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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6 |
[전북도립미술관 운영성과와 과제]
관리자(2008-06-09 22:58:23)
서로에 대한 이해가 먼저다 지난 5월 28일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 예순다섯 번째 마당수요포럼은 ‘전북도립미술관 운영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펼쳐졌다. 지난 2004년 10월 개관한 전북도립미술관 최효준 관장의 두 번째 연임이 결정되었다. 공모를 통해 선출되는 전북도립미술관 관장의 임기는 5년으로, 2년에 한번씩 평가를 통해 연임을 결정하게 돼있다. 이날 포럼은 지난 4년 여 간, 전북도립미술관의 성과를 짚어보고 이를 통해 앞으로의 과제와 운영방향을 가늠해보는 자리였다. 이영욱 전주대 교수가 진행을 맡았으며, 최효준 관장과 홍현철 전북미협 정책국장이 발제자로 나섰다. 이날 포럼은 도립미술관 운영의 기본 기조와 소장품 선정의 기준이 쟁점으로 떠오르며 치열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소훈 전북대 평생교육원 미술지도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는 “소장품 문제는 사실 작가들의 명예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선정되는지 궁금하다. 내가 알기로는 관장께서 개인적으로 화실을 방문한다고 들었다. 전문학예사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분들이 전문가다. 과연 이들의 의견이 반영됐는지 궁금하다”며 “작품 소장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관장 개인이 작가를 판단해서 작품을 구입할 경우 정말 한쪽에서 열심히 작업하고 있는 사람들이 상처를 받을 수 있다. 전시경력이라던지, 지역에 끼치는 영향이라던지 작품 구입에 관련해서는 다양한 기준이 있을 수 있는데, 작품구입에 어떤 기준을 갖고 있는지 말해 달라”고 말했다.   표영용 서양화가는 “도립미술관의 기본적인 운영기조는 문화향수자 중심인 것 같다. 그런데 지금 일반인들 같은 경우에는 미적 수준이 전문미술인들에 비해서는 수동적인 입장에 있다. 그런데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피드백을 통해 향수자 중심의 운영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질적인 향상을 꾀하려고 한다면, 전문 미술인들과의 대화나 피드백이 보다 절실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최효준 관장은 “전북화단을 알기 위해 우리지역 작가들의 작업실을 다 방문하고 전시도 다 보겠다고 마음먹고 그렇게 해왔는데, 그것이 오히려 지금에 와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같아 당혹스럽다. 소장품 관련해서는 우리지역의 미술작가들이 대략 1천2백 여 명 정도 되는데, 현재 미술관 예산으로 이 분들의 작품을 다 구입하기 위해서는 40년 정도 걸린다. 미술관은 좋은 작품을 지속적으로 하고 계시는 분들의 대표적인 작품을 구입하겠다는 기조로 해왔다. 그렇다고 지금 소장하고 있지 않는 작가들이 대표적인 작가들이 아니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일단은 흩어질 염려가 있는 작품들을 위주로 소장하다보니, 현재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하고 계신 분들의 작품이 조금 뒤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며, “적어도 기본적인 관람객을 유지하는 것은 공립미술관으로서는 대단히 절실한 문제다. 그렇다고 절대 양적인 측면에만 집중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대중들의 눈높이가 생각보다 대단히 높은 것을 보고 놀라는 경우가 많다. 이분들의 욕구와 불만을 한꺼번에 해결해주지는 못하지만, 한 단계씩이라도 해소해주겠다는 것이다. 이것을 질적인 측면을 무시하고 운영한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수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기획담당자는 학예사들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지적했다. 그는 “최근 도립미술관 관장 연임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많다. 그런데, 그 얘기들의 논지를 파악해보면, 미술관이 갖고 있는 구조 안에서 관장보다는 오히려 학예연구사들이 책임져야할 역할이 더 큰 것 같다”며 “홍현철 국장께서 오늘 발제하신 ‘현장의 소리’ 중 상당부분도 관장에 관련된 내용이라기보다는 학예연구실 쪽에서 책임을 져야할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홍현철 국장은 “현재 미술관의 구조로 봤을 때, 독립적으로 학예사들이 뭔가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가라는 것이 문제다. 최종적으로 봤을 때, 결국 결정을 하는 것은 관장이다. 물론 도립미술관의 시스템이 학예사들의 전문성이 담보되어 독립적으로 일을 추진할 수 있다면 학예사들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겠지만, 현재 도립미술관의 경우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답했고, 이어 최효준 관장은 “처음 도립미술관이 개관했을 때에는 학예사들이 경험이 없어 저도 학예사의 한명이라는 생각으로 같이 뛰고 그랬는데, 지금은 이제 학예사들도 4년차가 되었고 점차 경험과 역량이 쌓이면서 독립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엽 전주한옥마을예술공동체 단장과 이종민 교수는 미술계 외부가 바라는 미술관의 역할에 대해 말했다. 정성엽 단장은 “저 같은 경우 지역미술가들의 작품도 보고 싶지만, 서울에서 하는 전시도 보고 싶다. 지역미술가들의 작품만 전시할 경우 발길이 뜸해질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외부의 재미있는 전시들만 한다면 지역미술가들이 그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을 때 소외되는 측면이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방향을 잡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 같다”며 “관장의 재량권을 인정해 줘야 한다. 지금 논의들을 보면 너무 관장의 재량권을 무시하고 있지 않냐는 생각이 든다. 관장의 생각이 문화향유권자들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이라면 적어도 임기 기간동안은 이런 기조를 보장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여러 조언들은 할 수 있겠지만, 전반적인 기조까지 흔드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종민 교수는 “도민들의 문화향유권과 지역미술계 활성화 중 어느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 물론, 미술계 내에서는 지역미술계 활성화에 기대를 더 걸겠지만, 미술계 밖에서는 조금 다른 시각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공공예산을 사용하는 미술관으로서의 가장 큰 역할은 도민들의 문화향유권을 넓히는 것에 무게를 조금 더 둘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영욱 교수는 “오늘 논의는 미술관 운영의 기본을 향유자 중심으로 하느냐 작가 중심으로 하느냐와, 관장의 위상에 대한 것으로 모아질 수 있을 것 같다”며 “요즘 미술계가 워낙 어렵다보니 미술관이라도 좀 잘해주길 바라고 있는데,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보니 여러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미술관 운영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작품 하나 구입하는데도 너무 많은 것을 고려하고 고민해야 한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서로 잘 모르기 때문에, 지금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고 있지 못한 것 같다. 먼저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 같다”며 이날 포럼을 끝맺었다. 미술관의 운영목표와 과제 - 최효준ㅣ전북도립미술관장 2004년 10월, 도립미술관으로서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설립 개관된 전북도립미술관은 약 3년 반의 기간동안 다음과 같은 목표 하에 운영되어 왔으며, 그 결과에 따라 향후 과제를 아래와 같이 설정해 보았다. 도정의 문화화 지방행정에서 실질적으로 문화부문에 충분한 예산을 투입하기는 어렵지만, 계량하기 어려운 그 집행의 효과는 지대하다. 도립미술관은 비상업적인 문화 부문에서 도민들의 삶의 만족도를 높인다는 큰 목적아래 공립기관으로서 공적 사업 목적에 부합되도록 운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었으며, 프로그램의 선택과 기획, 소통 방식의 선택과 운용 등 모든 면에서 공공성과 공익성, 범용성을 우선시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는 지속적으로 불변인 운영의 기조가 되어야 할 것이다. 향수자 중심의 기조 유지 오늘 날 전 세계적으로 미술관 박물관들이 향수자를 최우선시 하는 방향으로 그 정책 기조를 전환하고 있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경쟁 양상이 무한으로 치닫는 문화부분에서 기관의 존립 자체마저 위태로워지기 때문이다. 도립미술관에서는 향수자, 즉 방문자를 최우선시하고 그 반응을 가장 중요한 평가의 지표로 삼아왔다. 도립미술관은 앞으로도 관람객 수와 만족도를 높이는데 역점을 두어 운영의 축으로 삼을 것이다. 전북 미술 정체성의 추구 도립미술관은 운영 초창기 프로그램 운영과 소장품 수집 면에서 서화 부문에 일정 정도 비중을 두어 왔다. 그 의미와 효과는 단시일 내에 입증되기 어려울지 모르나 산일되어가고 망각되어가는 전북 미술의 주옥같은 결실들을 만난을 무릅쓰고 보전할 필요가 절실하다고 판단되었다. 그것을 뒷받침해주기 위한 미술관 전문 인력의 부단하고 심도 있는 조사연구 작업이 필수적이다. 미술 문화 향수층의 저변확대 오늘날 기초예술 분야에서 ‘향수층 저변 확대’는 가장 어려운 문제다. 향수층의 저변 확대와 심화는 오늘날 모든 미술관이 직면한 끝나지 않은 도전 과제이며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목표다. 상대적으로 침체된 지역미술문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미술, 미술관, 미술가, 미술품에 관심을 갖는 이들의 수를 늘리고 그 안목을 점진적으로 높여 ‘애호’의 정도를 심화시키고 궁극적으로 시장 활성화에 이르게 한다는 중장기적 목표 아래 미술관이 운영되었다. 교육과 관람객 참여도 증진 방문자와 소통의 정도를 높이고 서비스 향수의 만족도를 제고시키기 위한 미술관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도립미술관의 미술관 교육은 아직 일차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향후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업이다. 미술관 서비스에 대한 활용빈도와 만족도가 높은 방문자들을 조직화하고 이들을 핵으로 하여 소통, 나눔, 홍보, 피드백이 상시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하며, 그 핵을 기축으로 확산을 꾀하는 것이다. 포커스 그룹, 동호회, 후원회 등의 조직과 운영지원이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될 사업이다. 도립미술관은 지난 기간 대외적으로 나름대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성과를 이루었다. 그러나 조직, 인력, 재정, 프로그램, 방문자 소통 등 면에서 2기 체제에 이관하기 위한 기초가 충분이 닦이지 않았다. 도립미술관의 운영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것은 감내할 수밖에 없으나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좌절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전북지역 미술의 발전방향은 없는가? - 홍현철ㅣ전북미협 정책국장 도립미술관 사태를 중심으로 임기의 문제 지자체가 실시되고 개방형 공모제가 실시되면서 지역에 맞게 조율되고 실행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관장의 임기를 행정적 절차의 원칙에만 국한시켜 행정부서가 민의를 귀담아 듣지 않고 절차상의 문제나 행정적, 형사적 책임에만 의존하여 과정을 무시한 결과에만 집착한다면 당연히 문제가 더욱 야기될 수밖에 없다. 최소한 이러한 문제에 대한 다양한 자료수집과 임기과정의 포괄적 감사를 실시하고 공개하는 공개행정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기획력의 문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지만 공공미술관의 기획은 관장이나 학예연구사의 일방적 능력에 따라 움직여야만 하는가 생각해본다. 전시기획을 운영, 심의할 수 있는 방향은 없는가 하는 것이다. 결과에 집착하는 것보다 과정의 심의와 협의체가 있다면 단기적 효과를 노리는 상업적 전시가 아니라 몇 년 씩 구성하고 기획 심의한 한 건의 확실한 기획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술품 구입절차와 공정성 공공미술관의 작품 수집은 공공의 자산이다. 자산의 가치판단은 먼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비전이 있어야 한다. 공공의 자산은 환심용 작품구매가 아니라 도민의 공공자산이 될 수도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자문위원과 수집위원의 관계를 보아도 그러하고 각 영역에 1인이 수집과정의 심도있는 분석과 감정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위원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투명하고도 명석한 자리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지역공공미술관으로서의 역할 지역의 공공성은 사회적 과정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지역문화 발전이라면 그리고 지역의 공공미술관이라면 그러할수록 지역작가들에게 발표의 장을 만들어주고 소위 대단한 사람과의 조우를 통해 자신감과 소속감을 길러주워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되물어보고 싶다. 작품의 구매가 지역으로 안배되는 것이 아니라 전시의 기회와 새로운 문화와의 소통의 안배가 지역에 더 배정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 아닌가 한다. 관장의 위상 지역의 공공미술관 관장이 행정직에 예속되어 관리 감독을 받아야 하는데 개방형 전문직 5급이라면 모든 행정적 절차나 예결산 부분에서 예속적 정책을 전개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실은 관장의 능력에는 공공자금의 영역이 아니라 외부자금의 자금조성이 중요한 오늘날 관장의 능력에 해당한다. 오히려 이러한 외부자금 조성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는 합당한 대우를 해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소통의 문제 미술관은 항상 개방되어야 한다. 몇몇 사람의 밀실토론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러한 부분에서 미술협회와의 긴밀한 채널도 필요하다.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우리들의 리그가 필요한 것이다. 미술협회도 이러한 과정에 있어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다. 과정을 등한시 하지 않았나 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곱씹어 생각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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