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6 |
[저널초점] 사회적 기업의 가치
관리자(2009-06-03 18:53:53)
사회적 기업의 가치 혁신 사람 사는 세상 만든다
김병수 (사) 전통문화사랑모임 상임이사
'전통문화사랑모임', 사회적 기업이 되다
(사)전통문화사랑모임이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을 받은 지 이제 1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지난 1986년에 순수한 민간 조직으로서 법인이 창립된 이래로 매월 정기적인 강좌와 공연을 진행하고 소외계층에 대한 문화보급 사업을 통해 전주의 문화발전을 도모해온 (사)전통문화사랑모임은 이제 전북지역의 대표적인 문화단체로, 또한 문화예술분야계열 중 전북 유일의 사회적 기업으로서 지역사회에 이바지 하는 단체로 성장했다.
돌아보면 (사)전통문화사랑모임이 처음으로 사회적 기업과 관련해서 진출을 시도한 것은 2007년 9월의 일이다. 법인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과 사회공헌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의 목적이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한 우리는 사회적 기업으로의 발전을 위한 사회적 일자리 창출 사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그리하여 당시 기업연계형 방식으로 사회적일자리 창출사업의 사업자로 선정이 되면서 지역 내 문화예술인력 50명을 채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사)전통문화사랑모임에 상당한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인원이 증가하고 뜻이 있는 사람들이 모인 결과, 단체 내에서 종전에 비하여 보다 지속적인 창작활동과 수익창출모델이 정착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또한 조직의 구성 또한 보다 효율적이고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7개의 파트로 세분화 되었다. 이를 통해 다부서 협력적 네트워크 기업구조로 (사)전통문화사랑모임이 개편될 수 있었다.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을 통해 인적, 물적 기반을 다질 수 있었던 (사)전통문화사랑모임은 사회적 기업 인증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했다. 그 결과 2008년 1월에는 노동부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 우수 사업장으로 선정이 되었다. 그간의 활동을 통해 사업에 참여한 인력의 전문성이 크게 향상되었고. 참여자에 대한 복리증진 및 정규직 전환에 힘쓴 결과였다. 또한 이와 같은 결과는 (사)전통문화사랑모임의 인력관리 원칙인 "사람중심 경영"에 바탕을 둔 성과물이기도 했다. 또한 같은 월에는 실업극복 국민재단에서 선정하는 ‘2007 사회적기업상(가치혁신상)’을 수상했다. 문화를 통한 지역통합. 농촌마을과 구도심, 재래시장 등 지역재생의 활성화라는 가치를 통해 사회적 재화 창출의 새로운 모델기업으로서 인정을 받았던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2008년 4월, 노동부에서 인증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이 되었다.
전통문화사랑모임의 활동
2009년 현재, (사)전통문화사랑모임은 전북사회적기업네트워크(준) "문화, 농촌분야" 전문위원, 전라북도 농업경제과 "농촌체험마을 및 관련사업" 자문위원, 진안군 혁신위원회 위원, 마을 만들기 자문위원, 마을 축제기획 총괄. 전라북도 다문화가족 지원기관, 전주교육청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 지원 사업 협력기관으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부속 사업기관으로 전주한옥생활체험관, 전주전통술박물관, 공공작업소 '심심', 효소사업단/풀꽃연구소, 할머니공방, 퓨전국악예술단 ‘달이앙상블’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기관들은 (사)전통문화사랑모임의 사업방침과 운영모토가 실현되는 공간이며 동등한 주체이기도 하다.
먼저 전주한옥생활체험관은 전주 한옥마을의 대표적인 전통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숙박, 체험, 음식을 비롯한 다양한 전통체험과 전라북도 내의 농촌과 연계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통문화의 계승과 보급, 재창조를 위한 문화 강좌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다음으로 전주전통술박물관은 찬란했던 조선의 가양주 문화를 복원하는 곳이다. 우리의 가양주 문화는 일제 시대를 거치며 그 맥을 상실한 것이 사실이다. 전주전통술박물관은 전통가양주의 연구에 힘을 기울이며 전통주를 계승하고 나아가 우리의 잊혀진 술 문화를 부활시키고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전통주 강좌와 전통주 체험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전통주 연구를 통해 농촌자원 개발과 농촌 소득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공공작업소 '심심'은 아름다운 도시를 위한 '공공디자인' 분야와 우리 지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농촌지역의 다채로운 발전을 꾀하는 '농촌컨설팅'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중앙에서 시작하고 파급되는 일반의 방식이 아닌 스스로의 지역 언어를 찾고 진정한 주체로 살아가기 위한 공공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문광부 협력사업인 '동문거리가로디자인사업'을 비롯해 한국토지공사 2007초록사회만들기 '남부시장하늘정원'등 다양한 사업에 선정이 되어 활동하고 있으며 교육, 공공디자인, 마을가꾸기 등에 걸친 진안의 5개 마을에 대한 컨설팅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효소사업단 / 풀꽃연구소에서는 산야초를 중심으로 한 효소, 발효·저장음식의 연구와 이를 가공한 다양한 건강 먹거리를 생산하고 있다. 자연 먹거리 연구는 농촌마을 자원을 발굴, 컨설팅하며 농촌 살리기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산야초 강좌 등 교육을 통해 웰빙 트랜드에 걸맞은 자연건강식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고 있다. 또한 전라북도와 연계하여 지원 인적자원개발사업인 ‘농촌의 맛 개발 인력 양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솜씨 좋은 할머니들과 감각 있는 젊은 디자이너들이 함께 만드는 리폼 공방. 그것이 할머니 공방이다. 할머니 공방을 통해 노령의 유휴인력을 예술적, 창조적 방식으로 수용하고 리사이클링, 리폼을 결합한 상품 생산을 통해 환경적 인식에도 기여하고 있다. 할머니 공방은 지역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신나는 리폼 놀이터라고 설명할 수 있다. 특이 이 사업은 2008년 실업극복국민재단 G마켓 주최, 노동부 후원 ‘Work Together’ 사업에 선정되기도 한 사업이다.
달이앙상블은 '사람중심', '진짜예술', '젊은감각'을 추구하는 예술단이다. 달이앙상블은 국악과 양악의 크로스오버를 연주하며, 예술의 일상화를 위한 다양한 공연환경을 조성하고 농촌 등 문화적 취약 계층의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찾아가는 음악활동을 지향하고 있다. 달이앙상블은 그 실력을 인정받아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의 메인무대 공연팀에 선정되고, 전라북도 문예진흥기금 무대공연작품제작지원에 선정되는 등 많은 성과를 보여왔다.
가치혁신을 꿈꾼다
이렇듯 우리 (사)전통문화사랑모임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많은 성과를 이루어 왔다. 그러나 (사)전통문화사랑모임이 현재까지 이루어 놓은 성과물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한다. 이는 비단 우리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업을 희망하는 많은 단체들이 함께 나누어야 할 생각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그동안 (사)전통문화사랑모임을 함께해오면서 느낀, 문화 분야의 사회적 기업이 생각해야할 몇 가지 명제를 말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화두이다. 지역과 사회시장경제, 그리고 지속가능한 활동이라는 3가지 화두를 생각해야한다. 사회적 기업은 처음부터 회사로 시작한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회사를 배워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은 마땅히 삶과 문화를 어떻게 경제의 중심으로 두느냐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 또한 이러한 회사의 활동은 들여다보고, 고민하고, 즐기고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일상 속에서 삶의 공존 가능성과 새로운 이슈,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사회적 기업이 가져야할 목표이며, 기존의 회사와 다른 사회적 기업만의 특징이며 장점이다.
두 번째는 광장이다. 시장창출과 가치혁신의 매개기업 혹은 지역통합모델로서의 사회적 기업을 의미하는 것이다. 사회적 욕구에 대한 관찰과 직관. 이를 표현하고 소통하는 것. 즐거움을 가꾸고 소비함에 의미를 두는 일이 사회적 기업이 광장으로서 수행해야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세 번째는 가치이다. 가치는 경제적 기준과 사회적 기준으로 생각할 수 있다.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재화와 서비스의 지속적 생산과 판매가 가능한가. 높은 자율성을 지니고 있는가. 의미 있는 수준의 경제적 위험, 그리고 최소한의 유급노동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그리고 사회적 기준에 있어서는 지역사회에 기여한다는 목적이 있어야 한다. 또한 시민 그룹 주도로 설립이 되어야 하며. 자본소유에 기반 하지 않는 의사결정권과 제한적인 이윤의 분배를 필요로 한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충족이 되어야만 사회적 기업이 진정한 가치를 지닌다고 말할 수 있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네 번째는 합의와 협력이다. 유연한 조직이 폭넓은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 사회적 기업은 일반적인 기업의 수직적 구조와 달리 수평적 협력과 조화를 추구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공공시장을 개척하여 성장 동력의 추진체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경직된 조직의 틀을 벗어나 독자영역을 형성하고 수평적으로 결합하여 협력적인 조직 운용이 이루어질 때, 외부조직과 공공시장 가상조직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
다섯 번째는 Dream-Team이다. 사회적 기업 내에서도 전문화된 협력이 필요하다. 개개인의 사업 역량 강화에 순위를 정하고 전문화된 팀 별 multi-divisional을 통해 성과를 달성하며 직원들의 정기적인 사업 발표와 심화교육을 통해 조직을 성장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투자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투자에는 분기별 관리와 투자에 대한 점검이 선행되어야 한다. 매 분기별 사업진단(사업성과 분석)으로 새로운 투자계획과 전략을 세워 프로그램의 질적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 우수한 프로그램, 참신한 프로그램의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기업은 결코 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인력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시간적 투자. 규정 및 정관 등을 통한 인재양성에 대한 확고한 입장의 정리. 신규 사업 및 외부 아웃소싱 인력에 대한 학습강화방안이 제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투자를 실행해야 한다. 각 부문별 내부 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사업투자 여건에 따른 다양한 참여방식의 제시가 필요하다. 또한 생산, 유통, 신용, 소비 과정에 기초한 재투자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중장기적인 상품 개발에 투자를 할 때 사회적 기업은 창의적인 시장을 개척하면서 지속가능한 경영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기업이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든다
(사)전통문화사랑모임을 함께하면서 나는 사회적 기업이 갖는 다양한 가능성과 무한한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게 되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사회적 기업의 탄생은 국가에서 완전히 보장할 수 없는 사회복지와 사회공헌활동 부분의 대안으로서 시작했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 전문적인 인력 수급의 문제와 예산 등의 문제. 효율적인 프로그램의 부재 등을 보완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을 탄생시키고 이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사회서비스를 공급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전통문화사랑모임을 사회적 기업으로 운영하면서 사회적 기업은 비단 정부의 역할을 보조하거나 보완하는 수준의 것이 아님을 확신하게 되었다. 사회적 기업은 주체적으로 사회를 이끌어가는 구심점의 역할을 수행하고, 사회 구조의 대안으로서 활용될 수 있는 부분이 얼마든지 있다. 기업으로서 갖추어야 할 지속가능한 경영, 그리고 사회공헌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의 구조. 그리고 직원들이 스스로의 능력을 계발하고 업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스템. 이러한 요소들을 통해 사회적 기업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분야의 대안으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 사회적 기업은 더욱 큰 가치혁신을 이루어야 한다. 가치의 혁신을 통해 더 많고, 다양한 사회적 기업들이 우리 사회의 주된 구성으로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적 기업이 성장하면 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해택을 누리고, 더 많은 프로그램들이 사회를 바꾸어 나갈 수 있다. 사회적 기업들이 사회 속에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사회. 그런 사회가 진정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닐지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