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 |
[김환표의 매체비평] '지역방송 비평집’을 발간하며 든 단상(斷想)
관리자(2009-01-13 12:09:50)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김환표 전북민언련 사무국장>
지역성과 공익성 구현을 위해 지역 방송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는 지역 주민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정작 지역방송에서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에 대한 지역 주민의 반응은 냉담하다. 아니, 냉담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관심이 없다고 해야 맞는 말일 것이다. 심지어 “지역방송 꺼”라는 인식마저 팽배해 있다. 안타깝게도 지역방송 프로그램은 재미가 없고 촌스럽다는 것이 지역민의 일반적인 인식이고 지역방송이 처한 현실이다. 혹 로컬 프로그램 방송으로 인해 서울에서 제작하는 인기프로그램을 시청하지 못하게 될 경우, 지역 방송 게시판은 시청자들의 성난 목소리로 가득 찬다. 우리지역의 지역방송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다음과 같은 시청자의 목소리는 지역민조차 외면하고 있는 지역방송 프로그램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서울방송이랑 같이 나오게 해주세요. 000도 안 나오고, 000도 안 나오고, 글구 그 시간에 나오는 거는 재미도 없고.. 이래서 서울 애들이 촌이라고 하는 거예요”
“있잖아요 제발요. 수도권에서 보는 방송 같은 시간에 보고 싶어요. 어제 0000 보려고 졸린 눈 비벼 가며 동생과 열심히 기다렸는데. 뭐지?? 왜 다른 프로그램 하는 거죠?? 대단히 실망 했어요. 그냥 자르지 말아주세요.”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방송의 프로그램 경쟁력 강화다. 물론 ‘서울공화국’ 체제와 인력과 재원 등의 한계에서 비롯되는 구조적 문제로 인해 지역 방송사에서 자체 제작하는 프로그램이 서울 방송사에서 제작하는 프로그램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주어진 여건 하에서라도 프로그램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지역방송 프로그램의 경쟁력 강화는 지역방송 종사자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 낼 수 없다는 점이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이, 지역방송에서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에 대한 지역 시청자의 관심과 애정이 뒷받침될 때 경쟁력 있고 질이 뛰어난 지역 방송 프로그램도 생산될 수 있다. 지역방송 프로그램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역 주민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지역방송에 대한 지역주민의 일상적 모니터와 비평 행위가 지역방송의 프로그램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지역방송을 살리는 소박하지만 의미있는 행위라는 것을 우리 모두 잊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지역방송 비평집>을 발간하면서 든 짧은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