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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 |
[문화현장] 익산 희망연대의 불만합창단
관리자(2008-10-13 15:28:23)
유쾌한 합창으로 불만을 털어내다  / 윤영래  편집장 자신의 삶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 우리나라 국민은 OECD내에서도 최하위권이다. 특히 근래는 한풀 꺾이기는 했으나  유가ㆍ환율ㆍ물가 등이 한꺼번에 동반상승하여 가뜩이나 힘든 서민들의 등골을 휘게 한다. 추석명절을 맞아 재래시장에 서는 손님을 유치하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지만 얇아진 지갑사정에 선뜻 장보러 나서기도 쉽지 않다. 이런  사정이 누구 하나 탓일까 마는 경제성장이라는 공약에 한 표를 행사한 국민들은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마뜩치 않다. 조세 감면정책도 서민들에게는 별 소용이 없다. 게다가 미국발 금융위기는 우리나라를 들었다 놓았다 한다. 이래저래 불만이  많은 요즘 익산에 재미있는 합창단이 떴다. 이름 하여 ‘불만합창단’. 불만을 얘기할라치면 얼굴이 붉어지기 십상인데 노래로, 그것도 합창을 한다니. 슬슬 궁금해진다. 불만을 노래한다면 목 에 핏대를 세우게 될까. 가사는 또 어떨까. 불만을 노래하며 행복을 꿈꾸는 사람들. 불만합창단을 만나보았다. 어떤 사회든 국가든 불만은 존재한다. 불만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선진국인가를 판가름하기도 한다. 프랑스와 같 은 곳은 대규모 파업으로 이름이 높다. 그것도 공공서비스분야에서까지 아주 과격하게 파업을 한다. 바로 옆에 있는 영 국에서는 소위 ‘영국병’이라고까지 불렸던 노동자들의 파업을 ‘철의 여인’ 대처수상의 등장으로 잠재우고 다시 재도약의  길로 나섰다. 우리나라에서는 올 초 각 지역을 뜨겁게 달궜던 촛불을 빼놓을 수 없다. 대화와 타협이 민주주의의 대원칙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불만을 가진 사람들끼리 대화하고 타협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비판과 비평문화에 익숙하지 못 한 우리나라의 경우는 더 그렇다. 불만은 그 종류도 원인도 다양하다. 아파트에서 층간 소음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불만 부터 나라정책에 대한 불만까지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불만의 내용은 달라진다. 불만은 여러 가지 속성을 갖고 있다. 불만을 다른 측면으로 본다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또 다른 힘이 된다. 불평, 불 만 속에서 변화의 요구를 끄집어내고 그것을 사회적 합의로 이끌어낸다면, 그것은 불만해소이면서 동시에 사회발전의  힘이 되는 것이다.   불만합창단은 2005년 영국 버밍엄에서 칼라이넨 부부에 의해 시작됐다. 그 이후 전 세계적으로 15개 도시에서 불만합창 단이 조직되어 각자 살고 있는 지역에서 불만을 노래로 불러 왔다. 우리나라 상륙은 열여섯번째다. 희망제작소(대표 박원순)가 주관하고 전국적으로 10여개 팀이 참가, 10월 11일 서울 청계광장 일원에서 열리는 불만페 스티벌에 전북에서는 익산과 군산이 각각 팀을 꾸려 참여한다. 다른나라의 경우, 순수창작곡이 불리워지지만, 올해 우리나라의 불만페스티벌에서는 ‘노가바(노래가사바꾸기)’를 비롯,  퍼포먼스와 혼자부르기 등 다양한 형식의 노래부르기가 무대에 활기를 넣는다. 전국에서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공연을 하는 진풍경. ‘불만 페스티벌’은 그래서 일찍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불만합창단은 철저하게 참여자들의 공동작업으로 이루어진다. 불만 아이디어 수집부터 정리, 가사 작성까지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나 참여자들의 공동작업으로 불만곡이 완성된다. 물론 작곡의 경우에는 전문작곡가의 협력이  필수적이지만 그 전 단계까지는 모든 과정이 참여자들의 손으로 직접 이뤄진다. 모두 각자의 불만을 털어 놓고 이를 하 나의 가사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미 불만을 풀어나가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해결책을 모색하게 된다. 개인적  불만에서 사회적 불만까지. 각각의 불만들을 정리하다보면 카타르시스와 같은 경험도 하게 될 터다. 불만합창단을 만드는 익산의 시민들은 어떤 불만을 가지고 있을까. 익산 희망연대에는 지금까지 500여건의 불만이 접수 됐다. ‘요즘 학교 시험 너무 많이 봐요’-학생들의 불만, ‘아래층에서 올라오는 담배연기가  싫어요’-층간소음에 대한 불만 등  생활 속 불만부터 ‘시민휴식공간이 부족하다’는 불만, ‘단속카메라는 늘어나는데 주차장은 찾아보기 어렵다’, ‘밤 10시에  불 꺼지는 공원의 가로등’ 등등 공동체적 삶에 기초한 불만까지 다양하다.   익산 희망연대는 불만 수집을 위해 인터넷을 통해서 시민들의 불만을 접수받기도 하고 설문지를 준비해 거리에서 시민 들의 불만을 즉석에서 받기도 했다. 불만을 노래로 부르면 어떨까. 그 끝에 행복하고 건강한 사회가 있다. 아름다운 공동체 사회를 만드는 젊은 일꾼들 불만합창단 꾸린 익산 희망연대 “10월 9일·10일 서울에서 열리는 사회창안 국제대회를 준비하고 있어요. 익산 희망연대는 지역에서 사회창안활동을 하 고 있는 단체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지역사회와 외국의 사례를 통해서 서로 교류하는 행사여서 우리가 배울 점도 많을  것 같아요.” 임형택 익산 희망연대 사회창안팀장은 불만합창단도 사회창안의 일환이라고 소개했다. 익산 희망연대는 짧은 활동기간 에도 불구하고 익산시에 건전한 정책대안을 제시해 실제 정책으로 채택된 것도 상당수에 이른다. “모든 불만과 주제를  연구조사해서 정책화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주제창안이라고 이름을 붙여 일 년에 한두 가지 시민생활과 밀접한 주 제를 중심으로 잡아 두 달 정도 아이디어공모하고 선진지를 조사해 시민토론회를 거쳐 익산시에 제안하고 있습니다” 지 난해에는 시내버스 LED노선번호를 제안했고, 올해는 주민자치센터 활성화와 청소년자원봉사 활성화를 주제로 선진지  답사를 마쳤다.   2003년 10월 창립된 익산 희망연대(대표 김정필, 익산 제일한의원 원장)는 현재 회원수가 500여명에 이른다. 물질중심과  이기주의를 넘어 '우리사회의 인간화', '나, 모두와 함께 번영하는 아름다운 공동체사회'를 익산에서 실현하기 위해 노력 하는 지역시민단체다. 지금까지 이 단체는 공동체적 생활문화와 의식의 변화를 기본으로 사회제도의 개혁을 추진하고,  비판과 반대를 넘어 대안과 현실성 있는 정책을 제안하는 사회창안을 진행하고 있다. 불만합창단은 대표적인 사회창안 의 일환이다. 익산 희망연대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는 대중참여형 시민운동을 지향하고 있다. 출범한 지 5년이지만 이미 지역사회에서 확고한 위치를 자리 잡고 있다. ‘벽화봉사단 붓만세’는 익산 희망연대의 이름을 널리 알 린 성공적인 사업으로 꼽힌다. 이밖에도 ‘반찬은 사랑을 싣고(독거노인, 장애인 등에게 제공하는 음식봉사활동)’, ‘상생 사회연구회’, ‘우리 땅 밟기 걸음마(문화기행)’, ‘작은 도서관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인다. 모든 것이 서울중심으로 연구되고 운영되는 요즘, 지역에 뿌리를 내린 지역출신 젊은이들이 내 고장 발전을 위해 열정을  쏟는 모습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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