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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 |
[문화시평] 21세기 중국흑백목판화展
관리자(2008-10-13 15:27:48)
장인의 손길을 본다 / 지용출 전북판화가협회 대표 중국의 목판화는 그동안 도립미술관에서 몇 번의 전시가 있었다. 전시를 보아온 관객들은 어느 정도는 익숙해져 있을 것 이다. 이번 목판화전은 2000년대 이후에 제작된 작품들로 과거의 목판화들에 비해서 소재적인 면에서 나름대로의 다양 함이 보이는 목판화 작품들이다. 중국의 현대 다색목판은 더 더욱 다양하고 색채의 변화도 현대적이다. 하지만 목판화에서의 흑백판화는 목판화의 가장  원초적 기법이면서 내용의 사실성을 가장 확연하게 보여 주는 방식이다. 중국의 신흥목판화운동을 주도한 루신(魯迅)은  바로 이러한 흑백목판화의 강한 이미지에서 사회 변혁의 꿈을 키웠을 것이다. 중국의 1930-40년대는 루신에 의해 반독 재, 반일본의 정치적인 색채의 목판화들이 제작되어졌다. 주로 사회의 비판과 사회의 어두운 면을 폭로하는 강렬한 흑백 대비와 직접적인 표현의 작품들이었다. 당시에 흑백목판화의 간단명료성과 질박한 요소는 운동의 차원을 넘어 중국 내 의 항일운동에 엄청난 효과를 가져 오기도 하였다. 이러한 흑백목판화의 특징은 우리나라의 80년대 사회변혁운동에서도  많은 역할을 하였다. 또한 시대적 고통을 표현하는데 어느 미술양식보다도 강한 호소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흑백목 판화의 파급 효과는 나름대로의 성과가 있었다.   사실 이번의 21세기 중국흑백목판화전은 소재적인 면에서는 약간의 다양성은 보이지만 아쉬운 것은 중국목판화만이 가 지고 있었던 전통적 중국적 정서의 리얼리티를 담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 이것은 과거 중국의 사회주의에 일정정도 기 여했던 목판화가 시장경제의 도입으로 이제는 자연스럽게 현대적 정서에 맞게 변화되어지고, 작가개인의 미적가치기준 으로 작품이 제작되어지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 현상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목판화의 특징인 예리한 조각칼의 무수 한 칼질에 의한 판각은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없는 장인적 매력으로 여전히 보여 진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판화전시가 열리기는 하지만 이미 현대화 되어버린 미술 속에서  목판화는 아주 적은 숫자로만 만날  수 있고 특히 흑백목판화만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극히 드물다. 또한 목판화의 기술발달로 인한 화려한 다색판화의 발 전은 목판화적 특징보다는 회화적 특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목판화는 사물을 소박하게 표현하는데 가장 적합하다. 특히 흑백의 방법으로만 사물을 표현 할 때는 절제된 미적 언어가  필요하다. 절제되고, 소박한 표현이 흑백목판화의 장점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국내 목판화는 물론 중국의 사실적 목 판화를 접해 보지 않은 일반관람객들에게는 이번 중국흑백목판화전시는 중요한 기회였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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