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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6 |
[전라도 푸진사투리] ‘허찌빠꼴’과 ‘차차밭골’
관리자(2009-06-03 18:58:58)
‘허찌빠꼴’과 ‘차차밭골’ 고군산군도의 유인도 중 가장 작은 섬 명도(明島), 우리 이름으로는 ‘밝은 널’과 진안군 백운면의 ‘고라실’ 중의 ‘고라실’ 백암(白巖), 우리 이름으로는 ‘흰 바우’ 사이에 언어적 관점에서는 어떤 유사점이 있을까. 우선, 명도나 백암이라는 한자식 지명 말고도 참 아리땁고 정겨우며 그 뜻 또한 명백한 ‘밝은 널’과 ‘흰 바우’라는 고유한 우리 말 지명이 있다는 데서부터 범상치 않다. 게다가 ‘너그매 으디 가싯냐? 컨산내리지기로 갯것허러 가시든디요.’에서 ‘컨산내리지기’라는 말을 ‘밝은널’ 근방에서 듣고 놀라던 순간을, 백암 백운동 골짜기를 올라가다 만난 폭포 앞에서 ‘저거이 큰물내리지기여’라는 말을 들으며 기가 콱 막히던 순간으로 되살아난 점에서도 두 지역의 말 만들기 방식이 온전히 일치한다.   그러나 결정적인 것은 역시 ‘허찌빠꼴’과 ‘차차밭골’이다. ‘밝은 널’ 골짜기 이름 가운데 ‘허찌밭골’이 무슨 뜻일까를 궁금해 하다가 그 궁금증마저도 사그라질 무렵 ‘흰 바우’ 열두 골짜기 이름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다시 한 번 귀가 번쩍 뜨인 일이 있었다. 아 긍게 시끄러 봐. 저 욱에 넘어오는디가 갓거리가 있어잉. 그 전이 거그 강씨가 살어서 강가밭골, 차씨가 살어서 차차밭골 그런디, 그 옆으가 갓거리가 있어. 근게 사람은 죽고 갓만 걸릿다고 히서 갓걸이봉이여. 호랭이가 호식을 히 갖고 사람은 죽고 갓만 걸릿다 그말여. 그리서 갓걸이봉이여. 거그는 사람덜이 가들 안 혀. 거그가 호랭이가 있어. 지금도 무서서 안 가는 사람 쌨어. 거그가 시방 골짜기가 열두 골이 있는디 어중굿골, 강개밭골 차차밭골 그런당게. 지금도 호랑이가 있다고 믿으며 그 골짜기에 들어가기를 꺼려한다는 갓걸이봉의 유래도 재미나지만 강 씨가 살던 골짜기를 ‘강가밭골’ 혹은 ‘강개밭골’, 차 씨가 살던 골짜기를 ‘차차밭골’로 부르는 그 명명 방식 그대로 ‘밝은 널’의 ‘허찌밭골’의 유래는 기실 허 씨가 살던 골짜기 즉 ‘허씨밭골’로부터 출발했을 개연성을 어찌 부인할 수 있을까. 새만금은 아직 꿈도 못 꾸던 시절, 고군산군도에 범 씨 천년왕국이 들어선다는 전설, 즉 고군산이 육지가 되면 그곳에 천년 왕국이 들어서고 세세 무궁토록 부귀영화를 누리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한갓 허무맹랑한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오늘날 새만금 간척과 더불어 그곳이 전라북도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차대한 지역으로 면모해 가는 방식으로 실현되어 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진안 백운 ‘흰 바우’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옛 이야기를 다시 한 번 귀담아 듣게 된다.       덕태산이라는 디가, 불이 나먼 산이 타먼 먼 큰일이 나, 우리나라에. 사일구 혁명 날 적으 산이 타 가지고 사일구가 났어잉. 그리고 육이오 날 적으 저 산이 타가지고 육이오가 나고. 근게 나라에 큰일만 있을라먼 저그 불이 난당게. 그 전 으른들이 그릿거든, 덕태산이 삼천 군사가 삼 년 먹을 군량미가 들었다고 그런디 그것을 시방 찾덜 못 해, 그 보물을 찾덜 못 헌당게, 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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