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3 |
[문화현장 │ 전북민예총 제4대 회장 추대 된 신형식 교수 인터뷰] “화합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겠다”
관리자(2009-03-03 14:03:54)
“화합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겠다”
전북민예총이 깊은 잠에 빠져 있다. 독재정권하에서는 목적과 상대가 뚜렷했기 때문에 예술의 현실참여가 너무나도 자연스러웠지만 한국사회의 민주주주의가 점차 진행되면서 민예총의 설 자리가 좁아지게 됐기 때문이다. 문화의 시대에 어울리는 제자리 찾기가 필요한 상황에서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회 전북지회장으로 추대 된 신형식교수(전북대)를 만났다. 그가 구상 중인 전북민예총의 다가올 2년은 어떤 모습일까. 공학전공 교수이자 시인, 그리고 전북대학교 신재생에너지사업단장으로 동분서주하고 있는 그를 만나 4기 전북민예총의 운영방향을 들어봤다.
전북민예총의 향후 2년을 책임지게 될 신형식 신임회장은 입꼬리가 부르터 있었다. 개강준비에 누리사업단, 그리고 전북민예총까지 그가 안고 있는 많은 일들이 원인인 듯싶었다. 화학을 전공한 공학도가 시를 쓰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어렸을 때부터 곧잘 쓰는 편이었어요. 백일장 같은 곳에서 상을 받기도 했구요. 은사이신 이기준 선생님과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인 이현구 교수님께서 이공학도는 사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씀하셔서 책을 좀 더 읽는 노력을 하고 일기를 늘 썼던 것이 저를 시인으로 만든 것이 아닌가합니다”는 신 회장. 여행을 다닐 때는 그 감상을 시나 여행기로 쓰는 습관이 이어진 것이 공학자가 시인이 된 계기라고 밝혔다.
현재 전북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민예총의 활동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전북민예총이 지향하는 방향성이 궁금해졌다. “그것은 전 회원이 같이 고민해야할 문제라고 봅니다. 과거 독재정권 시절에는 명확한 방향성이 있었죠. 그런데 우리 사회가 성숙되고 민주화가 되면서 정체성을 상실한 측면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사회소외계층에게 좀 더 다가서는, 그래서 문화향유욕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봅니다” 한국민예총이 21세기에 걸맞는 대안문화창출을 첫 번째 지향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과 같은 입장인 셈이다.
전북민예총 10개 분과 중 4개 분과장이 공석인 상황. 신회장은 “영상, 음악, 풍물, 연극분과장이 공석”이라며 “현재 영상을 제외한 나머지 분과는 어느 정도 분과장의 윤곽이 드러나 있는 상태여서 조만간 인선이 끝나면 조직이 안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중 열린 이사회에서는 이미 부회장엔 극작가 곽병창 우석대 교수, 화가 진창윤씨, 천년전주사랑모임 전 이사장인 김영배씨가, 감사엔 안도현 시인과 변호사 김점동씨, 사무처장엔 한민욱씨가 선정된 상태다. 이들 새로운 임원진도 회장과 함께 임기 2년 동안 활동하게 된다.
“예총이 하지 못하는 분야에서 민예총이 할 수 있는 역할들이 많이 있다고 봅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이미 제가 말한 적이 있는데 ‘和’, 즉 화합이 중요합니다. 그 다음에 정확한 기획을 통해 예산을 확보해야 되겠죠”. 신 회장은 회원 간의 화합이 전북민예총이 활성화되는 첩경이라고 피력했다. 이 밖에도 신 회장은 지역문화정책개발과 평가를 위한 문화예술정책포럼의 개최, 이슈가 되는 사안에 대하여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생산적인 이야기를 소통할 수 있는 문화정책토론회, 전북민족예술제, 러시아와의 국제교류사업 등 구체적인 사업을 통하여 전북민예총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하반기에 출범을 예고하고 있는 전북문화재단에 대하여 “문화적 소양이 높은 도민들의 욕구수준을 충족시키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면서 “농도인 전북도의 특성상 결혼이주여성을 비롯하여 다문화가정이 많은 상황에서 이들을 문화적으로 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문화소외계층을 아우르는 활동을 펼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학자로서 연구활동과 시인으로서 예술활동까지 하루 24시간이 부족한 신형식 회장. 문화계에서는 그가 회장에 추대된 것은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하는 회원들의 희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한다.
신임회장단의 출범으로 제4기를 맞는 전북민예총이 전주 비빔밥처럼 서로 다른 문화예술인들이 잘 섞여 화합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해 본다.
윤영래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