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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7 |
[문화시평] “2008아시아-그리고 쌀”전을 보고
관리자(2008-07-08 18:38:07)
쌀과 미술   지용출  화가 여름을 느끼기에는 조금 이른 6월, 농촌의 들녘엔 농사일로 분주한 계절에 ‘쌀’ 을 주제로 한 전시가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서 열렸다. 50여명에 가까운 국내외작가들이 참여하여 다양한 장르로 ‘쌀’에 대한 자신들의 메시지를 담은 예술작품들을 선보였다. 모든 전시들이 주제를 가지고 열리지만 「아시아 -그리고 쌀」전은 다른 전시와는 차별성을 갖는다. 세계적으로 곡물가와 유가가 치솟고, 정치적으로는 ‘광우병 소’ 로 인해서 국민들이 불안 해 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쌀’은 먹을거리와 함께 ‘식량’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우리에게 ‘쌀’은 곧 문명이고, 문화인 것이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 또한 자신들의 삶속에서 느낀 개인들의  ‘쌀’에 대한 생각들을 가지고 참여를 하였다. 고형숙은 흰 쌀밥위에 풍요로움의 상징인 모란꽃을 군더더기 없는 민화풍으로 그려 넣어서 우리의 식탁에서의 쌀에 대한 인식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신석호의 설치작품 「버팀목」은 전시장의 천정과 바닥을 두 개의 나무를 연결하여 버티고 있다. 흡사 농민들이 말하는 ‘농사는 하늘과 땅의 정기를 받아서 자라는 것’ 이라는 말을 연상하게 한다.   그 외에 다양한 개인들의 경험과 생각들을 회화와 조각, 설치와 모빌 등 다양한 작품들이 장르의 구분이 없이 전시가 이루어 졌다. 단체전의 특징은 하나의 주제에 대한 다양한 표현방식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자칫 산만한 전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단체전의 생명은 빈틈없는 기획력에 있다. ‘쌀’은 매우 무거운 소재이다. 또한 아름다운 소재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참여 작가들의 주제에 대한 정확한 해석이 요구되어진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기획력에서 부족했던 부분들이 한두 군데에서 보인다. 문제는 많은 작가가 참여를 했지만 전시의 목적과 동떨어지는 작품들이 전시가 되었다는 것이다. 많은 수의 작가들을 참여시키기보다는 적은 인원의 참여로 내실 있는 전시를 했더라면 좀 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전시가 되지 않았을까 한다. 그리고 또 다른 방법은 농민들도 함께 참여하는 방법도 진정 ‘쌀’의 위기적 상황을 전달하고자 하는 전시였다면 더 의미 있는 전시의 장이 되었을 것이다. 미술은 미술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 조금은 아쉽다. 개인적으로 미술이 가야 할 길은 ‘미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시아-그리고 쌀」전은 아쉽게도 몇몇 작품들을 제하고는 ‘쌀 문명’의 위기감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시각적 요소는 없이 참여 작가 개인의 생각에 머무르고 말았다. 이제는 예술가들이 감상적 아름다움도 중요하지만, 이성적 아름다움도 정확히 표현하는 것이 진정한 미술의 현실참여이고, 진정한 미의 발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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