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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8 |
[테마기획] 책하고 놀자 2
관리자(2008-08-13 14:54:10)
책따라 길따라  -  책과 함께 가는 여름휴가 / 편집부 여행은 머물던 곳을 떠나 낯선 곳으로 간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낯선 곳에서 낯선 이들과 낯선 풍경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쳇바퀴 돌던 일상에 충격을 주고 생명력을 불어넣어준다. 하지만 여행을 통해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등의 공자님 말씀은 접어두자. 알아야 할 것도 많고 업무도 가뜩이나 많은데 그냥 쉬러 훌쩍 떠나면 또 어떤가. 일상탈출만으로도 여행은 충분히 그 의미가 있다. 90년대 중반만 해도 여행을 떠나려면 누군가 먼저 그곳을 가본 사람을 찾아서 물어봐야만 했고, 뭐 사실 별다른 정보를 건질 수도 없었다. 그러나 요즘은 클릭 몇 번이면 숙박부터 음식점은 물론이고 각종 교통편까지 예약이 가능하니 편리하긴 하다. 그래도 ‘왠지 인터넷에 떠다니는 정보들이 맘에 안 드는 사람들’을 위해 해마다 휴가철이면 각종 여행관련책자들이 쏟아져 나온다. 게다가 해외여행책자도 아주 구체적이고 전문화되어 있다. 철학자 바그너는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은 생명이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살아있다는 존재감을 위해서라도 여행은 필요하다. 여기 약간은 특별한 여행기들을 국내와 해외로 나눠서 소개한다. 오랜 불황 탓에 떠나지 못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들과 함께 상상 속 여행을 떠나보자. 색다른 국내여행 『골방 탈출기:만화가들의 웃기는 여행기』 메가쇼킹만화가, 조석, Wony, 곽백수, 김규삼, 강호진 등 글 / 씨네21 바다, 역사, 자연, 문화의 네가지 테마를 가지고 웹툰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만화가들이 엮은 기행기. 한국관광공사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인기 웹툰 작가들이 네이버에 연재했던 <구석구석 놀라운 우리나라>를 단행본으로 묶었다. 각 테마별로 영화에 나왔던 독특한 풍경의 장소를 소개하는 포토 에세이가 보는 재미를 준다. <봄날은 간다>의 삼척 대나무 숲, 〈천년학〉의 광양 청매실농원, 파주 영어마을의 색다른 체험 등 독특한 테마의 여행을 사진 위주로 소개해 풍경을 즐길 수 있게 꾸몄다. 『골방 탈출기』는 여행가이드북이지만 굳이 여행을 가지 않아도 휴식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다. 엽기발랄한 만화가들의 엉뚱한 상상력이 더해진 여행지꽁트와 4명의 사진가가 참여한 포토에세이만으로도 충분히 여행을 간 듯 하다. 필요한 것은 단지 상상력일 뿐이다. 『일상탈출 국내여행! 기분 좋은 1박 2일:산·계곡』 최정규,정민용 글 / 웅진리빙하우스 전문 여행기획자인 저자들이 1년 동안 전국을 누비며 몸으로 체험한 정보를 담은 최신 국내여행가이드. 간단한 여행 일정에서부터 음식, 숙박지 등 필요한 정보를 꼼꼼히 담았다. 1박2일을 기준으로 여행일정을 제시하고 있어 굳이 휴가를 내지 않고도 주말을 이용해서 떠나볼 수 있다. 이 책에 실려 있는 열두 곳의 산과 계곡이 우리나라 최고의 절경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손쉽게 찾을 수 있는 곳들과 자연의 아름다움이 훼손되지 않는 곳을 위주로 선정했다. 식사와 숙박지에 대해서는 자신들이 경험한 것을 토대로 특별히 엄선한 곳을 소개했다고 하니 저자들의 안목을 믿어보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출발지가 서울을 기준으로 되어 있어 지방에 있는 경우 1박2일로 다녀오기에는 무리인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물론 여행팁을 통해서 2박3일로의 일정변경도 가능하게 소개했기 때문에 잘 활용하면 우리의 산하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길 위의 칸타빌레』 노동효 글, 강영도·김영보 사진 / 삼성출판사 저자가 민예총 '컬처뉴스'에 3년간 연재해온 <길 위에서>라는 제목의 칼럼 중 국내편만을 모아 엮었다. 칸타빌레는 ‘노래하듯이’라는 뜻의 이태리어다. 이 책에는 수많은 음악과 영화와 시와 소설들이 길 위에서 노래하듯이 펼쳐진다. 이 책은 여행안내서로서는 사실 빵점에 가깝다. ‘출입금지’ 팻말은 애시당초 안중에도 없고, 공사 중인 길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게 우리가 쉬이 가보지 못하는 곳으로 인도한다. 그곳에 우리 땅의 속살이 수줍게 속내를 드러내 보인다. 덤으로 곳곳에 어울리는 다양한 작품들의 리스트는 보너스다. 첫 직업은 템즈강 유람선 선원이었고, 마지막으로 목수일을 하다가 부상 때문에 네일건을 놓고 자유기고가로 살고 있는 저자의 로드에세이 속으로 들어가 보자. 귓가에 새살거리는 노래처럼 꿈의 여행 속으로 빠져 들테니. 『그 곳에 가면 그 여자가 있다』 김현아 글 / 호미 수많은 여행책자들 중 여성을 테마로 나온 책은 아직 없는 듯 싶다. 저자는 이 땅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기고 간 몇 안 되는 그녀들과 그녀들의 자취가 남은 공간을 섬세한 시각으로 쓰다듬는다. 조선 이후로 역사의 에피소드로만 남은 그녀들에게 다시 생명력을 불어 넣으려는 작업이다. 공식적인 역사 속에서 여자들의 이야기는 교묘하게 은폐되거나 왜곡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신라의 여왕들, 시인 고정희, 허난설헌과 신사임당, 수덕사의 나혜석, 기생 매창. 저자는 그녀들의 공간을 찾아가서, 이렇다 할 문화재도 없는 그 곳에서 그녀들의 숨결을 느끼며 그녀들의 삶의 괘적을 추적한다. 신라에만 여왕이 있었던 이유, 현모양처 이데올로기에 갖혀버린 두 여성 예술가인 허난설헌과 신사임당의 이야기 등이 고문 및 사진과 함께 실려 있는 책이다. 평범한 해외여행이 싫다면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 산책』 빌 브라이슨 글, 권상미 옮김 / 21세기북스| 원제 ‘Neither Here nor There’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적 베스트셀러인『나를 부르는 숲』으로 잘 알려진 여행 작가 빌 브라이슨의 새 책이다. 영국 「더 타임스」로부터 '현존하는 가장 유머러스한 작가'라는 평을 듣고 있는 작가의 명랑발랄한 유머가 책 곳곳에 담겨있다. 20년 전 고교 동창과 여행했던 유럽을 다시 그대로 쫓아간다. 작가는 지구 최북단인 함메르페스트를 시작으로 아시아와 얼굴을 맞대고 있는 이스탄불까지 20년 전 학생일 때 여행했던 자신의 발자취를 더듬는다. 이 책의 재미는 빌 브라이슨이 유럽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감상하는 것이다. 상냥하게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정신 나간 아줌마, 쌀쌀하다 못해 경멸의 눈빛으로 쳐다보는 웨이터, 말이 통하지 않는 매표소 직원 등 빌 브라이슨의 눈으로 유럽의 가장 인간다운 모습을 보게 된다. 기존의 유럽 여행기들이 유럽의 역사와 문화에 치중했다면 우리는 빌 브라이슨을 통해 유쾌하고 발칙하면서 사람냄새나는 유럽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커피기행:사막과 홍해를 건너 에티오피아에서 터키까지』 박종만 글 / 효형출판 자연ㆍ인간ㆍ커피를 블렌딩하다. 국내에 커피가 소개된 지는 백 년이 넘는다. 연간 커피 소비량이 평균 250잔을 넘을 정도로 친숙한 커피. 언제부터인가 모닝커피가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고, 누군가와 만날 약속을 할 때면 커피한잔이 당연하게 된 요즘. 도대체 커피는 어디서부터 왔을까? 이 책은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박물관장인 박종만이 쓴 ‘커피로드’에 관한 기록이다. 커피로드란 아프리카에서 시작한 커피가 아라비아를 거쳐 유럽까지 퍼져나간 길을 말한다. 아프리카 최고의 커피를 생산하는 케냐에서 시작된 커피기행은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실제 모델인 덴마크 소설가 카렌 블릭센의 흔적을 쫓아간다. 탄자니아와 에티오피아를 지나 랭보가 낙타로 커피를 실어 나른 길을 따라 예멘의 모카항으로 여기서 지중해를 건너 터키에까지 이어진다. 이 책에서 저자는 커피생산의 이면에 숨겨진 농부들의 땀과 자본의 논리를 얘기한다. “커피는 지옥처럼 검고 죽음처럼 짙으며 사랑처럼 달콤하다”는 터키 속담처럼 커피에 드리워진 슬픈 그림자를 한번쯤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길:티베트, 차마고도를 따라가다』 이용한 글, 사진 / 넥서스 KBS에서 다큐멘타리로 소개되어 이제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차마고도 여행기이다. 비행기나 최근에 개통된 찡창철도를 통해서 쉽게 티베트의 라사로 갈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저자는 옛날 마방의 흔적을 쫓아 힘든 고행길을 나선다. 실크로드는 이미 교역로의 기능을 상실했지만 차마고도는 아직까지도 말과 차, 그리고 소금의 교역로로서 꾸준하게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다랑이 염전이나 황금사원인 타사룬포, 신성한 하늘호수 남쵸 등의 낯설은 풍경을 저자는 ‘길 위의 시인’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풀어내고 있다. ‘달라이 라마’라는 인물을 통해서만 피상적으로 접해왔던 티베트의 살아 있는 모습이 녹아 있는 발로 쓴 이 책과 함께 하늘길을 여행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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