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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5 |
[문화현장] 외국인을 위한 한국전통문화학교
관리자(2009-05-08 14:14:24)
치즈, 김치를 만나다 전승훈  (마당 기획실) 가장 한국적인 도시, 국내 최대 규모의 한옥밀집지역, 한국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브랜드 화하는 한(韓)스타일의 거점, 그리고 맛과 소리의 고장.   한 해에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가는 '전주 한옥마을'을 안고 있는 전주가 바로 그 도시다. 지난 11일과 12일, (사)천년전주사랑모임(대표 김명곤)이 마련한 ‘외국인을 위한 한국전통문화학교’가 전주한옥마을에서 열렸다. 서울과 경기지역의 외국인교수 30명이 초청된 자리다. 이미 지난 2008년, '전통문화학교' 사업을 통해 '외국인을 위한 전통문화학교', '한옥마을 홈스테이'를 진행했던 (사)천년전주사랑모임은 11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외국인을 위한 한국전통문화학교"행사를 개최할 계획. 1박 2일의 일정 중 첫 날 이었던 11일 행사는 오목대에서 시작돼 전통문화센터에서의 '비빔밥 조리체험', 한옥 특유의 멋과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는 전주향교와 경기전 관람, 동락원에서의 한복체험과 절 배우기 등의 전통예절교육, 그리고 전통음악 공연 관람으로 이어졌다. 전통문화센터에서 이루어진 '비빔밥 조리체험'은 외국인 교수들이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직접 전통 비빔밥을 만들어 보고 시식하는 행사.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비빔밥에 들어가는 재료를 하나씩 넣어보고 직접 비며 먹으며 외국인 교수들은 무척 즐거워했다. 미국에서 온 Stephan Krasner씨는 "내가 만든 비빔밥을 먹어보니 고추장 때문에 조금 맵지만 상당히 다이나믹(dynimic)한 맛이 난다. 아마도 다양한 재료가 들어갔기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자국의 음식들을 비벼먹는다면 어떻겠는가라고 물었더니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 한국의 비빔밥이기 때문에 이런 맛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오목대에서 내려다본 한옥마을과 전주향교와 경기전을 관람하며 한옥의 멋과 아름다움에 취한 외국인 교수들은 한옥에 큰 관심을 보였다. 캐나다에서 온 Mikel Reyes씨는 "나무로 이루어진 건물이 이토록 오랜 시간동안 남아 있다는 것이 매우 신기하다"며 "자신이 살던 뉴욕이나 지금 머물고 있는 서울은 모두 비슷한 석조 빌딩 밖에 없어 지루하다. 하지만 이곳의 건물들은 단조롭지 않고, 매우 아름답다"고 한옥을 접한 느낌을 말했다. 전통예절교육을 위해 동락원에 들어선 외국인 교수들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장독'이었다. 장독대에 놓여있던 장독들과 그 안의 메주와 된장에 이들의 눈길이 집중됐다. 카메라 셔터를 터뜨리는 사이 사이, 메주 위에 핀 곰팡이를 보고 질겁하는 일행도 눈에 띄었다.   동락원에서의 전통예절교육 현장. 이곳에서는 한복체험이 이루어졌다. 도우미와 해설자의 설명에 따라 전통 한복을 입는 외국인 교수들은 신기하고 즐거운 체험에 푹 빠졌다. 체험에 참가한 미국인 Esthel Pietri씨는 "한복이 매우 아름답다. 한국에 와서도 사람들이 한복을 입은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쉬웠는데, 직접 입어보게 되어 너무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한복을 평상복이나 파티드레스로 입을 수 있겠냐는 질문에 "미안하지만 조금 불편하다. 계속해서  입고 있기는 힘들 것 같다"고 답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외국인 교수들은 하나같이 "전주는 한국을 대표할만한 도시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와 다른, 가장 한국을 잘 알 수 있는 도시"라고 말했다. "자국의 친구들에게 한국에 가거든 꼭 전주를 다녀오라고 말 하겠다"는 참가자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행사에서는 아쉬운 부분도 눈에 띄었다. 일정이 너무 촘촘하게 잡혀있는데다 더위까지 가세한 탓인지 참가자들이 지쳐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해설자는 확성기를 사용해 안내했지만 외국인들에게 설명이 정확하게 전달되기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커 보였다. 전통문화에 서툴 수 밖에 없는 초등학생 아이들이 포함된 통역자원봉사구성은 우리문화를 전달하는 도우미로서는 부적합하지 않았나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행사에서 유독 눈에 띄었던 것은 비빔밥 체험과, 한복 체험 등에서 보인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는 말도 있지만 이제는 백견(百見)이 불여일행(不如一行)이라는 말도 필요하지 않을까. 보고 듣는 코스보다 한 번 체험하는 부분에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외국인들의 모습은 향후 전통문화 체험프로그램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주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전통문화 확산을 위해서는 다양하고 독창적인 체험 프로그램 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전통문화 전반에 걸친 프로그램이 기획되는 것보다는 세분화된 프로그램 기획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이를테면 음식문화 프로그램, 주거문화 프로그램, 의복문화 프로그램 등 세분화되고 독창적인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전통문화 보급과 확산을 위한 대대적인 체험프로그램 개발은 이제 가장 한국적인 도시로 가는 전주의 새로운 과제로 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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