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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5 |
[서평] 대한민국 선거이야기
관리자(2008-06-09 22:39:51)
18대 총선이 우리에게 남긴 것 김남규ㅣ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사무처장 『대한민국 선거이야기』는 2007년 한겨레문화센터에서 5회에 걸쳐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선거로 본 한국 현대사 - 1948 제헌선거에서 2007 대선까지’ 강의를 정리한 것이다. 저자 서중석은 1979년부터 1988년까지 동아일보 기자로 재직했고, 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되기도 하였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역사문제연구소 소장을 거쳐 연구소 고문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의 현대사』, 『한국현대사 60년』 등이 있다. 이 책은 2007년 대선이 끝나고 2008년 3월에 발행되었다 2007년 대선 하나만을 놓고 볼 때 선거의 결과는 특히 진보진영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2007년 대선의 결과를 다른 각도에서 보여주고자 한다. 대한민국 선거 역사를 살펴보고 현대사에서 보여준 선거의 역동성을 이해한다면 대선의 결과는 그렇게 실망할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10년만의 여야 정권교체를 긍정적으로 본다면 우리 정치가 선순환 구조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이 자민당의 장기 집권을 바꿔내지 못하는 것과 비교해 본다면 우리 사회가 훨씬 더 역동적이고 어느 한 세력의 장기 집권을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가능하다. 또한 저자는 선거가 역동적일 뿐만 아니라 역동성이 발휘되기 까지 상당한 인내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선거 역사를 잠깐 돌아보자! ‘이승만은 선거라는 형식을 통해서 영구집권을 하려고 했기 때문에 1960년 3·15 부정 선거를 했고, 그런 터무니없는 부정선거 때문에 결국 정권 자체가 붕괴되었다’ 또한 ‘박정희 유신 독재 정권은 1978년 12월 12일에 치러진 선거에서 야당이 전체 득표에서 1.1퍼센트를 더 득표함으로써 정권 몰락에서 선거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라고 말하고 있다. ‘1980년에서 83·84년까지 전두환 정권이 못하는 일이 없을 것처럼 막강한 권력으로 보였다. 그런데 1985년 2·12총선에서 새로 만들어진 신민당이 선거판을 휩쓸었고, 박종철의 죽음으로 민주화운동이 거세게 일어남으로써 전두환 정권이 몰락하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평가 하고 ‘1988년 총선에서 국민은 여소야대 국회를 만들었고 5공 청문회가 열려 결국 전두환을 백담사로 보낸 것도 선거의 결과’인 것은 우리나라 선거의 역동성이라고 주장한다. 이후 전두환·노태우를 감옥에 보낸 것도 선거를 통한 국민의 역동성이 없었다면 가능치 못한 일이다. 그러고 보면 한국은 근대화가 늦게 출발한 나라이지만 어느 나라에서도 보지 못한 역동성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 역사에서 혁명이란 ‘역성혁명’이었다. 정권이 바뀐 것은 민중의 주도권이 바뀐 것이 아니라 권력의 주도권을 가진자들의 자리가 바뀐 것이고, 혈족의 씨를 말리는 철저한 보복의 역사였다. 그러나 근·현대 역사는 외세의 침략과 독재 정권에 항거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에도 불구하고 민중의 권력을 탄생시키지는 못했다. 특히 분단 체제에서 민주주의는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피를 흘리지 않고 사회변화를 꿈꾸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역사였다. 이런 점에서 저자는 선거가 가지고 있는 역동을 보면서 우리들에게 인내심을 갖자고 말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대선은 1967년 6·8선거처럼 병든 선거였다. 사실 해석하기 쉽지 않은 결과이다. 그것이 성장 제일주의에 빠진 우리 사회의 병적인 선택이라고만 나무라기도 어렵다. 어쨌든 우리나라에서 선거는 오래되고 낡은 것, 권력이 집중되고 국민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했을 때에는 그것이 독재 정권이든 진보정권이든 반드시 바뀌어 갔다는 사실에도 주목 할 필요가 있다. 이번 총선에서 서울 지역에서의 ‘뉴타운’ 폭풍은 우리사회가 자유주의적 시장 경제에 노출되어 대안 없는 진보세력의 주장을 무력화 한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뉴타운’ 공약이 허구이고 이 거짓된 공약에 표를 던진 유권자들도 문제이지만 이러한 허구에 대안이 되지 못한 진보진영의 문제가 더 크다 할 수 있다. 선거에서 나타난 민의를 우리는 지금 당장 쉽게 가늠하지 못한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 현대사를 선거의 역사로 돌아봄으로써 우리보고 인내를 갖자고 말한다. 인내한다고 해서 국민들의 역동성이 과거처럼 다시 발휘될지는 의문이다. 역동성은 국민들의 변화에 대한 요구에 답을 주고 이에 조응하는 운동을 펼치고, 이 과정에서의 순결한 자기희생을 통해 국민들에게 비전을 주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이 책에서 아쉬운 것은 강의 내용을 이야기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어서 짧게 읽기에는 쉽지만 역사적 상황에 대한 일정정도의 이해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요즘 정치와 정치인을 부패 그 자체로 인식하거나 희화화하는 상황에서 인내와 역동성이라는 언어로 선거의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저자는 역사를 긴 호흡으로 바라볼 것을 주문 한다. 김남규/ 기독교사회운동연합 사무국장, 안성 청소년문화의집 관장 등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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