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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 |
[저널초점]군산 근대문화도시로 간다
관리자(2009-01-13 12:14:09)
낡은 도시의 부활 꿈이 아니다 새만금방조제의 건설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도시 군산. 1992년 8월 한중수교 후 잠시 대중국 무역항으로서 군산항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재도약을 꿈꾸었던 도시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대한민국 근대사에 있어서 뼈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는 도시이기도하다. 드넓은 금만평야에서 수확된 쌀을 일본으로 보내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개발된 항구도시인 것. 1899년 5월 1일 개항한 군산항은 짧은 기간 동안 엄청난 일본인지주가 들어왔고 1909년 군산항에서만 우리나라 전체 미곡 수출량의 32.4%가 통관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일제식민시대 동안 소작농들은 50~70% 수확량을 수탈당하던 약탈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곳이 바로 군산이다. 채만식의 <탁류>나 조정래의 <아리랑>은 당시의 암울한 시대상과 우리 민족의 수난을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다. 지금도 군산 시내 곳곳을 더듬다 보면 당시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많은 건물들이 남아 있다. 여지껏 사용되거나 문화재로 보호받거나 혹은 방치되건 간에 이들은 결코 지울 수 없는 우리 역사의 한 귀퉁이를 장식했었다. 노인들의 기억에서조차 희미해져가는 이런 근대사의 추억이 과연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지난 12월 26일 군산대학교에서는 새만금시대를 맞아 재도약하려는 군산의 미래청사진을 그려보기 위한 포럼이 열렸다. 이날 새만금문화포럼을 통해 군산의 근대문화도시가 나아갈 방향을 생각해 본다. ① 세계적 창조도시 사례에서 보는 군산 근대문화도시의 비전 과거와 현재의 공존, 창의성이 길 연다 <김영애  중앙대 겸임교수> 창조도시란 무엇인가 창조도시의 관점에서 군산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먼저 창조도시의 개념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찰스 랜드리(Charls Landry)에 따르면 창조도시란 창의적인 환경 및 기반, 문화정책, 창의성 시대, 창조시대가 낳은 시대적인 산물이라고 한다. 창조시대의 성장동력은 창조경제이며, 그 핵심산업은 창조산업 또는 문화산업이라고 보고 있다. 창조도시에 대한 논의는 영국과 독일에서의 워크샵을 통해서 1996년 <영국과 독일에서의 창조도시>라는 책자가 발간되었으며, 영국의 찰스 랜드리(Charls Landry)와 독일의 랄프 에버트(Ralph Ebert), 프리히 그나트(Friech Gnad), 클라우스 R. 쿤츠만(Klaus R. Kunzmann) 등을 통하여 논의되었다. 일본에서는 사사카 마사유키(佐佐木雅幸)가 <창조도시의 경제학>(1997)을 통하여 창조도시에 대한 논의를 진행시키고 있다. 창조도시의 조건으로 찰스 랜드리는 부의 창출과 경제의 동태적인 측면의 통합을 위해서 인간의 욕망 및 욕구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더불어 도시의 기능적인 측면에서 도시 내부의 순환 및 이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3차원의 공간을 창출해야 하며, 도시민들에게 영감을 주고 그들의 동기와 의지를 활용하여 시민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 외부에서 바라본 도시의 조망이 도시내부적인 요소들과 통합되어 도시를 구성하는 물질적 요소들과 도시경관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도시가 가지고 있는 개성을 드러내는 것이 창조도시의 조건이라고 밝히고 있다. UNESCO의 창조도시 네트워크(CNN:Creative Cities Network) 각각의 도시들은 창조행위부터 생산과 분배까지 창조산업연결망을 통하여 문화관여자의 전체적인 범주를 지니고 있다. 작은 도시들은 지역문화산업에 영향을 미치기에 충분할 뿐 아니라 규모가 큰 도시들은 세계시장으로 나아가는 교두보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2004년 10월 제7회 유네스코 이사회에서는 영국 에딘버러를 창조도시로 선정하면서 7개 분야의 창조도시를 지정했다. 창조도시의 주제별 네트워크를 살펴보면 영화, 문학, 미디어아트, 음악, 민속공예, 디자인, 요리 등 모두 7개의 주제별로 선정하고 있다. 여기서 캐나다 토론토시에서 설정한 ‘창조적 도시비전’을 간단하게 살펴본다. 토론토시는 장소와 경제, 문화가 서로 어우러지는 성격을 도시에 부여했다. 도시내부 장소와 문화적 요소의 결합을 통하여 진정한 도심환경을 구축하고 문화와 경제적 요소를 통하여 창조적이고 문화적인 기업문화를 가꾸어 내며, 장소와 경제에 창의성을 발휘하여 장소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미래 토론토의 비전으로 제시했던 것이다. 창조산업과 창조도시의 관계 창조도시로의 발전을 위해서는 창조산업기반이 확보되어야 한다. 창조산업은 어떠한 요소들을 가져야 하는가. 먼저 창의성이 필요하다. 창조산업은 단순히 소득창출을 위한 수단으로써의 산업이 아니라, 인간의 창의성이 발현되는 토대를 제공하여 노동과 여가를 접목시켜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부가가치 생성에 일조하며, 나아가 삶의 가치와 태도를 변모시키는 복합적인 개념이다. 여기에 창의성이 기본이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상생이다. 창조산업은 문화와 경제가 인간이 살고 있는 환경을 인간답게 바꾸려는 목적에 부합하도록 기능하는 것이며, 문화와 경제의 영역이 상생의 결과를 가져오는 틀이 바로 창조산업이 가지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도시에서의 삶의 질이다. 문화예술이 갖는 본래의 기능, 즉 인간의 심성을 고양시키고 창조적인 인간을 형성하며 삶의 질을 제고하는 기능과 부합하도록 유도하는 수단이 바로 창조산업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창조산업기반이 확보되어야만 창조도시로의 발전이 가능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창조도시들의 네트워크(CNN)는 어떤 기대효과를 가질 수 있을까. 먼저 각 창조도시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자산을 글로벌 플랫폼에 소개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전 세계적으로 문화단체들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되며, 지역의 능력을 형성하여 비즈니스 기술을 지역문화 당사자들에게 교육함으로써 노하우와 경험·기술적 전문성을 교환함으로써 지역의 혁신을 도모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하여 문화자원과 전문성을 이용하고 국내 및 국제 시장에 다양한 문화 생산품을 홍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협동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해외의 몇몇 창조도시들을 보다 문화예술창조도시로서 일본의 요코하마를 살펴보자. 요코하마는 해안가를 중심으로 창조핵심형성지구와 국립예술공원(NAP:National Art Park)을 중심으로 창조도시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개항을 전후로 지어진 근대 건축물과 산업시설을 활용하고, 문화예술과 관광 진흥에 따른 도심부 활성화 검토위원회, 아티스트와 크리에이트가 살고 싶어 하는 창조적 환경의 실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더불어 창조적 산업 클러스터의 형성에 따른 경제 활성화방안을 수립하여 실행하고 있으며, 관주도가 아닌 시민이 주도하는 문화예술창조도시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의 하더스필드(Huddersfield)시는 ‘도시 창의성의 순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더스필드시는 1997년 유럽연합의 어번 파일럿 프로젝트에 선발되어 1997년부터 2000년까지 ‘도시 창의성의 순환’을 비전으로 도시를 발전시켜 왔다. 사회전반(비즈니스, 교육, 행정, 사회적인 케어 서비스 등)에서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는 존재를 파악하고, 실업자 재교육을 통하여 자신감을 회복하게 하며 창조적인 기업가 정신을 양성하여왔다. 하더스필드시의 슬로건을 살펴보면 ‘The Create! Huddersfield’, ‘강한 열정’, ‘창의적인 마음’ 등이다. 이를 위해서 시에서는 커크리스 미디어센터를 건립하여 시민들에게 창의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의 상트 페테르부르크(St. Petersburg)는 도시재생프로그램을 가지고 창조도시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제정 러시아시대의 다양한 문화자산을 활용하는 것이 상트 페테르부르크시의 특징인데 에르미타슈 박물관과 말린스키의 고전오페라 및 세계적 명성을 떨치고 있는 발레를 대표적 문화코드로 활용하고 있다. 단순한 고전문화의 활용을 넘어서 문화적 콘텐츠와 연계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가적 활동을 장려하고 이를 통하여 고전적 문화 이외에 지식에 기반을 둔 전자 커뮤니케이션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과거 사회주의 시절 군수공장을 문화자원으로 활용하여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노력을 보이고 있으며, 고용증진이나 소규모 기업의 창업을 유도함으로써 중산층의 규모를 늘리고 이를 통해 사회적 갈등의 조정기능을 담당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창조도시들 유네스코의 창조도시 네트워크에서는 7개의 분야만을 주제로 정해 놓아 창조도시가 7개 분야를 통해서만 이룰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도시가 창조적으로 발전하는 데에는 이 7개 분야만이 아니라 기타 모든 분야에서도 존재할 수 있는 것이며, 오히려 추진과정에서 새로운 분야가 나타날 수도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따라서 유네스코의 CNN가입은 자신의 도시를 창조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갖게 되는 부가적 목표일뿐이며 궁극적인 목표는 아닌 것이다. 따라서 CNN가입추진은 지역이 가진 잠재력을 찾아내 우리나라만의 새로운 형태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시 발전을 모색하는 계기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아래에서는 국내 도시의 창조도시 진행의 방향을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한다. 경남 김해시는 가야의 역사와 문화에 덧붙여 창조적인 디자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역주민과 지역전문가가 참여하여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전담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전북 전주시는 전주의 전통문화와 음식을 테마로 창조도시를 준비하고 있다. 역시 지역주민과 지역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인력을 확보하여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주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무형문화유산으로 전통음식, 서예와 문학, 국악과 판소리 등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예향이다. 이밖에도 비빔밥경연대회, 국악풍 가요경연대회, 한지활용대회, 디자인 온(Onn, 전통장인들의 상품개발) 등 전통을 현대화하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는 끊임없는 현대화의 노력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창조산업의 마인드는 창조성을 가진 창조산업을 통하여 지역의 소득을 향상시키고 지역 환경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이다. 거시적으로는 세계화(Globalization)와 지역화(Glocalization)의 가능성 여부에 따라 그 성공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전주시가 추진하는 이러한 전통문화도시정책이 창조산업(창의성, 문화와 경제, 삶의 질 향상)의 요건에 부합되는가를 면밀히 검토해 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대전시의 경우에는 대덕연구단지의 지역적 장점(첨단기술과 인력)을 토대로 미디어아트를 접목시켜 외부전문가를 활용하고 관련 행정기관에 담당부서를 설치하여 진행 중이다. 창조도시 군산의 미래를 본다 먼저 군산의 지리적·문화적 요소를 살펴보도록 한다. ‘드림허브(Dream Hub)’를 도시브랜드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군산은 지리적으로는 서해안 최대의 무역항이자 인근에 새만금방조제와 금강호, 철새도래지 등을 안고 있어 환황해권의 중심도시로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다양한 시대의 역사유적을 가지고 있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발전할 수 있는 여지를 보여준다. 군산시가 문화도시로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창의성을 기반으로 ‘소통과 융합’ 그리고 ‘생명과 생태’가 어우러지는 도시발전계획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필수조건들은 첫째, 스토리가 있는 역사도시로서 스토리텔링, 전통문화로서 유불선의 결합, 자유·상생·개방의 정신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는 문화시대에 맞는 창조도시의 설계와 디자인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세 번째로는 새만금지역의 사회적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이 모색되어야만 한다. 네 번째로는 한국사회내부에서 독자적인 지역문화를 창조도시로서 글로벌화 할 수 있어야만 한다. 마지막으로 해외 창조도시들과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여야만 할 것이다. 군산은 장기18은행(등록문화재 제372호), 구 조선은행(등록문화재 제374호), 영화촬영지로도 유명한 히로쓰 가옥(등록문화재 제183호), 해망굴(등록문화재 제184호) 등 다양한 근대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문화자원을 활용하여 원도심재생 프로젝트를 수행하려는 ‘군산 근대 문화도시 사업’은 지나간 100년을 미래의 100년과 연계하는 시공을 통할하는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것이다. 특히 일본 히로시마와 군산은 지리적 환경이 유사하기 때문에 히로시마의 정책과 사업들을 참고하는 것도 군산문화 발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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