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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4 |
[서평] 대한민국에 교육은 없다
관리자(2008-04-18 15:40:42)
爲己之學으로 행복을 추구하라! 한진희ㅣ두 아이의 엄마·푸른꿈고등학교 교사 새우깡에서 쥐머리 나왔대. 참치 캔에서 칼날 나오고, 급기야 컵라면에서 유충이 나오다니… 우리의 일용할 양식 컵라면 그래도 너 먹을거야? 오늘 아침 우리 반 모임에서 나는 아이들과 이런 메시지를 나누었다. “혀끝의 달콤함보다 가슴이 요동치는 달콤함을 즐기라 ” 가슴이 울리는 달콤함을 즐기기 위해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고 했다. 먹거리에도 사회적 공공의 윤리가 사라지고 ‘이윤’이 최고의 가치가 되어버린 세상에 산다. 무한‘경쟁’에 이겨 이윤을 추구하여 자유를 누리라 요구되는 삶의 방식 앞에 우리는 차라리 로봇이고 싶다. 아니 이미 가슴은 뛰고 있으나 로봇인지도 모른다. 내 운명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 우리는 그것을 알아야 한다. 이득재 선생의 「대한민국에 교육은 없다」는 물고기가 헤엄칠 물, 새가 날 하늘을 바로 볼 수 있게 한다. 내 운명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손을 알게 한다고 할까. 그리고 다음 우리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그것은 독자들의 몫이다. 금빛 찬란한 새장, 그대는 행복한가? 십대를 송두리째 바치며 입성을 꿈꾸는 ‘지성의 전당’ 대학은 기업화되고 있고 결국 자본이 대학을 평가하는 사태에까지 이르고 있다. 국가와 자본 사이에서 동요하는 지식의 양상을 만나게 한다. 21세기 신자유주의라는 자본의 이데올로기는 금빛 찬란한 새장으로 둔갑하여 이 땅의 청춘들의 사고와 행동을 가둔다. 정치, 시민의식을 잃게 하고 더 이상 자아를 성장하지 못하게 한다. 공공성의 후퇴, 국가와 자본에 의한 신자유주의의 도입 및 강화가 대한민국 교육 문제의 밑바탕에 깔려 있다고 저자는 피력하고 있다. 「까치는 청사진이 없어도 복잡한 나뭇가지 틈으로 멋지게 자신의 집을 짓는다. 이처럼 모든 생명체는 스스로를 계획하고 실행할 줄 아는 능력을 갖고 태어난다.」깊은 공감을 이루었던 표현이다. 대한민국의 교육은 그 능력을 잠재우고 있다. 새의 행복은 나는 것이 아닐까! 부모가 국가가 새의 행복을 강요하며 최고의 먹거리에 최고의 새장을 제시해 주어도 그것은 새장일 뿐이다. 좋은 값에 쓰일 수 있도록 치장되는 상품일 뿐이다.   물어야 한다. 물을 수 있어야 한다. 물을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왜 내 운명을 국가와 학교가 결정하는가?’ 끄적끄적 글을 쓰고 있는 나를 찾아온 한 학생에게 물었다. 넌 학교에서 공부 왜 하니? “음. 내가 원하는 공부는 나의 지적 욕심에 의한 것도 있고, 삶에 도움이 되는 공부예요. 근데 학교에서 일반적으로 배우는 교재 안의 지식도 그 지식을 풀어내는 방식도 썩 마음에 들진 않아요.” 대안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답변에 대하여 아쉬움, 미안함이 혼재하긴 하나 적어도 나를 위안시키고 희망적이다. 보이지 않는 손에 조정되는 삶을 살고 있지는 않으며 주체적으로 사유하고 있어 보이기에… 새장의 문을 열 준비가 되었기에… 혁명, 새장의 문을 열라 며칠 후면 4.19혁명 기념일이 다가온다. 고등학생이 중심축에 서서 사회변혁을 일구어냈던 역사. 대학입시와 취업문 앞에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은 커녕 자신의 삶의 방향을 모색하지 못하고 하나의 쓸모 있는(?) 자원이 되어가고자 하는 젊은 청춘들! 살아있는 그들의 삶에 주체적으로 개입해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돌려주어야 한다. 「.... 일대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대학 입시 철폐는 사회 운동이지만 프로그램 마련은 교육운동이다. 교과서를 없애고 수업 방식도 암기에서 토론으로 혁명적으로 바꿔야 하며 무엇보다도 실사구시에 바탕을 두고 현실을 해석하는 능력을 길러내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정보들을 외우고 외운 대로 정답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정보들을 가공·조립해 지식을 생산해내고 현실에 대처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본문 192쪽」 입시철폐와 대학평준화를 학벌사회 폐지와 교육정상화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에서 교육개혁은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 한 있을 수 없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학입시를 통해 신분과 권력이 보장되는 사회를 비판한 글을 대할 때면 한줄기 소나기를 만난 듯하나 해결해야 할 과제를 직면한다. 부모와 자신의 사회적 ‘안정’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비판은 쉽지만 선택은 녹녹치 않다. 우리를 바보로 만드는 대한민국의 교육현실 앞에 강한 메시지를 던지고 싶은 『대한민국에 교육은 없다』는 문제의식 없이 우리사회 주류의 흐름을 따르는 이들의 정신을 뒤흔들고자 한다.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뒤흔들렸으면 좋겠다. 그 흔들림이 퍼져 큰 운동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파트 단지 내 엄마들이 모여 이야기하고 방과 후 학원으로 향하는 아이들이 모여 이야기하고, 취업공부 책 덮고 대학도서관에서 이야기 되었으면 좋겠고, 온갖 업무에 바쁜 교무실에서 이야기되면 좋겠다. 이제, 금빛 찬란한 새장 속 새의 눈물을 가슴으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을 위한 배움으로 행복할 권리를 십대들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 그것이 혁명이다. 한진희/ 전북고창에서 태어났다. 경희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1998년부터 대안학교인 무주 푸른꿈고등학교에서 미술교사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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