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 |
[새해편지] 문화로 새 길을 여는 한해, 지역문화가 힘 입니다
관리자(2009-01-13 12:14:54)
송구영신(送舊迎新).
올 한해 독자여러분들의 가정에 웃음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로 찾아온 기축년.
희망으로 안고 싶지만 상황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에 발목 잡힌 불황의 그늘. 그래서 새해를 맞이했지만 시름이 깊습니다.
전 세계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운 미국발 금융위기로 주식이 반토막 나고 부동산가격도 추락의 끝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제위기는 문화계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텅빈 공연장이 늘어가고, 전시장에는 관람객의 발길이 예전같지 않습니다.
모두들 1997년 한국사회를 떨게 했던 IMF구제금융 때보다도 지금이 더 심각한 위기라고 진단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살리기를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되었습니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당선자 오바마 역시 추락하는 미국경제를 위해 신뉴딜정책을 제안했습니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시위는 전 유럽에 영향을 미쳐 실업의 그늘에서 신음하고 있는 청년들이 다시 거리로 나왔습니다.
2009년의 화두 역시 ‘경제살리기’가 된 이유일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문화계를 돌아보게 됩니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을 외쳤던 시대,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라고 내세워왔지만 지금 과연 우리문화는 어디에 서있는가 궁금해집니다.
드라마 대장금을 비롯해 많은 한국드라마가 해외에 팔려나가고 한국 대중가수들이 동남아는 물론, 일본 중국에 이어 마침내는 미국진출까지 몰아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지 불과 1~2년. 그러나 지금 안타깝게도 한류문화의 바람도 서서히 걷혀가고 있는 듯 합니다.
사실 경제적 효과로 보자면 상황은 더 암담한 것 같습니다. 한류문화상품은 얼마나 큰 경제적 효과를 거두었을까요. 일본과 중국을 휩쓸었다는 한류열풍은 ‘한국’이라는 브랜드가치를 얼마나 높였을까요. 한류열풍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을까요.
문제는 지속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문화는 그렇습니다. 한류를 세계에 인식시키고, 브랜드를 높이는 일은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제나라 문화의 가치를 스스로 발견하지 못하면서 다른 나라에 문화를 파려고하는 일은 모순입니다.
문화가 돈이 되는 시대. 그러나 그냥 앉아있어도 문화가 돈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문화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컨텐츠로 발전시켜 산업화로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보다 일찍 문화의 경제에 눈을 뜬 유럽은 지금 더 한발 앞서 문화복지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문화산업과 문화복지시대를 거치면서 유럽의 작은 도시들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부자도시로 변신하고 있는 상황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덴마크의 코펜하겐은 작은 인어공주동상을 보기 위해 연간 백만 명이 찾아옵니다. 칸트ㆍ헤겔ㆍ야스퍼스 등 철학자들이 걸었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하이델베르크는 ‘철학자의 길’까지 만들어 자신들의 문화를 세계에 팔고 있습니다.
쓰러져가던 불과 인구 몇만명의 작은 도시들이 관광도시로 깨어나고 있습니다. 그들 대부분이 자신들의 선조들이 물려준 문화유산을 잘 활용한 덕분입니다. 우리나라 작가들의 작품들이 외국어로 번역되고, 우리 미술품이 해외마켓에서 팔리고, 우리 드라마와 영화가 해외에서 상영되는 날이 멀리만 있을까요. 우리 스스로 우리 문화의 가치를 발견하고 닦아 빛을 내는 노력이 그 어느때보다도 필요합니다.
사회 각분야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때. 지역문화계 또한 예외가 아닐 것입니다. 어쩌면 더 어려워지고 피폐해진 환경이 닥쳐올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뒤돌아보면 우리는 늘 고난속에서 더 꿋꿋하고 당당하게 일어섰던 것 같습니다.
문화저널도 그 고비를 넘고 넘어 이제 22년의 새 길에 나섭니다.
새해에는 더 따뜻하고 건강하게 지역문화를 보듬어 길을 여는데 함께 하겠습니다.
늘 사랑과 애정으로 지켜보아주시는 독자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모든 일 뜻 하신대로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유휴열 문화저널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