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5 |
[저널초점 ◎ 좌담회] 관립문화공간 무료화 논란
관리자(2008-06-09 22:35:02)
문화향유권’, 이제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전북도립미술관이 무료화를 앞두고 있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문화시설을 무료로 도민들에게 개방한다는 것은 분명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무료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곰곰이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번 호에는 전북도립미술관의 무료화를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예술의 공급자인 조각가 강용면 씨와 소비자인 황은경 변호사, 그리고 구성은 시의원과 이종진 전북민예총 사무처장이 참석했다. ‘무료화’ 자체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에서, 나은 전시의 질과 서비스를 전제 했을 때 ‘무료화’도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 등 다양한 내용의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날 좌담회의 내용을 가감없이 싣는다.
주 제: 전북 도립미술관 전면 무료
개방 어떻게 볼 것인가
일 시: 4월 24일 오후 4시
장 소: 문화저널 사무실
진행·정리: 최정학 기자
참가자: 강용면 조각가
구성은 前시의원
이종진 전북 민예총사무처장
황은경 변호사
최정학 바쁘실텐데, 참석해주셔서 감사하다.
다들 보셨겠지만, 엊그제 전북일보에 관련 내용이 나온 것처럼, 지금 전북도립미술관이 무료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국공립 미술관 및 박물관 무료화는 이명박 정부의 공약사항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일단 국립 미술관들과 박물관은 올해 시범적으로 5월 1일부터 연말까지 상설전시에 한해서 무료화를 한다고 한다. 기획전 같은 경우는 여전히 유료다. 전라북도는 이것과는 별개로 일을 추진하고 있는 것 같은데, 시민들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또 다른 입장들이 있을 것 같다.
또 하나는 전북도립미술관은 무료화를 추진하는 반면에 경기전 같은 경우는 전주시에 확인해 보니 2010년에 유물전시관이 건립되면 유료화를 하겠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비슷한 성격의 시설들인데 한곳은 무료화를 추진하고 한곳은 유료화를 하겠다고 한다. 물론 각 시설들의 성격이나 관리주체가 다르긴 하지만, 시민들이 바라보기에는 조금 헷갈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오늘은 전북도립미술관 무료화를 토대로 관립 문화시설의 요금징수에 대한 이야기까지 그 범위를 넓혀 가갈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논의는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고, 다양한 각계각층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어보고자 하는 것이니까. 부담 없이 말씀해달라.
“박물관과 미술관은 다르다”
이종진 사실은 문화시설의 유료-무료화를 논하기 전에 각 문화시설이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의 만족도나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게 우선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맥락에서 저는 대통령이 박물관-미술관의 유무료까지 대통령 공약을 낸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문제는 이제는 대통령이나 정부에서 하지 않아도 충분히 국민의 의식 수준이 성장했으니 스스로가 결정하고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서 할 수 있는 때와 시기가 충분히 됐다는 것이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무료로 하자는 이야기를 국가차원에서 논의한다는 것이 자체가 우리 문화적 수준이 이거 밖에 안 되나 생각하게 한다. 특히나 지역하고 수도권하고는 그 문화적 환경이 매우 다르다. 예를 들면 서울 같은 데도 특히 박물관을 예를 들면 박물관에 따라 그 전시 규모나 내용이 굉장히 다르다. 서울의 국립중앙박물관과 전주 국립박물관은 똑같은 국립이라도 그 규모나 내용이 다르다. 규모와 내용이 다르고 전시하는 금액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전주의 역사박물관이 한번 전시하는데 평균 500만원에서 1000만원의 예산을 가지고 한다. 그런데 중앙박물관의 경우 10억~20억을 가지고 전시한다. 똑같이 볼 수 없는 것이다. 같은 전주에서도 전죽국립박물관은 2억에서 3억을 가지고 전시하는데 반면 역사박물관은 평균이 1000만이 안된다. 전시가 그런데 이것을 똑같이 무료네 유료네 말하는 것 자체가 대단히 이상하다.
최정학 미술관과 박물관은 그 성격이나 내용이 다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종진 박물관은 불특정 다수의 많은 사람들이 관람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역사라고 하는 지역 사에 대한 관심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반면, 미술관은 불특정 다수 모든 사람이 보는 것은 아니다. 그쪽에 관심이 있고 특정한 목표를 가지고 보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미술관은 전주만 보더라고 갤러리들도 많이 있고 미술작품을 전시,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이 있다. 하지만 소규모, 중간 규모의 미술관에서 하지 못하는 여러 가지 것들을 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각 광역자치단체에서 하나씩 도립미술관을 만들어 놨다. 과연 그렇다면 돈을 주고 안주고 하는 문제가 중심에 서야하는가? 전시의 내용물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이런 것이 중심에 서있어야지 유무료는 중요치 않은 문제라는 것이다.
무료화 한다는 것보다는 내용물들을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꾸며서 시민들에게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시민들에게 어떤 의미를 부여할 것인가의 문제가 훨씬 더 중요하다.
최정학 유무료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특히나, 전북도립미술관은 고유의 영역과 목표가 있으므로 그것을 어떻게 충실히 채워서 시민들에게 의미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는 말 같다.
“입장료는 최소한의 품위유지 비용”
구성은 먼저 경기전 유료화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겠다. 경기전이 상당히 중요한 우리지역의 문화유산인데 우리 시의원들 중에서 장태영의원이 이 부분에 대한 문제를 많이 제기 했다. 경기전에 보면 하마비, 안에 보면 태실, 이런 것도 있고 안에 들어가 보면 예전에 어진 모셔진 곳에 가마들 많이 있다. 그런데 무료로 하다보니깐 역사적인 가치나 역사적인 부분들 보다는 공원화가 되어버렸다. 그 안에 역사적인 것이 있어서 좋다. 자랑스럽다 이런 것이 아니라 나무들이 많으니깐 거의 공원화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특히나 여러 가지 가마라든지, 어진들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소중한 가치에 비해서 그 가치를 못 느끼고 지나가는 자리가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