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8 |
[마당 수요포럼] 2008 전주세계소리축제 어떻게 준비하나
관리자(2008-08-13 15:04:27)
지난 7월23일 최명희 문학관에서 제67회 마당 수요포럼이 ‘2008 전주세계소리축제 어떻게 준비하나’라는 주제를 가지고 열렸다. 2001년 시작된 이후 벌써 8회째를 맞는 전주세계소리축제(이하 소리축제)는 그동안 예술성이냐 유희성이냐라는 축제의 정체성을 가지고 많은 논란도 벌여 왔으나 우리 전통 국악을 기저로 진행되어 왔음은 부인할 수 없다. 또한 예산부분에서도 2001년도에 비해 거의 절반수준으로 삭감되어 수준 높은 공연을 유치하는데에도 큰 문제가 있다. 이제 불과 두 달여 앞으로 소리축제가 다가온 상황에서 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그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제8회 소리축제가 그 진정성과 축제성을 어떤 그릇에 담아내려 하는 지를 미리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포럼에는 소리축제 총감독대행을 하고 있는 안영수 감독대행이 발제를 하고 도립국악관현악단 유장영 단장이 사회를 맡아 진행되었다.
지난 2001년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시작된 소리축제가 올해로 벌써 8회를 맞았다. 그동안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소리축제가 국악의 대중화와 보급에 일정 정도의 역할을 해왔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특히나 소리의 본 고장인 전라북도에서 개최되는 국내 유일의 소리를 테마로 하는 대표축제라는 상징성에서는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한편으로는 축제의 정체성을 둘러싸고 예술성에 중점을 둘 것인지 유희성, 즉 축제성에 중점을 둘 것인지 끊임없는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정체성과 관련해서는 예술성과 축제성 중 어느 하나를 포기할 수 있는 차원의 문제가 결코 아니라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축제에 참여하는 단체나 문화예술인들은 당연히 예술성에 주안점을 둘 수밖에 없고, 축제를 즐기러 오는 관람객들은 재미와 대중성을 찾을 수밖에 없음을 잘 알고 있는 소리축제위원회와 감독의 고민도 클 것이다. 이런 여러 가지 관심을 보여주듯 이날 포럼에는 많은 참석자들과 함께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다.
익산에서 참여한 축제평론가 권오성씨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날카로운 지적을 했다. “23억이라는 예산이 적은 예산은 아니다. 또 국악에 대한 지원은 이미 충분하다. 축제는 축제로 지원을 받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말문을 연 뒤 월드뮤직의 성과와 각종 공연 프로그램의 성과를 어떻게 남길 것인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안영수 감독대행은 “지금까지는 국가별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다 보니 공연 컨텐츠를 활용하는데 있어 저작권의 문제가 있었다. 따라서 공연실황만큼은 소리축제가 저작권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현재 EBS 스페이스 공감과 구체적으로 논의 중이며 축제이후 음반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구체적인 진행상황을 밝혔다. 여기에 덧붙여 권오성씨는 “공연예술축제로서 각 공연의 프리뷰와 리뷰를 담아내는 데일리뉴스가 있어야 되지 않나?”와 더불어 “향후 20년을 두고 볼 때 초등학생들이 참여하는 방안은 준비 중인가?” 라며 세부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안감독대행은 “현재 데일리뉴스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 단 행사장에 예술성을 겸비한 홍보탑을 세워 그날의 공연 등을 공고할 계획이라”라고 밝혔다. 초등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명인명창을 모시고 진행하는 국악캠프를 계획하였으나 꾸려지지 못했다. 또 영어국악캠프에 대한 제안이 있었으나 모객이 되지 않아 성사되지 못했다”라고 밝히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성엽 한옥마을보존협의회장은 축제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 했다. 그는 “과거 소리축제의 정체성과 관련하여 보이스ㆍ사운드ㆍ뮤직에 관한 논쟁이 있었다. 이를 통틀어 ‘소리’라고 보자는 것이 전임감독이 입장이었다. 안감독대행의 생각을 알고 싶다”며 이어서 “이번 소리축제가 축제성에 중심이 있는지 예술성에 중심이 있는지에 대해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안감독대행은 “전통음악을 중심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정체성은 전통음악을 중심으로 한다. 타시도의 엑스포는 종합예술축제이다. 즉, 정체성이 없다. 포괄적인 의미에서 국악을 중심으로 하는 정체성이 확보되어 있는 축제는 소리축제밖에 없다. 주제나 참여 프로그램은 매번 바뀔 수 있으나 정체성은 이미 확보되어 있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축제참여자가 바로 축제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어야 하고 중심프로그램은 소리축제에 관심을 유발하는 것이 첫째 목적이다. 즉 올해 소리축제는 축제성에 중심이 맞춰져 있다. 전통음악장르에서 질적 향상을 가져가면 대중성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사실 소리축제에 참여자를 최대한 늘리고 싶다. 향후에는 사업성을 노리고 들어오는 사람도 다 받아들이겠다” 고 말했다.
이어서 1회 때부터 자원봉사자로 참여해온 유인섭씨는 “1회 때부터 전 가족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왔다. 그런데 전주시민의 자부심을 홍보하는데 실패하지 않았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관람객들이 공연장 주변에 체류할 수 있는 시간이 짧다. 또 판소리공연은 딱딱하고, 해외공연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경우가 많아서 관심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전통만을 강조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전주는 비빔밥처럼 섞는 것에 일가견이 있으니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라며 소리축제에 지속적으로 참여한 시민의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안감독대행은 “좋은 지적을 해 주셨다고 생각한다. 홍보문구 하나에도 신경을 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영배 김제자활후견기관장은 “축제를 홍보하는 데 있어 세련미가 떨어지는 것 같다. 무주가 태권도의 성지가 된 것처럼 전주를 소리의 성지로 자리매김 하고 소리축제를 알리기 위한 적절한 카피나 홍보전략 등에서도 기획력의 부재가 느껴진다”고 세련된 홍보기획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사회를 맡은 유장영 단장은 “예산이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소리축제를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많이 있을 것”이라며 “판소리가 소리축제의 중심임에도 불구하고 홀대를 받아 온 느낌이 있었다”며 “공연을 즐긴 후의 휴식공간이 부족했던 과거와 비교하여 올해는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있지 않나”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