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08.4 |
[형성은 박사의 공간이야기] 노인들이 다리 밑으로 모이는 이유
관리자(2008-04-18 15:29:44)
전주 3대 음식 중 하나인 "오모가리탕"을 파는 곳 전주천, 시민들의 좋은 휴식처로 전주를 대표하는 전주한옥마을과 전주전통문화센터가 인접한 장소가 전주천이다. 이곳은 전주 최대 재래시장인 전주 남부시장과 함께 외로우신 노인들에게 좋은 휴식장소로 무료배식, 무료공연, 무료이발 등 노인을 위한 장소로 전주의 탑골공원이라 불리고 있다. 그런데 전주남부시장 싸전다리 밑 전주천변을 내려가 보면 이곳의 공통점은 별반 일거리가 없고 외로운 노인들이 군데군데 모여 화투판을 벌이거나 의자 등에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다는 것이었다. 날이 따뜻해지는 요즘 들어 더 많은 노인들이 다리 밑으로 모여 그들만의 ‘다리 밑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다리 밑 문화는 전주뿐만 아니라 전국 어느 지역이나 다리 밑 풍경이 동일하다. 이곳은 해방 전후를 시작으로 오갈 데 없는 노인들이 그들만의 문화를 다리 밑에 만들고 수십 년째 이어오고 있다. 그런데 이곳은 한여름 노인들의 더위를 식히며 휴식을 취하는 건전한 장소가 아닌 제법 큰 판돈이 오가는 놀음판의 장소로 40∼50대 중년층과 잡상인들까지 가세하여 노인들의 주머니를 노리고 있다. 이곳에서 노점상을 하는 어느 상인은 할아버지들의 주머니를 챙기는 젊은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또한, 화투를 치지 않는 노인들은 술을 마시고 온종일 취해있는 경우도 있다. 만취상태로 전주천을 건너거나 주변 차도의 교통사고의 위험도 있지만 이곳을 찾는 노인들은 집에 혼자 있는 것보다 이곳이 더 편하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 전 전주시는 이러한 노인들만의 공간을 도박과 음주, 싸움과 불법영업 등 불건전한 문화로 변질돼가는 이유로 싸전 다리 밑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오래전부터 노인들의 휴식공간으로 사랑을 받던 공간이 도박과 불법행위가 확산될 우려가 예상된다는 이유로 2006년 불법시설물 강제철거에 이어 얼마 전 관련부서들이 모여 싸전다리 밑에 공원 설치 정비 대책을 마련하였다. 다리 밑 노인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대신하여 동서학동에 노인휴게소를 만든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주시의 후속 대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며 담배와 술을 금지시키고 화투 등 놀이를 금지시키는 경로당과 노인휴게시설에 얼마나 많은 노인들이 모일지 의문이다. 예상하건대 다리 밑으로 예전과 같이 노인들이 다시 모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러한 노인들의 ‘다리 밑 문화’는 단순한 행정상의 사회적 상황에서 판단하고 간단하게 처리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우리나라 곳곳에 만들어진 노인들만의 다리 밑 문화를 어떻게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노인의 여가활동 생활만족도”에 대한 보고서에 의하면 노인의 정의를 생활 주기상의 최종단계로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측면에서 능력이나 적응성의 퇴화현상이 발생, 이로 인해 사회적 기능 수행에 장애를 초래하는 시기를 노년기의 노인이라고 칭하며, 연령기준으로는 노인복지법상 65세 이상, 정년퇴직 시 55세, 사회적 통념상 60세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노인들의 여가생활의 선호유형은 사교와 오락 활동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지만 지금까지의 산업화, 근대화 세대로 중년까지 일 위주의 생활환경이 여가 활동에 대해 배울 기회마저 미비하고 여가 시간을 즐길 줄 모르는 요즘 노인들은 과거 여가활동 경험이 부족하여 어떻게 여가생활을 보낼지 모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노인들의 여가 생활은 용돈 벌이를 위한 소일거리인 화투나 장기 문화가 노인들의 여가생활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건전한 여가 생활을 위한 장애요소로는 건강이 나빠서, 기술이나 방법을 몰라서, 경제적 사정 및 장소 부족 등의 이유로 건전한 여가 생활을 해보지 못하고 이다. 경로당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여가프로그램이 단순하고 시설의 낙후 등으로 노인복지 시설이 외면당하고 있어 고령화 추세에 맞는 복지 정책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노인들이 여가생활을 위해 다리 밑으로 모여드는 이유로는 별다른 기능 없이 방치된 공간으로 누구나 쉽게 이용 가능한 공간, 주위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막힌 공간, 금전적 부담감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쉽게 노인들이 모이고 있다. 이것은 근처의 교통 환경이 좋아 쉽게 이동할 수 있다는 지리상의 이점도 한목하고 있다. 그런데 왜 이러한 노인들의 여가생활 공간이 도박과 술판으로 변해가는 것일까 이것은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여가시간을 즐길 줄 모르는 노인들과 건전한 여가시설의 부족이 공간의 슬럼화를 가속화 시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관련 행정부처는 노인들을 위한 휴게소를 건립하는 것으로 다리 밑 노인들의 여가생활을 충족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휴게소 건립과 함께 노인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못한다면 다시 노인들은 다리 밑에 모일 것이다. 또한, 이러한 대안들이 충족시키기 전까지는 현재 노인들의 여가생활 공간인 다리밑 공간을 폐쇄하는 것보다 노인 여가활동의 질 향상을 위해 복지 서비스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현재 다리밑 공간의 현실은 95% 이상이 노년층이며 휴식 시설의 미비와 쓰레기, 노상 방뇨로 악취 등 시각적 불쾌함을 초래하고 있으며 장사꾼들의 영업과 도박으로 인해 주변 환경의 열악하다. 앞으로 주변시설의 정비와 함께 건전한 문화 형성을 위한 시민단체와 행정당국의 지도, 홍보가 우선시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