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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 |
우리산조 우리가락 - 11월 21일 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관리자(2009-01-13 12:05:46)
우리 산조의 새 지평을 보았다 <이은주  마당 기획실·공간 봄 운영팀장> 전통예술의 깊은 뿌리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전라북도는 산조에 있어서도 수많은 명인들을 배출하며 격조 높은 산조의 맥을 이어왔다. 지난 11월 21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국악관현악으로 듣는 우리 산조’공연은 탄탄한 전북 산조의 전통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준 자리였다. 음악원형을 새롭게 해석하여 국악관현악으로 편곡, 쉽고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어낸 이날 공연은 우리음악에 대한 이해를 한층 더 높여주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다.   마당에서는 지난 2005년부터 전라북도가 주관한 ‘전통문화예술정리사업’ 의 ‘전라북도 마을굿·산조’ 작업을 통해 전북산조의 흐름과 맥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바 있다. 이 작업 역시 전북출신이거나 전북에 거주하며 활동했던 명인, 현재 전북에 거주하고 있는 산조 명인과 전문 연주자들을 중심으로 ‘전라북도제’라고 부를 수 있는 산조를 만든 명인들에 대한 삶을 추적·정리한 결실로 관심을 모았다. 이번 공연은 그 결실을 바탕으로 연주무대를 통해 다시 새롭게 해석된 산조를 만날 수 있게 한 자리. 2007년에 이어 두 번째 기획된 이번 공연은 2005년 작업을 바탕으로 그동안 소외당해왔던 ‘전라북도제’ 산조를 되살려내는 노력이 돋보였다. 관객들은 이번 공연이 잊혀져 가던 ‘전라북도제’ 산조를 국악관현악으로 편곡, 산조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보였다는 평가를 아끼지 않았다. '강백천류 대금산조'와 '신관용류 가야금산조', '전추산류 대금산조'는 단연 '전라북도제' 산조의 멋과 맛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 류장영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장이 편곡한 '강백천류 대금산조'와 윤명원 단국대 교수가 편곡한 '신관용류 가야금산조'는 특히 이번 공연이 초연무대여서 더 큰 관심을 모았다. 강백천은 남원 출신으로 강도근·안숙선·강순영·강정열 등과 한 집안으로 전주와 남원에 국악원을 창설해 후진양성에 힘을 쏟았지만 정작 전북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하다가 거주지를 부산으로 옮겨서야 비로소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받았다. 전북에서 만들어졌지만 전북 지역에서는 거의 연주되지 못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다행스럽게도 '강백천류 대금산조'는 현재 김동표에 의해 부산에서 전승되고 있다. 강백천은 1938년 '시나위더늠' 대금산조를 창안했는데, 기존 산조가 판소리에 그 기본을 두고 만들어진 반면 강백천의 산조는 시나위가락을 기본으로 하여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공연에서는 양성필 대구시립국악단 부수석이 협연자로 나서 다른 대금 산조보다 음이 높은 강백천류를 연주했다. 김제군 성덕면에서 태어난 신관용은 생전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었으나 귀신같은 가야금솜씨로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연주자였다. 그의 가야금산조는 화려한 다른 산조들과 비교해서 소박하고 정감이 있다. 신관용류를 이어받은 강순영 역시 경남도로부터 무형문화재로 인정받았다. 이날 공연에서는 강순영의 조카이자 중요무형문화재인 강정열 전북도립국악원 교수가 협연, 신관용류 특유의 소박한 산조의 맛을 보여주었다. 정읍 고부 태생으로 정읍의 옛 지명 ‘초산’을 호로 쓰다가 나중에 ‘추산’으로 불리게 된 전용선이 만든 단소산조를 위한 ‘추산’은 특별하다. 감정변화가 심하고 많은 기교가 요구되는 산조에 적합지 않아 독주나 병주 또는 반주 악기로만 사용돼던 단소를 위한 산조. 취구가 작아 감정 기복이 심하고 기교가 요구되는 산조에 적합치 않은 단소로 산조를 만들어 더욱 귀한 산조다. 이날 공연에서는 이향윤 전북도립국악원 수석이 협연하여 쉽게 들을 수 없는 단소산조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국악관현악곡 ‘거울나라’(이경섭 곡)와 이용선이 들려 준 국악가요 ‘정풀이’와 ‘가야지’는 저절로 박자를 맞추게 하는 우리 국악의 흥겨움을 보여주는 무대였다.  즉흥연주를 기본으로 하는 산조는 자칫 국악관현악으로 편곡되었을 때 틀에 박힐 수도 있는 문제가 늘 우려되는 부문이다. 그러나 이날 무대는 청중에게 다가서는 편안함과 관현악의 웅장함으로 그런 기우를 날려 보냈다. ‘전라북도제’ 산조의 새 지평을 우리는 이날 무대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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