 롱거버거 (Dave Longaberger). 세월이 지나도 데이브는 취직할 곳이 없어 아빠와 엄마를 도와 바구니를 만들었다. 아빠를 도와 바구니를 만들기 시작한 어느 날, 산업화가 시작되며 플라스틱 바구니가 대량으로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데이브는 바구니를 계속해서 만들었다. 전업주부들에게는 자랑할 것이 3가지가 있다. 그중 첫째는 자식자랑이고, 둘째는 남편자랑, 셋째가 살림자랑이다. 대부분의 여자들이 살림을 하던 시절, 전업주부들에게 그릇은 굉장히 중요한 물건이었다. 데이브는 어머니를 도와드리며 그릇의 중요성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언젠가는 여자들이 똑같은 플라스틱 바구니보다는 수제 바구니를 찾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몇 년의 세월이 지나자 셜린이라는 중상층 여인이 데이브의 바구니에 반해 수제바구니를 찾기 시작했다. 이 여인은 중상층으로 부유한 집안의 사람이었다. 이 여인이 데이브의 바구니에 애착을 가지며 직접 판매 방식을 도입했다. 그녀는 스토리텔링과 직접 판매방식을 결합한 바스킷 쇼를 도입하였고, 그 후 롱거버거 바구니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기 시작했다. 바스켓 쇼가 열리면 많은 여자들이 참석했는데 그 자리에서 셜린은 바구니에 얽힌 데이브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여자들은 서로 바구니를 사고 싶어 했고 데이브의 바구니는 전 미국을 휩쓸며 많은 돈을 벌게 된다. 데이브는 아버지가 부업으로 하던 일을 바탕으로 1970년대 수제품 바구니 회사를 창업했다. 그 바구니 회사 이름이 미국 오하이주의 특산품인 롱거버거(Longaberger)다. 이후 데이브는 바구니 모양의 건물을 세우고 아버지를 위한 술집과 어머니를 위한 쇼핑센터, 아이들의 놀이터 등을 마련했다. 이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오하이오주의 작은 마을 ‘드레스덴’을 찾았다. ‘드레스덴’이라는 가난한 마을이 바구니 모양 건물 하나 때문에 미국에서 손꼽히는 관광도시가 된 것이다. 데이브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어릴 적 자신이 성공할 가능성이 낮은 아이 1위로 뽑아준 친구들을 데려다 취직까지 시킨다. 이 롱거버거 회사는 수제 바구니 하나로 연간 10억 달러(약1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외에도 유명한 이야기로는 영국의 고다이바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고다이바는 11세기 중세 영국 코벤트리시의 영주였던 레오프릭 3세의 부인이었다. 레오프릭은 당대의 가혹한 탐관오리로 서민들에게 과도한 세금을 징수해 원망을 샀다. 고다이바는 그런 남편의 처사를 부당하게 여겨 세금을 내리지 않는다면 나체로 말을 타고 시내를 돌아다니겠다고 선언한다. 독한 남편은 끝내 그녀의 청을 거절하고, 그보다 더 독한 아내는 자신의 선언을 몸소 실천하기에 이른다. 고바이바가 거사를 치르던 날, 감동한 주민들은 절대 부인의 나신을 훔쳐보지 말자는 굳은 결의를 다진다. 모든 주민들이 집집마다 커튼을 내리고 엄숙하게 부인의 순례를 도왔다. 이런 고다이바의 이야기가 후세에 대대로 전해지며 그녀의 희생을 기리는 ‘고다이바 행진’이 1678년부터 코벤트리 박람회의 정기행사가 되어 수년째 치러지고 있다. 벨기에의 한 수제초콜릿 회사는 상표를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 고다이바를 상표로 내세운다. 상표를 고다이바로 정하자 초콜릿이 엄청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고다이바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전해지며 소비 심리를 움직인 것이다. 이 초콜릿 회사는 세계적인 명품 초콜릿 브랜드로 부상한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일본에 ‘고우치’라는 마을이 있다. 이 마을은 무엇을 하고 먹고 사는 곳일까 할 정도로 걱정되는 마을이다. 이 마을에 독특한 게 있다면 바로 경마장이다. 경마장도 멋진 경마장이 아니라 이륜 경마장이다. 이류 말들이 달리는 가운데 최고의 삼류 말이 있었다. 바로 하루우라라다. 하루우라라는 몸집이 작고 다리가 가늘어 경주마에 적합하지 않은 말이다. 그런데도 하루우라라는 경주마로 경마장을 달린다. 하루우라라는 경기를 할 때면 항상 중간에서 일등으로 치고 나온다. 그러다 끝에 가서는 반드시 꼴찌로 들어온다.     그러던 어느 날, 113전 전패를 한 하루우라라를 안락사 하자는 얘기가 나왔다. 안락사를 시키자는 얘기에 하루우라라를 돌보던 늙은 조교사 무네이시 씨는 울면서 호소한다. 하루우라라는 여느 말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다른 말들은 경주 도중에 포기도 하고 우물쭈물하기도 하지만 하루우라라는 정말 최선을 다해서 달린다는 것이다. 다른 경주마보다 열악한 신체조건을 타고났어도 최선을 다해 달리니깐 중간에서 일등을 할 수 있었다는 것. 하루우라라의 이야기가 일본의 신문과 TV에 소개되면서 전국 각지에서 관중들이 모여들었다. 명예퇴직당한 사람들, 불치병 당한 사람들 등이 ‘고우치’에 와 마권을 산다. 그러자 하루우라라는 경마장에서 가장 많은 마권을 파는 말이 됐다. 이제는 하루우라라 때문에 경마장에 관중이 꽉 찰 정도다. 드디어 백 번째 경기를 하게 되는 날. 하루우라라가 단 한번이라도 일등을 하게 하기 위해 모든 사람들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일본에서 가장 말을 잘 타는 기수가 하루우라라와 기승했다. 드디어 총소리가 울리고 하루우라라가 일등으로 치고 나오자 일본 열도는 흥분의 열기로 가득 찼다. 그러나 끝까지 우승하지 못한 채 꼴찌에서 두 번째로 들어왔다. 하지만 하루우라라의 패배는 패배가 아니었다. 하루우라라 덕분에 ‘고이치’ 마을은 어느 유래 없이 번창하게 됐다. 하루우라라를 응원하기 위해 온 손님들을 위해 식당이 생겼다. 그리고 술집이 생겼다. 그 후엔 여관이 생기면서 관광 인프라가 갖춰졌다. 이후 하루우라라 캐릭터 인형이 나오더니 책도 나왔다. 이야기가 있으니 관광자원이 잘 팔리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하나의 이야기로 남는다. 각자의 인생이 곧 브랜드 가치기 때문이다. 가치 있는 이야기는 전승되고 가치 없는 이야기는 소멸된다. 우리는 이야기가 가치를 만드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니 이야기가 없으면 만들어야 된다. 이야기가 없다면 만들어라 이야기를 만들어 성공한 사례를 들어보자. 셰익스피어는 영국 사람이다. 하지만 그가 쓴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탈리아에서 전해 내려오는 민담이다. 이탈리아의 ‘베로나’ 시 공무원들은 영국에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를 뺏긴 것에 화가 났다. 그때 한 공무원이 아이디어를 냈다. 13세기 건물을 찾아내 줄리엣의 집이라는 팻말을 붙였다. 이 집이 굉장히 시골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줄리엣의 집이라 명명돼 있는 이곳을 찾았다. 특히 연인들이 많이 오자 카페가 생겼다. 그 후 ‘베로나’ 시는 방을 꾸며 놓았다. 줄리엣의 방이 생기자 그곳에 편지들이 배달됐다. 이에 ‘베로나’ 시는 글 잘 쓰는 여직원에게 답장을 써주라고 했다. 나중에 ‘베로나’ 시는 관광지로 소문이 나자 줄리엣의 동상을 세웠다. 지금 ‘베로나’ 시는 최고의 관광지로 부상했다. 이야기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여라 우리나라의 스토리텔링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2007년도에 대관령을 관광 상품으로 만들어달라고 부탁이 회사에 왔다. 대관령의 넓은 인공 초지를 활용해 생태순응형 관광지로 개발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포착해 낸 것은 평창이 백두대간의 중추로 한반도의 근간을 이루는 거대한 산줄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곳은 민족의 정기가 흐르는 등뼈의 중심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은 생명의 탯줄, 평창으로 가기로 했다. 이에 백두대간의 정기를 받고 태어난 아이라는 슬로건을 부각시켰다. 풍수지리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 전체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다. 또 하나 좋은 점은 대관령에서 율곡 이이 선생이 잉태됐기 때문에 중국에서도 유명한 율곡 이이 선생을 내세워 대관령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출산 세레모니를 도입해 여성을 새끼 낳는 짐승이 아닌 생명을 이어가는 여신의 존재로 승화시켰다. 왕손의 탄생을 방불케 하는 화려하고 인상적인 경험을 산모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이것은 새로운 출산문화를 창출하고 출산율 저하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다. 아이를 낳으면 아이의 탯줄과 부모의 메시지를 상자에 담아 땅에 묻고 그 위에 나무를 심어줬다. 그렇게 함으로써 아이가 크면 다시 평창을 찾고 가족 관광객을 유치하는 발판을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수원에 있는 못골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재래시장을 살리자는 것은 최근의 주된 화두다. 우리는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단골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했다. 지역사회에서 무당은 당골네라고 불렸다. 그 당골네가 지금의 단골이 됐다. 단골이란 단어는 상인도 쓰고 손님도 쓰는 말이다. 이것은 속 이야기도 함께 나누는 사이라는 것. 우리는 재래시장이 단골 장사를 해야 한다는데 주목했다. 못골 시장의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취재하기로 결심하고 90여 개의 가게를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들었다. 그 중 양파를 파는 욕쟁이 아저씨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7남매의 맏이였던 그는 자기 이름도 모른 채 동생들을 대학에 보내기 이해 한 평생을 바쳤다. 그런데 동생들이 좋은 회사에 취직하고 나자 양파를 파는 형이 창피하다며 형을 외면한 것이다. 양파 가게 아저씨는 그때부터 욕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러한 이야기를 상인들이 알고 손님들이 알자 양파 아저씨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 상인들과 손님들과 하나가 됐다. 절절한 상인들의 이야기가 지금 못골 시장의 활성화를 이끈 일등 공신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재미있고 따뜻한 이야기를 접목하면 관광 스토리텔링이 된다. 상품에 접목하면 상품 스토리텔링, 사람에 접목하면 인물 스토리텔링인 것이다. 옛날 것은 그대로 쓸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너무 알려진 것이 아니더라도 주위를 잘 찾아보고 가장 밑바닥에 있는 것부터 그것을 언론에 띄워서 정들게 하는 게 중요하다. 정영선 다큐멘터리와 드라마 작가로 활동한 바 있다. 현재 Storytelling Agency (주)브랜드스토리에서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한 기업과 도시브랜드, 관광상품 개발 및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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