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8 |
[문화현장] 2009 영·호남 교류전
관리자(2009-08-10 11:43:13)
2009 영·호남 교류전
(7월 3일 ~ 7월 9일) 전북에술회관
부채 한 자루, 여름에 운치를 더하다
긴긴 여름, 부채의 멋과 맛을 느낄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한국전업미술가 협회가 주관한 <2009 영·호남 교류전>. 지난 7월 3일부터 9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렸던 이번 전시는 과거에 선비들의 애장품인 부채위에 아름다운 그림을 수놓아 부채에 운치를 더했다. 영·호남 교류전은 전업화가로 살아남기 힘든 요즘, 작가들의 창작의욕을 돋구고 미술계에 새 바람을 일으키기 위한 전시다. 무더위도 쫓고, 영·호남 작가들의 창작열을 볼 수 있는 전시를 만났다.
어릴 적, 무더운 여름이 기승을 부리면 자장가를 부르며 살랑살랑 부채를 부쳐주던 어머니. 어머니가 부쳐주던 부채의 바람결에 금세 꿈나라에 빠지곤 했다. 어머니가 부쳐주던 솔바람은 시간을 거슬러 우리 조상들에게로 간다.
에어컨과 선풍기가 부채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요즘, 전주의 특산품인 부채를 이용한 전시가 주목을 끌었다. <2009 영ㆍ호남전>은 대구, 광주, 전북의 작가들이 모여 영ㆍ호남의 교류를 지속하기 위한 자리다.
서정적인 감수성을 풍부하게 표현한 전주지역의 작품과 선이 섬세한 대구지역의 작품, 화려한 색감과 높은 채도의 광주지역 작품이 조화를 이뤘다. 전북지역에는 이성재, 김승학, 문연남, 문종권, 박홍서, 홍정호를 비롯한 21명과 대구지역에는 강옥경, 박노환, 성지하, 김중기 외 18명, 광주지역은 고화석, 나영주, 박도승을 비롯한 22명이 참가했다.
한국화를 비롯해 서양화, 조각, 공예 등 넓은 영역에서 중견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 자리다. 65명의 작가들은 각자 평부채와 전주의 특산품인 합죽선에 다양한 상상력을 입혀 개성을 선보였다.
작가들은 개개인의 감성에 따라 해학과 신명이 펼쳐지는 안동 하회 탈춤과 굳건한 뿌리를 지닌 소나무, 청초한 매화나무, 자연의 경치를 담은 산수화 등을 부채 위에 담았다.
한국전업미술가협회 전북지회장인 이성재 화가를 만나 작품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부채는 우리 것이기에 장미나 연, 산수화 등을 그려 넣어 우리 것에 대한 가치를 표현하고자 했다”며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관객들이 같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그는 “동일한 그림이 없고 다양하여 보는 즐거움을 높였다. 전주의 대표적인 합죽선이 바탕이 돼 영호남 미술의 조화를 이루어 감격스럽다”고 했다.
이번 전시는 부채라는 공통된 형식 속에 작가만의 개성을 담은 다양한 작품들은 보는 이들에게 신선함을 전달했다는 평가다.
송민애 문화저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