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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8 |
옹기장이 이현배의 생활의 발견
관리자(2009-08-10 11:45:33)
낯설게 본  일상 하루하루가 똑같은 일상. 지루하고 답답하기만 한 일상을 어떻게 하면 재밌고 신나게 바꿀 수 있을까. 나의 일상 역시 다른 사람과 다르지 않다. 매일매일 똑같이 흘러가는 하루. 하지만 하루하루가 정말 똑같을까? 내가 본 일상은 매번 색다른 시간들의 연속이다. 어제 본 꽃과 오늘 본 꽃이 다르고, 어제 본 구름과 오늘 본 구름이 다르다. 그래서 나는 하루가 소중하고 귀하다. 이번 연재를 시작하게 된 것은 하루의 소중함이 거창한 것이 아닌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 있음을 전해주고 싶어서다. 내가 느낀 하루의 색다름이 글을 타고 흘러 이를 읽는 사람의 마음속에 깊이 스며들길 바라며 펜을 든다. ‘ㅎㅎㅎ’ 요즘 말로 질렀다. 아디다스 탑텐 하이 운동화 078899 블랙이다. 키는 안 커도 발볼은 넓어진다더니 볼이 쪼여서 이번에는 리복 엑스 오핏로 119418 화이트다. 처음 신어보는 하얀색 운동화다. 까까머리 중, 고생 시절에 교복과 함께 신어봄직한 것을 비포장 길을 다니던 시절이라 학교당국에서도 털털한 남학생은 못 신게 했더랬다. 그리고 운동화는 학교 등하교용이고 신발은 언제나 고무신이었다. 신발을 구하는 행위는 일을 준비하면서 첫 행위다. 몸에 작은 탈이 붙어 한 달쯤 일을 쉬다가 일을 하자 마음먹으며 신발을 구한 것이다. 어디 길을 떠나는 것도 아니면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자면 의식이 가는 곳이 발이고 신발은 그 표현이다. 아니 어쩔 때는 머리끝에서 찾게 되고 그 때는 모자가 된다. 그래 신발과 모자가 필요 이상으로 많은 편이다. 신발과 모자, 발과 머리는 다시 발끝에서 머리끝까지다. 의식이 또 그렇다. 그래, 아주 오래 전부터 신발을 구겨 신는 꼴이 싫고 머리에 손대는 행위도 싫다. 그것은 다시 땅이고 하늘이겠다. 땅과 하늘은 저절로 존재하고 사는 것은 사람이니 땅과 하늘 사이 사람, 발끝과 머리 끝 사이 삶, 일상현실을 챙겨야겠다. 일상은 관습화된다. 항상, 그냥, 거기 존재한다. 그리고 잊힌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발견된다. 새삼스럽다. 그래도 다시 항상 그냥 거기 존재한다. 하지만 이 때 별 의미 없던 존재들이 우리 사는 삶을 조직하고 실행케 했음을 보여준다. 옹기장이에게 일상 현실은 일상이 반복적이고 통상적이면서 뒤섞여 존재하는 혼돈 그자체로 통제가 불가능하고 전망 또한 불가능하다는 것이 매력이다. 옹기가 그렇고 또 옹기가 담아온 것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오랜 만에 이 귀한 지면이 다시 주어졌다. 이 행위 ‘생활의 발견’을 통해 일상현실에서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보면서, 낯선 것들은 직시하면서, 당장의 삶을 긍정할 수 있었으면 한다. 분명한 것은 땅이고 하늘이다. 우리네 삶은 알 수가 없다. 그 삶을 알아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휴대전화를 쓰고 있다. 문자 주고받는 법을 막내에게 배웠다. 그동안 안되는 게 있었다. ‘ㅋㅋㅋ’,  ’ㅎㅎㅎ’ 이런 거였다. 이번에 ‘ㅎㅎㅎ’로 시작할 수 있게 되어 참 좋다. ‘ㅎㅎㅎ’ 이 모양이 여유롭고 번짐이 있어 좋다. 우리 사는 삶, 일상현실도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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