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6 |
[형성은 박사의 공간이야기] 이제는 서비스산업시대다
관리자(2008-06-09 23:01:06)
요즘 주변에서 서비스산업에 관련된 내용을 자주 듣는다. 일전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국정 핵심과제로 선정된 ‘신성장 동력 중장기 비전제시’를 보면 서비스산업의 중요성으로 인해 서비스 관련 국가의 미래유망 산업분야로 나노기반, 생산기반, 청정기반과 함께 지식서비스기반의 서비스 산업을 역설했다. 이것은 외국의 경우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선진국은 GDP에서 서비스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상회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용창출 측면에서도 제조업의 1.6배에 달하는 효과를 내고 있어 국가 경제에 중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비단 일부 선진국의 이야기가 아니라 주변국인 일본, 중국 심지어는 필리핀, 태국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미래 국가사업으로 서비스산업을 주목하고 있다.
얼마 전 IT서비스학회가 개최된 적이 있다. 기존의 기술과 산업에 IT를 접목시킨 새로운 시장의 서비스는 그 기대와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 학회는 회원만 9만여 명에 미국 IBM이 후원하고 있을 정도로 관심과 기대가 높다. 그런데 현재 우리들은 이 서비스 산업에 대해 정확히 모르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서비스란 밝은 미소, 공손한 인사, 따뜻한 매너 등 고객에게 베푸는 친절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으며 특히, A/S서비스 같이 당연히 받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얼마 전 서비스에 관련된 국가별 지수를 보면 일본이 굉장히 낮은 점수를 받았다. 친절과 봉사의 대명사로 알려진 일본이 서비스 지수가 낮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지만, 그 내용을 따져보면 이해가 간다. 거리의 어느 곳을 가 봐도 친절한 일본인이지만 이것을 산업으로 생각했을 때에는 사업성이 약하다는 것이다. 즉 이러한 서비스는 전통적서비스 개념으로 서비스가 사업과 연계되려면 새로운 서비스의 개념인 고객 맞춤형서비스가 필요하다.
이것은 “고객을 기쁘게 하고 기분 좋게 만드는 모든 것”으로 전통형서비스도 포함되지만, 고객이 요구하는 것을 먼저 알고 챙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호텔에 숙박할 때 방문한 경험이 있는 곳이라면 고객의 취향과 스타일의 리스트를 만들고 놓여지는 신문이나 화장품, 시트커버까지 고객의 취향에 맞는 공간과 서비스로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서비스의 개념은 내용과 계획 면에서 거창하고 대단한 방법은 아니다. 요즘 한창 진행되고 있는 지자체들의 지역 관광지 개발 사례도 서비스산업으로서 좋은 예이다. 폐광을 이용한 관광지 개발, 남이섬 성공사례, 영화세트장 개발 등 현재 16개 지자체에서 160개가 넘는 관광관련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각 지역의 축제, 공공시설물 정비 등 지역발전을 위해 다양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문제는 이러한 관광 개발과 문화 행사 등이 실제 서비스산업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유는 첫째, 너무나 많은 사업들이 우우죽순 생겨나다 보니 중복투자 되는 사업들이 많아 지역주민과 방문객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 둘째, 사업개발에 비해 관리와 정비 소홀로 볼거리가 적다는 것이다. 관광 관련 사업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볼거리의 제공과 방문객의 체류시간을 늘려 최대한 오랜 시간 흥미와 재미를 느끼도록 하는 것이 관광을 서비스산업으로 발전시키는 방법이지만 대부분의 지자체들의 노력이 부족하다.
지역사업을 서비스 산업으로 개발하는 방법으로 중요한 것은 지역의 자원을 최대 활용한 새로운 사업의 개발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양도시인 부산을 관광산업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기 위해 서비스산업과 관련된 새로운 대안들이 떠오르고 있다. 예를 들어 예전 부산의 중추사업 이었던 신발 제조업이 중국공장 이전으로 하향산업에 접어들고 경쟁력이 약해지자 부산은 관광과 연계시킨 새로운 사업을 구상 중이다. 새로운 사업은 관광객들에게 부산관광과 더불어 신발과 연계한 의료, 재활을 통해 맞춤형신발을 제공하는 것으로 아직 세부적인 계획들은 마련되어 있지 않지만 부산에서만 체험 가능한 서비스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일부 부산의 대학에서는 이런 서비스와 관련된 연구 분야로서 서비스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SID Center)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으며 디자인과 IT, 메디컬을 통합 운영하여 새로운 서비스산업의 가능성을 찾고 있다.
일전에 한 일간지에서는 서비스산업에 대한 각 국가별 정책과 방법을 기획특집으로 연재한 적이 있다. 금융과 외자유치를 위한 두바이의 서비스정책, 디자인을 국가산업으로 키우려는 영국, 교육허브와 비즈니스를 서비스산업으로 발전시키려는 싱가포르 등 다양한 내용들을 소개하였다. 이중에서 의료관광 서비스산업의 선진화에 노력하고 있는 태국과 외국인 은퇴 이민자 서비스산업을 발전시키려는 필리핀과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의 ‘의료서비스 허브’ 유치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태국은 의료시장 개방, 영리법인 허용 등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통해 동남아의 의료 허브로 발돋움하여 2004년에 태국병원을 찾은 외국인 환자의 수가 110만 명을 기록했다.
특히 태국은 수출진흥국, 관광청, 투자위원회 등 정부기관과 민간병원협회의 치밀한 준비와 긴밀한 협조로 의료서비스, 스파, 마사지 등 관광관련서비스 상품 분야에서 2010년까지 아시아 의료서비스의 중심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필리핀은 아시아의 가운데에 위치한 입지조건으로 영어사용을 장점과 살기 좋은 기후, 저렴한 생활비 등 여러 자원을 한데 모아 은퇴산업이란 틈새시장을 발굴하고 있다. 은퇴이민자를 위한 서비스 산업이란 필리핀 정부가 가장 심혈을 쏟고 있는 정책 가운데 하나로 2004년 933명이었던 은퇴 이민자는 지난해 1269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2000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며 필리핀의 핵심 산업이며 효자사업이다.
한국도 본격적인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시대에 접어들었다. 고용 측면에서 제조업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라도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이 높은 컨설팅, 디자인, 연구개발 등 서비스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산업자원부는 앞으로 8년간 9,700억원을 투입하여 서비스 산업을 지원하려 계획하고 있다. 또한, 공공디자인 사업 부분에서도 올해 120억원이 책정되어 있다. 앞으로 서비스와 관련된 신규사업 그리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공사업에서도 보다 주민과 관광객이 만족할 수 있는 신개념의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