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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4 | [매체엿보기]
SBS 드라마 <태양속으로> 뻔한 대립구도 극복하지 못한 한계
김수현 전북 민언련 활동가(2003-05-01 11:47:40)
요즘 TV드라마를 보면 극중 인물간의 복잡한 관계에 한참을 어리둥절해야 한다. 물론 소재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겠지만 하나같이 불륜이나 부적절한 관계로 그려지고 있어 시청자들로 하여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드라마들 속에서 얼마전 종영된 SBS 주말드라마 ‘태양속으로’는 젊은이들의 생기 넘치는 사랑을 그린 청춘드라마로 높은 시청률 속에서 막을 내렸다. ‘태양속으로’는 해군 대위 석민과 여의사인 혜린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석민과 혜린의 사랑은 혜린을 좋아하는 선배 의사 승하의 방해로 시련을 겪게 된다. 결국 이런 시련을 이겨내고 둘의 사랑을 이루어낸다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 석민의 동생 수진과 병장 재현과의 아기자기한 사랑이 드라마 전반에 감초 역할로 등장한다. 전체적인 줄거리 외에 해군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인 만큼 국내 최대급 구축함인 양만춘호(3800t급)의 비행갑판에서 촬영한 장면 등 시청자의 눈길을 끌만한 해군관련 배경이나 소품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러한 전반적으로 밝은 분위기의 내용과 공간이 주는 신선함과 호기심이 이 드라마가 인기를 끈 결정적인 요인이다. 하지만 다양한 볼거리와 젊은이들의 유쾌한 사랑이야기를 다룬 ‘태양속으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우선 해군을 배경으로 하였지만 해군에 대한 직업묘사가 철저하지 않았고, 그 외에 의사나 간호사에 대한 묘사에 있어서도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극 중 인물들의 직업이 전문적임에도 불구하고 직업에 대한 상황 설정들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채로 묘사되었다. 또한 젊은이들의 꿈과 소망은 잘 드러나지 않고 극중 인물들의 사생활과 연애 중심으로만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뻔한 대립구도와 예상 가능한 결말, 극 중 인물들의 과장연기, 그리고 전체적으로 주는 가벼움 느낌은 이 드라마의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20회 동안‘태양속으로’가 방영되는 가운데 시청자들의 잔잔한 웃음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드라마 전체가 주는 밝은 느낌과 바다를 배경으로 한 시원한 느낌 때문이었다. 다소 식상해진 소재의 구성에도 불구하고 가볍게 웃을 수 있는 드라마로 남게 된 것은 요즘 타 드라마 속에서 보여지는 극중 인물들간의 복잡한 관계들과의 차이에 따른 것이다. 이제 시청자들은 작위적인 인간관계에 점차 실증이 나기 시작했다. 비현실적이고 다양한 소재가 주는 신선함보다는 얽히고 설킨 관계의 매듭을 풀어나가는데 이미 지쳐버린 것이다. 이젠 다소 가볍더라도 TV 드라마를 통해서 주변의 일상을 함께 공감하고, 피로를 풀어버릴 정도로 맘껏 웃을 수 있는 그런 드라마를 기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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