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5 |
[수요포럼] 대안교육, 교육의 길을 묻는다
관리자(2009-05-08 14:06:14)
교육은 결과가 아닌 과정, 그 자체다
지난 15일 오후 7시30분. 한옥마을에 위치한 '공간 봄'에서 '대안교육, 교육의 길을 묻는다'라는 제목으로 제75회 마당수요포럼이 열렸다. 현행 공교육 제도가 가진 문제점과 이에 대한 발전적 모색으로 시작된 대안교육. 우리 사회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교육은, 또 대안교육은 이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그 뜨거웠던 토론의 현장을 담아냈다.
더불어 사는 삶을 배운다
박병훈 학생회관 2층에서 전라북도내의 중도탈락위기에 있는 중고등학교 아이들 한 30명 모아놓고, 합동으로 도교육청에서 꿈누리 교실이라고 해서 하고 있어요. 학력 부진으로 인해서 학교에 취미가 없다든지, 또 가정결손이나 무관심, 방치, 그런 것들로 인해서 학교에 못가고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 선생님을 통해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이 있어요. 그리고 소년원에 가기직전이나, 보호감찰을 받고 있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이 있어요. 그런 아이들을 잘 치유해야만 비행청소년으로 가지 않고, 범법자로 가지 않고, 사회 악순환이 되지 않거든요. 이 아이들을 청소년기에 잡아주지 않으면 안 되겠다. 그래서 최 교육감께서 작년부터 꿈누리 교실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줘서 하고 있어요. 본인이 오는 아이들도 있고, 부모님이 보내는 아이들도 있고. 학교에서 적응을 못하는 아이들이 여기에 와서 적응하게 하는 거죠. 한 30명 가까이 되는데, 계속 늘어나요. 왜냐면 격식과 규제 같은 제도권 교육을 견디지 못해 온 아이들이라 여기는 편하게 해주니까 자기들이 스스로 오죠. 우선 쉼터가 되니까요.
이정현 어머니들이 한글 배우고 중고등학교 검정고시 과정을 공부하는 곳이 있어요. 연간 한 500여명 정도가 왔다 가는데 최근에 6명 정도 중도탈락자 학생들이 왔데요. 처음에는 주눅 들어있던 애들이 자신감이 생겨서 엄마들 사이에서 반장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다들 예뻐하고 선생님도 예뻐하죠. 잘하니까. 그러면서 또 와서 6명이 된 거에요. 서로 좋은 상호작용이 되는 거 같아요. 엄마들이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도 반성하는 계기도 되는 거 같고. 그런 방식이 통합적인 접근이라 생각해요.
사 회 새로운 형태의 접근이 될 수도 있겠네요. 대표적인 대안학교로서 영국의 섬머힐이라든지, 일본의 자유학교 이런 것도 유명하지 않습니까? 우리나라는 우리 실정에 맞는 대안학교, 현행법상으로는 특성화학교로 되어있습니다만, 한명희군은 대안학교를 졸업해서 대학에 다니고 있는데, 중학교 교육은 공교육을 받았나요? 푸른꿈 고등학교는 어떻게 가게 된거죠?
한명희 아는 분 소개를 통해서 가게 되었어요. 기존 학교들은 얽매이는 규율이 굉장히 많잖아요. 그에 반해서 푸른꿈 고등학교는 그런 것이 별로 없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좀 잘못되지 않았나 이런 생각도 했는데, 그런 과정을 통해서 자유로운 환경에서 저희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찾는 기회가 더 많았던 거 같아요. 예를 들면 노작교육을 통해서 학우들과 함께 일하면서 같이 더불어 사는 삶을 배우는 계기가 된 거 같아요. 뿐만 아니라 식구총회라든지 다 같이 모여서 지난 일들, 잘못된 일이나 개선점을 찾고 잘한 점은 축하한다는 식으로 해서 같이 더불어 사는 삶을 추구하기 때문에 승승적 사고를 배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저희 학교의 모토는 자연을 닮은 사람들이라는 모토가 있어요. 교육과정에 그런 것들이 녹아있다고 생각하고요.
대안학교에 대한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박병훈 우리 인간의 욕구는 다양하잖아요. 그런데 제도권 교육은 틀을 만들어 놓고, 그 줄 밖에 벗어났을 때는 부적응이라는 꼬리를 붙이죠. 제도권 교육에서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만 가는 것이 현 제도다. 그럼 그 중에서 공부 못 하고 소외되는 애들은 어떻게 할 거냐? 그런 아이들도 사랑하는 제자들인데. 이런 아이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실업계 고등학교, 전문계 고등학교의 양심 있는 선생님들이 고민을 하게 된 거죠. 10년 전부터. 전라북도에서 1년에 1000명 정도 고등학교 아이들이 중도탈락을 합니다. 중학교는 500명 정도 평균적으로 탈락하고요. 이런 아이들을 구제해야 할 것이 아닌가. 그래서 전교조 출신 선생님들을 중심으로 운영을 하고 있어요. 가서 보니까 부모가 이혼했고, 중학교, 고등학교 아이들 딸랑 방만 얻어주고. 이러니 밥도 제대로 못해먹지, 게다가 학교는 가고 싶으면 가고, 학교에서 조금 신경질나면 뛰쳐나와 버리고, 반복이 되다보니까 학교에서는 얘들을 어쩌질 못하죠. 그래서 제가 우리 꿈누리로 위탁시켜주십시오. 부탁을 해서 아침마다 7시면 깨워서 밥을 먹이고 점심은 우리가 주니까. 상담도 하고 교육도 시키고, 외부에서 선생님들이 와서 국민공통교육과정 과목을 가르치고 계속 코치를 하고 하지요.
이정현 주변을 보면 초창기의 대안학교가 중도탈락 학생이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이 가는 학교라고 지금도 대부분 인식을 하고 있어요. 또 들어보면 인가를 받기 시작하면서 자율성이나 특성들이 사라졌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분도 많더라고요. 90%이상은 대안학교에 대한 시각들이 한 쪽으로 치우쳐 있어서 이런 것들을 바로 잡아주는 부분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김영배 푸른꿈고등학교를 다닌 것에 대해 동창들이나 친구들. 밖에 친척들이나 아는 사람들에게 당당할 수 있었는지 또는 불편한 점이 있었는지요?
한명희 제 주위에 대안학교를 간 친구들이나 친척들이 거의 없어요. 그러기 때문에 아무래도 처음에는 약간 그런 부분이 좀 있었죠. 소수에 포함될 경우 위화감이 생기니까. 나중에는 푸른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교육 학교와 대안학교가 있다는 것도 어떻게 보면 자연스럽지 않나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뭐든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그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잖아요. 이런 것이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자연스럽다고 생각하고, 남들에게 자연스럽게, 당당하게 말하자. 현재는 이런 입장입니다.
대안교육 10년, 지금은...
정찬홍 대안교육에서는 한 10년을 이야기 하거든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풀무학교가 하나의 모델이 되는 거 같아요. 대안학교들이 초기에는 굉장히 어렵게 시작했죠. 국가에서 지원도 안 해주고. 1998년도 들어서 인가가 되면서 지원을 해주기 시작했죠. 정부에서 특성화, 자율학교로 지정을 해주면서 국민교육공통과정, 쉽게 말하면 고등학교 1학년과정을 이수하도록 되어있지만 사실 교육과정은 나름 자유롭게 편성을 할 수 있는데. 문제는 교원들이에요. 인가학교는 교원자격증을 요구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의 교사 배출구조가 교과목 위주로 되어 있어요. 그것 때문에 교육의 다양성, 통합적으로 가는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공교육 교과 중에서 생태과목은 없잖아요. 현재 대안학교들이 초기에 가졌던 성격이 변질이 되는 이유가, 전국에 인가·비인가 합쳐서 수없이 많아요. 그런데 인가만 해주고 재정지원을 안 해주는 학교도 있고 물론 비인가학교는 완전히 재정지원이 없지요. 그러니까 힘들더라고요. 어려운 아이들은 받을 수가 없잖아요.
사 회 제가 대안학교를 취재를 다니면서 인가학교, 비인가학교를 다녀봤습니다만, 사실 선생님들이 굉장히 희생을 하시더군요. 비인가학교는 말할 것도 없구요. 전교조 쪽에서는 핀란드나 이런 교육시스템을 연구하지 않았습니까? 서구 쪽에서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요.
정찬홍 한국만이 유일하게 사립을 지원하는 시스템이에요. 미국 같은 곳은 전혀 지원하지 않아요. 지금 고등학교는 사립이 50%가 넘잖아요. 특히 군산, 익산, 김제, 고창, 정읍 이런 곳에는 사립학교가 다 하거든요. 저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우려스러워요. 공교육적으로 이것을 국가가 책임지는 형태로 가야한다고 생각해요. 또 우리도 그렇고 가장 큰 적이 우리나라의 사회구조, 관행이 있잖아요. 3학년이 되면 학부모도 헷갈리는 거죠. 애들도 그렇고요. 진로가 어떻게 될지 고민이 되고. 그러니 일종의 관행적인 교육적 성과를 내야하니까 선생님들과 학부모들 간의 갈등이 있어요. 각 학교들은 특성이 있는데 성지학교, 혹은 한빛 같은 경우는 엘리트를 만들겠다, 호남의 거창고를 만들겠다, 진보적 엘리트를 만들겠다고 말하지요. 우리는 평범하게 시작하다보니까 스펙트럼이 넓어요. 그러다보니 사립학교는 초창기에 생각했던 정신들이 퇴색, 변질될 수밖에 없어요. 어떤 학교는 아이들을 치유해야하는 전문상담교사도 있어야하고. 미술, 음악 선생님, 뮤지컬을 하는데 그런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을만한 것이 없어요.
박병훈 저도 얼마 전에 지평선중학교를 다녀왔는데, 우리 꿈누리처럼 고위기가 아니라 학교에서 무기력했고 공부에 취미가 없던 그런 아이들, 그래도 부모들이 뒷받침할 수 있는 아이들이 와 있더군요. 저는 대안교육이 시대의 변천에 따라서 문화가 다양하기 때문에, 학교도 다양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차원에서의 공교육에 대한 대안이 아니라, 공교육을 보완하는 그런 대안 교육이 대안학교라는 거죠. 입시위주 교육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교육차원에서 사립학교들이 앞장서서 해야 하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사립학교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서도 그런 거 같아요. 그런데 인가를 받고 지원을 받다보니까, 규제도 받고 본연에 갖았던 대안정신이 자꾸 퇴색되고 있진 않는가 싶기도 하고요.
정찬홍 규제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회적 반영이고, 학부모들의 요구죠. 4년째 해보니까 소위 말해서 우리학교가 이만큼 가지고 있는데, 아까 말했듯이 교육과정들이 적극적 대안을 찾아서 오는 학생, 어쩔 수 없이 오는 학생들, 부모들이 맡길 곳 없어 오는 학생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런 다양한 스펙트럼을 맞추기엔 힘들다 그거죠. 그러니 교육적 효과도 안 나오고 스펙트럼을 자꾸 좁히려는 개념이 생기는 거죠. 저는 그걸 나쁘게만 볼 수가 없더라고요. 대안학교들이 가능하면 그런 어려운 아이들을 받아야 하는데, 그것들을 지속하기가 힘들다는 거죠. 그런 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오히려 공립이 아닌가 봅니다. 공립은 일단 교사들이 수완이 있고, 재정적으로 지원도 되고, 게다가 중도탈락자, 적응을 못하는 애들은 공립의 역할이 더 크다고 생각을 해요.
사 회 두 분 선생님이 말씀 해주셨는데, 교육을 공급하는 공급자의 입장에서 말씀하셨고, 수요자의 입장에서, 한명희군이 특히 그 과정에 있었던 학생이니까 두 분 말씀 들어오면서 그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을 때의 느낌을 살려서 이야기했으면 좋겠어요.
한명희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기숙사생활을 하고 인원이 적기 때문에 선생님들께 직접적으로 연관을 맺을 수 있고 저도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선생님과 친해지고 고민이 있으면 상담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기 때문에 그런 경험도 참 좋은 부분인 거 같아요. 저희는 생태교육을 표방하고 있는데 그런 교육을 받다보니까, 마음에 상처가 있었던 친구들도 치유가 되고, 행실이 나빴던 애들도 친해지고, 마음도 넓어지고 그런 경우를 많이 봤어요. 생태교육에서 그런 교육을 통해 사회화를 충분히 겪으면서 도덕성을 회복하고, 아픔을 치유하고 그런 걸 제가 경험했던 거 같아요.
사 회 지금 우리 특성화학교가 설립이념 자체가 약간 희석화 되는 상황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렇다면 정말 작은 학교, 영국의 섬머힐은 30명 수준, 일본의 자유학교도 그 정도 수준 밖에 되지 않지 않습니까?
정찬홍 규모와 그것은 좀 별개인 거 같아요. 왜냐하면 전라북도에 30명 이하인 학교가 사실 적지 않죠. 규모하고는 다른 거 같고요. 교육과정을 말했듯이 교사배출 구조를 통합적으로 갈 수 있는 방안이 뭔가를 고민해야죠. 과목들에 대한 개정이 필요한 거 같고요. 교사들의 재정립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마침 오늘 수능 성적에 대한 발표가 있었지만, 제가 전주에 있을 때나 정읍여고 있을 때 모의고사 보면 통계가 이미 싹 나와요. 그걸 보면 선생님들 엄청나게 스트레스 받아요. 그리고 교실에 딱 들어가면 아이들을 보는 시각이 좋을 수가 없죠. 문제는 선생님들이 그것에 너무 굳어져 있는 거 같아요. 그러다보니 교사들이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성적으로 되어 있어요. 그것이 입시의 병폐라고 생각해요.
학력신장이 인재양성이 될 수는 없다
박병훈 이 땅의 교육자로 교사가 될 때는 헌신, 봉사, 사랑을 하고 싶어서 시작을 했거든요. 그러나 교과부나 정부의 교육정책에 따라서 서열화를 시켜버리고 줄 세우기를 해버리다 보니까 본의 아니게 선생님들이 본래 가졌던 마음들이 변질될 수밖에 없다는 말이죠.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인재양성이 학력신장만은 아닌데 우리는 지금 서울대학교를 누가 많이 보냈느냐에 따라서 학교를 평가를 하고, 학부모들도 그렇고 모든 사회 구조가 그러다보니까. 선생들도 본의 아니게 인성교육을 해야 할 시간에 단어 하나를 더 외우라고 하고 5개 중에 하나 잘 고르는 것을 연습, 반복 훈련에 의해서 계속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할 수 밖에 없는 제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들어야 할 교육제도가 잘못 획일화 시키니까. 그런 것들이 바뀌지 않는 한, 계속 대안학교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지 않는가해요. 이번 일제고사 같은 교육제도 같은 경우도 그래요. 우리 교사들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전부 말 못하고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이 제도 정말 잘못된 거죠. 이런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올바른 교육이 될 수 없어요. 학부모의 경제여건이 좋은 아이들은 다행이지만, 빈약한 아이들은 공교육에서 책임지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는 계속 악순환이 될 수밖에 없는 거죠.
정찬홍 그래도 대안교육을 받는 분들은 나름대로 혜택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대신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아이들을 보면 방황기가 있는데, 청소년기에 그 시기를 어떻게 넘기느냐, 학교가 어떻게 해주느냐. 대안교육은 이런 것들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현실에서 핀란드의 교육도 나오지만, 핀란드는 자율성으로 1등하고, 우리는 강제적으로 1등하고, 차이 나게 일등을 했죠. 그걸 볼 때 우리나라 교육과정의 프로그램도 아이들을 기다려주고 하는데 좀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생각을 하죠.
이정현 대학입시 말인데요. 대학 진학률이 한 7~80%는 될 거 아닌가요. 거의 100%는 되나요. 푸른꿈 고등학교는 어떤가요?
정찬홍 그게 우리나라 대안교육의 딜레마인데, 나오면 갈 곳이 없으니까 다 대학을 가요. 대학 안 나오면 대접을 못 받고 그러니까요. 우리학교는 작년에 보니까 거의 다 갔어요. 자기가 안 갈려고 한 사람 빼고요. 그런데 좀 긍정으로 봤던 것들이 교양 선택으로 했던 도자기라든가, 그림이라든가, 영상이라든가. 학교에서 교양 선택이라고 했던 것들을 통해 60%정도는 그런 쪽으로 진학을 했더라고요.
이정현 저는 공립형 대안학교가 필요하고, 학교 내에서 부적응학생들, 중도탈락 학생들을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실질적으로 이런 공간이 생겼을 때. 이 학교를 바라보는 시선. 사람들이 이것을 혐오시설로 여기지는 않을까요? 대안학교가 들어서는 것에 대해 어느 지역도 원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 학교가 있는 주변엔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커질 것이고. 또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적다보니까 공교육에서 대안학교를 만드는 것에 대해 신뢰를 얼마만큼 할 수 있을 거냐 하는 거죠. 또 초등학교에서 전인적인 교육, 자유로운 것을 꿈꾸는 교육, 경쟁보다는 자연을 통해 아이들끼리 어울릴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초등학교 부분이 가장 공교육적인 대안학교의 모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대도시 인근의 농촌학교. 노작교육도 도입을 하고 있고, 주민들하고 함께 하는 행사들도 참여하고, 지역 주민들도 학교 운영위에 참여를 하고 있는, 그래서 아이들도 자신의 판단과 의지로 하고 또 방과 후 학교도 무료고, 급식도 무료로 지원이 되고, 저는 이런 것이 학교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고 이런 학교들이 도시 인근에 시도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또 대안학교가 다양성이라고 했지만 교육가치관 중에 이념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아직 많이 부족하잖아요. 이런 학교들은 좀 분명하게 선택을 해야 한다 생각해요. 다양성, 생태적인 삶을 추구하는 그런 마인드를 심어줄 수 있는 학교, 아니면 예능이나 기예, 이런 것을 선택하는 학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박병훈 정부에서 교육정책상으로 시범학교 만드는 것처럼 아이들을 다양하게 교육할 수 있는 학교. 농촌의 소규모 학교들을 경제적인 효율성에 따라서 없앨 것이 아니라 문화공간으로써 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이런 것을 정부에서 자꾸 지원해야죠. 전라북도 같은 경우 이런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 교육감은 노력을 하는데도 교육부에서는 자꾸 이렇게 하려니까 문제가 되죠. 지방자치 시대에 맞춰서 교육감도 적극적으로 자기 주관을 가지고 해 나가야 한다는 거죠.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
김영배 교육도 투자란 말이에요. 나무를 심는 건데. 과연 그 결과를 몇 년 단위로 볼까. 대안교육을 시작한지 20년이 되요. 과연 성장해서 잘 대학을 다녔다고 해서, 우리 중고등학교의 대안교육이 성공을 했다고 보느냐? 그건 아닐 거라고 봐요. 더 장기적으로 50년, 100년의 그 교육과정을 경험하고 대안학교를 통해서 나온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사느냐, 어떤 정신이나 그런 것을 완성시켰느냐. 이런 것을 가지고 평가한다면 아직은 걸음마일 것이고요.
박병훈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보면 정말로 정성이 모아져서 한 인간을 만드는데. 저는 마라톤에 비유하거든요. 출발할 때 1등 했다고 해서 꼭 골인할 때 1등은 아니거든요. 누가 더 최선을 다하느냐. 한명희 군도 처음에는 적응을 못했지만, 지금 우리가 보기엔 이 사회의 건강한 청년으로 우리 앞에 있는 모습이 보이거든요. 교육은 그런 목표를 향해서 사랑과 정성을 쏟을 뿐이지요. 우선 당면한 문제는 최선을 다해서 정성을 들이는 것이 더 교육에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닌가. 경제적인 논리로 얼마를 썼더니 얼마가 나온다 이런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정찬홍 대안학교를 해보니까 답이 없어요. 교육은 답이 없다. 각 개인에게 맞춰야 하는데, 교육은 이래야 한다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선생님들 중에서도 교육의 가치관을 막 강조하는 분들이 있어요. 그래서 제가 이런 말을 했어요. 영화에서 보면 <죽은 시인의 사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코치카터>도 있다. 할렘가의 애들 모아서 스파르타 교육시켜서 성적이 안 나오면, 농구부에서 빼버리고 이런 애들이 커가는 과정. 그것은 어떻게 평가를 해야 하느냐? 우리 학교는 자유만 이야기하는데 너무 하나만 주장하지 마라. 그렇다면 어떻게 평가를 받아야 하냐면. 졸업생들이 어떻게 살아가는가, 이것이 우리 학교를 평가하는 거죠.
이정현 학교에서 부적응 학생들이 있잖아요. 그런 학생들을 중심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가는 학교. 정말 인문학적 소양을 풍부하게 하고, 좀 여행이라든지 이런 프로그램을 강점으로 가는 학교도 필요하다고 봐요.
공교육 과연 실패했나
박병훈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에 있지 않겠어요. 그런데 교육이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옥죄는 교육제도, 제도가 그렇다는 거죠. 우리 꿈누리 같은 경우도 중도탈락인 또는 소년원에 갔다든지, 가기 직전의 그런 아이들을 고위기라고 하고 가정형편도 넉넉한데 무엇인가 불만이 있어서 학교에 안 가려는 아이들은 저위기로 보거든요. 말썽은 피우지 않지만 학교는 싫은 거야. 이런 아이들을 어떻게 할 것이냐. 마침 교육부에서 각 학교의 적응하지 못하는 애들, 특수아동 장애자 아이들을 데리고 특성학교를 했거든요. 그 학교를 친한 친구 교실이라 해서 학교 단위에서 하고 있어요. 학교에서 손을 못 대고 적응하지 못하는 애들을 모아서 특수학교같이 운영하는 위클래스라고 생겼어요. 그것도 안 되는 애들은 교육청단위에서 위센터라고 만들어서 운영해요. 거기는 상담교사, 상담심리사, 전문 상담사도 있고, 복지사도 있고요. 그래서 전주 시내에 전라북도에 전주교육청과 익산교육청이 2009년에 시범으로 하고 있죠. 우리 꿈누리 같은 것이 위스쿨로 가야죠.
정찬홍 한 마디만 하자면 공교육의 실패론에 들어가 버리면 안 된다고 봐요. 우리나라 공교육에 관한 수치에 대해 어떤 자료를 봐도 한국의 교육이 실패했다 나온 자료는 하나도 없거든요. 방법이 어쨌든 간에 핵심은 중고등학교 교육을 입시를 딱 하면 학원하고 비교를 하잖아요. 성격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자꾸 하니까. 제가 볼 때는 비교 대상이 아닌데 말이죠. 그 안에서 어딘가 모르게 서열이 정해진다 하면 어떻게 하느냐 그거죠. 경쟁에 의해서 좌우되지요. 시민 운동하는 사람들조차도, 한국의 공교육 방향에 대해 자꾸 어떤 경쟁이데올로기에 세뇌가 되어가지고, 한국의 공교육이 실패했다 말하잖아요. 저도 그래서 대안교육이라는 말을 안 쓰려고 해요. 보완적이라고 하죠. 한국의 공교육이 사실 뭐 실패했냐는 말이죠. 그 부분에 초점을 두면서 공교육이 제대로 가는 방향, 교육의 본질로 가는 방향, 그걸 못 간 것을 실패로 봐야 하는데, 공교육의 실패는 사교육, 대안교육이 대체하는 것으로 하니 이걸 어떻게 해야 하니 답답해요.
사 회 입시 위주의 교육이 문제라는 건 누구나 다 알고 그걸 풀어가는 해법들을 찾아야 할 듯합니다. 기존 교육과정부터 교사 양성과정까지 여러 가지 논의들이 되었습니다. 오늘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