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08.5 |
[김환표의 매체비평]
관리자(2008-06-09 22:39:05)
‘특명! 공개수배’ 종영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 김환표ㅣ전북민언련 사무국장 KBS가 ‘특명! 공개수배’를 돌연 중단했다. 지난 2007년 5월 첫 방송을 시작한 ‘특명! 공개수배’는 총 42회가 방영되는 동안 74명을 수배해 이중 11명이 자수하고 38명이 검거되는 등 검거율 51%를 기록해 화제가 됐던 프로그램이다. 시청자들이 한회 평균 200~300건의 문자 메시지 및 100여 건의 전화 제보를 통해 경찰의 범죄자 검거에 많은 도움을 주었을 만큼 ‘특명! 공개수배’는 범죄 해결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한 것이다. 하지만 ‘특명! 공개수배’는 방영 초부터 청소년의 모방 범죄를 조장한다는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KBS가 프로그램을 폐지하며 내세운 “가족 시간대에 시청하기 부적절하고 모방범죄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도 그런 사회 여론을 반영한 것이리라. ‘특명! 공개수배’의 폐지를 두고 찬반 논란이 치열하지만, 사실 더 큰 문제는 케이블TV다. 마음만 먹으면 케이블TV를 통해 범죄 수법을 재연하는 각종 영상물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다매체, 다채널로 상징되는 매체 환경의 급변으로 시청률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으며, 시청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성과 폭력’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중심에 CATV가 있다. 불행한 일은 권력이 TV에서 CATV로 이동 중이라는 사실이다. 현재 케이블TV 가입자는 1500만에 달해 공중파에 버금하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문제는 ‘성과 폭력’을 주요한 소재로 삼은 프로그램이 케이블선을 타고 시도 때도 없이 안방을 침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중파 프로그램만의 폭력성을 문제 삼는 것은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라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콘텐츠 주도권이 CATV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공중파 프로그램의 질적 하락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성과 폭력’을 무기로 안방을 무차별적으로 공략하는 CATV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것이 ‘특명! 공개수배’의 폐지가 우리에게 남겨준 교훈일 것이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