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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7 |
[서평 ] 『십중팔구 한국에만 있는』
관리자(2008-07-08 18:40:17)
우리들의 부끄러운 자화상 윤영래  문화저널 편집장 인권운동가 오창익이 날카로운 시각으로 한국사회에 대한 비판을 던진다. ‘십중팔구 한국에만 있는’이란 멋진 제목을 달고 말이다. 한국에만 있으니 이건 모두 기네스북에 올라 마땅할 텐데 책을 펼치기도 전에 드는 불안감이란. 스스로 부끄러워 할 용기 있는 사람만이 이 책을 손에 들 수 있겠다. 책표지에 인권운동가 오창익이란 문구만 없으면 그저 재밌는 읽을거리 정도로 팔릴 수도 있었을 텐데 아쉽기도 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한국에만 있음직한,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하지만 남들이 보면 희한하거나 이상한 제도와 사회현상을 일일이 예를 들어 꼬집고 있다. 익숙한 것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익숙한 것은 편할 뿐이다. 오창익이 꼬집은 몇 가지를 사례를 보자. 너무나 많은 그 완장들 요사이 촛불문화제에 대해 어이없는 발언을 계속해서 그의 소설을 전혀 읽어 본 적이 없는 안티팬을 양산하고 있는 소설가 이문열이 문득 떠오른다. 그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완장역할을 했던 엄석대처럼 그도 다시 완장이고 싶었던 게지 하는 생각이 든다. 완장이 주는 힘이란 그 이름값에 걸맞게 완장주인이 행동했을 때 일거다.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 최고 완장을 보면 답답할 노릇이다. 애시당초 완장에는 귀가 없으니 그에게 소통의 부재를 얘기한다는 것은 컨테이너산성에 대고 외치는 것처럼 의미 없는 일이라는 것을 이제는 대다수 국민들이 알아버렸다. 오창익은 무작위로 선택된다고 알고 있는 자동차번호판에 숨은 비밀과 차고 넘치는 각종 위원회와 불법적으로 경광등을 달고 무법질주하는 단체들의 완장문화를 비판한다. 나는 네가 뭐 하는지 다 안다 케이블 텔레비전에서 문화방송에서 하는 ‘고수가 간다’라는 프로그램을 재방송으로 봤다. 차량사고사기를 막아보자는 취지의 방송이었는데 막바지에 어처구니없는 얘기가 나왔다. 지천에 깔린 CCTV 판독을 하면 쉽게 사기를 당하지 않을 텐데 상대방의 막가파식 행동에 그냥 끌려갔다는 거다. 그래 이제 만인이 만인을 감시하는 사회다. ‘판옵티콘’이라는 원형감옥이 있다. 1791년 영국의 철학자이자 법학자인 제레미 벤담이 설계한 것인데 원형감옥의 한 가운데 어두운 감시탑이 있고, 그 주변에 원형을 따라 밝은 감방에 수용된 죄수들은 감시탑 안을 볼 수 없다. 물론 죄수들은 완벽하게 노출되어 있다. 중학교 시절 어떤 선생님은 시험감독을 들어오실라치면 항상 썬글라스를 끼고 오셨다. 그리곤 교탁위에 걸터앉곤 하셨는데 이게 모든 학생들을 공포스럽게 했다. 도대체 어딜 보는지 알 수가 없으니 애당초 컨닝은 불가능이었던 거다. 전 국민의 관음증을 촉발시킨 것은 사실 이경규의 몰래카메라일 것이다. 정지선 지키기를 보여주면서 오락프로그램의 순기능을 잘 보여주면서 출발했으나 나중에는 연예인들 속이기로 끝나 아쉬웠던 프로그램인데 여기서 우리 국민들은 엿보기의 묘미를 알아버렸다. 게다가 인터넷까지 가세해서 O양 비디오, P양 비디오 등 몰카비디오가 널리 관음증환자들의 욕구를 채우기까지 했고. 어쨌거나 전국적으로 CCTV 설치가 늘어나고 있다. 범죄예방이라는 목적 하에 말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범인 검거율이 무려 86.3%(2005년)에 이른다. 일본도 50%가 안 되고 미국은 20%대 언저리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 비하면 사실 거의 다 잡는 것이다. 나머지는 14% 정도는 못 잡는 것이 아니고 안 잡는다고 보면 너무 억지일까.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는 만17살이 되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열손가락지문을 찍어 국가에 헌납한다. 앞으로 내가 범죄를 저지르게 되면 빨리 잡아주세요라며 순진하게 국가에 이를 제공한다. 일본도 입국시에 외국인의 지문을 체취한다. 그런데 영주거주 외국인에 대한 지문날인제도는 1993년에 폐지됐다. 아시는지 열손가락지문을 찍어 등록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 대한민국이 유일하다는 것을. 창피하다 대한민국 정말 남부끄러운 ‘베트남 처녀는 절대 도망가지 않습니다’는 국제결혼 현수막. 요즘도 시골길을 달리다보면 가끔씩 눈에 보이는 정말 부끄러워 숨고 싶은 저 말도 안 되는 인신매매나 다름없는 현수막들. 우리 보다 선진국을 여행하는데, 한국 여성들과 결혼하라는 현수막을 보게 되면 우리들 기분은 어떨까? “한국 숫처녀와 100퍼센트 결혼 성사” “한국 처녀 결혼 - 초혼, 재혼, 장애인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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