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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 |
[마당수요포럼] 풍남제
관리자(2008-01-18 22:22:44)
지역의 토론문화와 마당수요포럼의 방향 ‘지역문화’가 화두가 되면서, 포럼이나 학술대회 등 지역문화의 이슈를 끄집어내고 공론화하는 각종 토론회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12월 26일 ‘공간 봄’에서 열린 예순 번째 마당 수요포럼은 ‘지역의 토론문화와 마당수요포럼 발전방안’을 주제로 펼쳐졌다. 마당 수요포럼은 ‘문화정책에 대한 비판과 대안의 모색을 통해 지역 토론문화를 활성화 시키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문화예술인들이 전북 문화정책의 주체자로 되는 것을 목표’로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냉정한 평가와 날선 비판을 꺼리는 지역 토론문화의 한계와 5년 동안 별다른 변화 없이 진행되어 온 수요포럼의 운영 방식, 문화정책이나 여론화에 미치는 영향의 미진함 등 은 앞으로 수요포럼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꼭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로 제기되고 있다. 이날 포럼의 참가자들은 그동안 수요포럼의 성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보다 충실한 포럼이 되기 위해서는 치밀한 기획이나 참신한 주제의 선정, 포럼운영위원회의 활성화 등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참신한 주제와 치밀한 기획이 필요한 이유 예순 번째 마당수요포럼은 ‘지역의 토론문화와 마당수요포럼 발전방안’을 주제로 펼쳐졌다. 매달 한 차례씩 지역문화의 현황을 주제로 다양한 논의들을 담아내는 마당수요포럼이 만 5년, 예순 번째를 맞았다. 그동안 마당수요포럼은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다양한 담론들이나 뜨거운 이슈들을 끄집어 내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내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5년 동안 한번도 빠짐없이 진행해 오면서 부닥쳤던 한계도 만만치 않다. 이날 포럼에서는 그간 마당수요포럼의 성과와 한계,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을 짚어보았다. 발제자 없이 진행된 이날 포럼의 첫 말문은 이종민 전북대 교수가 열었다. 마당수요포럼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먼저 수요포럼의 한계에 대해 말했다. 그는 “포럼이라는 것 자체가 사실은 열린 토론이라기보다는 일정한 의식과 지향성을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학습’을 겸해서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수요포럼은 이런 부분에 대한 성격 규정이 출발할 때부터 조금 애매했었던 것 같다”며, “처음 수요포럼을 시작했을 때에는 우리지역의 중요한 이슈가 되는 것들을 토론을 통해 의견을 모아내고 이것이 어느 정도 정책에 영향을 좀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뜻이었다. 이를 위해 포럼 운영위원을 만들어서 이런 작업들을 해왔는데, 결집력이 조금 부족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종진 전북대 강사는 “물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꼭 지켜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수요포럼은 그동안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다양한 담론들이나 뜨거운 이슈들을 담아내고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내는 역할을 해왔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보다 얼마만큼 깊이 있는 논의들을 이끌어 내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지금까지 수요포럼은 그 역할을 잘 해왔다”며, “시간이 지나면 환경도 변화하기 마련이다. 마당 수요포럼도 시대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그때그때 여러 중요한 담론들을 담아내면 될 것이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이종진 씨의 말에 김승민 마당 기획실장은 “2003년도에 수요포럼을 시작하고 오늘 예순 번째 자리를 마련했는데, 그동안 많은 관심을 받기도 하고 별 관심을 받지 못하기도 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왔다. 수요포럼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어려움도 많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의 상태로 계속 이어간다면 앞으로는 더욱 한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마당 수요포럼 운영위원들과 함께 앞으로의 방향에 더욱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이유다”고 말했다. 정성엽 전주한옥마을예술공동체 단장은 기획의 치밀함을 역설했다. 그는 “이종민 교수께서 포럼은 의식과 지향점을 공유하는 사람들끼리의 ‘학습적’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는데, 이 말이 맞다. 초등학교에 1학년에 들어오면 처음에는 아주 기초적인 것부터 시작해서 점점 학습의 깊이와 범위를 넓혀 나간다. 그렇지 않으면 학교의 존재 이유가 없다. 그런데 수요포럼은 지금까지 5년 동안 별다른 변화 없이 진행되어 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요포럼에 참가했던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대체로 ‘공허하다’라는 말이 많았다. 꼭 정책에 반영하고 여론을 형성시키지는 못하더라도 참가자들이 뭔가를 얻어가고, 또 뭔가 해결책이 나왔다는 생각을 해야 하는데, 수요포럼은 여러 계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와서 구체적인 방안에서부터 원론적인 이야기까지 어떤 또렷한 초점 없이 서로 말을 하다보니 뭔가 합의 같은 걸 이뤄내지 못하는 것 같다. 치밀한 기획으로 논의의 방향과 깊이를 조정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며 포럼의 참여자는 늘리되 기획은 치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민 교수는 지역 토론문화의 한계에 대해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수요포럼의 주제는 전주에서 진행된 축제나 문화행사의 평가를 겸한 자리도 있었고 기획안에 대한 자리도 있었는데, 축제를 기획하는 측에서는 미리 기획안을 유출할 필요가 없다고 해서 발표를 꺼리고 평가를 하는 자리에서는 냉정한 평가나 비판 없이 어정쩡한 이야기들만 주고받기 십상이었다. 그래서 보다 심도 있는 논의들이 진행되지 못했고, 이것이 수요포럼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었던 것 같다”며, “수요포럼 뿐만 아니라 다른 학술행사나 토론회를 보더라도 주례사 논평 등 우리나라 토론문화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들이 많다. 앞으로도 이런 부분이 수요포럼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리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논의는 수요포럼을 활성화 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이어졌다. 김병철 컨티뉴 사장은 “전주 열섬화를 주제로 수요포럼을 한 적이 있다. 그때 포럼에 참여하고 나서 전주에 실개천을 만든다는 기사가 나오는 등 포럼 주제와 연관된 여러 일들이 지역에서 이뤄지는 걸 보았다. 그런데, 그 다음에 이와 관련한 포럼이 이어지지 않았다. 한번 주제를 잡았으면 끝까지 파헤쳐야 한다”며, “얼마 전에는 전주아트폴리스 추진 관련해서 포럼을 했었다. 이와 관련해서도 치열하게 논쟁하고 비판해야 할 부분이 많다.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조금 일찍 시작해서 몇 시간이 걸리더라도 끝장을 보는 그런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성엽 단장은 “상호비판의 어려움이 포럼의 치열함을 방해한다면, 사안에 따라서는 외부전문가를 초빙해 포럼을 진행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고, 이종진 강사는 “지금까지 시간의 제약이나 참여자들의 구성 때문에 변죽만 울리다가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면, 포럼 본연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자리를 위해 전문가 포럼을 한 번씩 해보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고 제안했다. 권오성 축제평론가는 외연의 확대를 주장했다. 그는 “포럼의 주제를 꼭 전주에 국한해서 할 필요는 없다. 익산 같은 경우만 해도 축제나 익산 미륵사지 등 현안문제들이 많다. 그런데 그런 문제를 함께 논의할 사람이 없어 문제다. 이런 곳에 한번씩 와서 그 지역의 현황에 대해 논의를 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한 뒤 “그야말로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서 자유분방하게 얘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 다분히 선정적인 주제를 잡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완자 전 전북도의원도 포럼의 주제에 대해 말했다. 그는 “수요포럼 안내문에 이메일로 오면 그것을 보고 관심이 있고 정보를 얻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 찾아왔다. 그러다보니 아이디어를 얻어간다던지 아니면 그동안 몰랐던 것을 알아간다던지 하는 상당한 도움을 많이 얻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런 자리는 꼭 필요하다. 수요포럼이 아니면 얻기 힘든 정보가 많기 때문이다”며 “주제로 보자면 그동안 시나 도의 정책에 대한 것들을 많이 한 것 같은데, 사람들에게 호기심과 참여욕구를 불러 일으킬만한 주제를 찾아 짚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논의의 방향은 수요포럼 운영위원회의 활성화 방안으로 이어졌다. 이종진 강사는 “2006년도에 민예총 정책위원을 해봤는데, 1주일에 한번씩 회의를 했다. 부담이 많이 갔지만, 전반적으로 돌아가는 것도 그때그때 알 수 있었고 책임감도 많이 느끼게 됐었다. 수요포럼 운영위원으로서 수요포럼에 대한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그런데 이런 문제는 한두 명이 짊어지고 가는 것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공동의 책임을 지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수요포럼 운영위원이 열 명이 있으니까, 이 조직이 잘 굴러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활용해야 한다. 자주 만나고 역할도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1년에 한번씩 만나고 하면, 결국 들러리 밖에 안된다”고 말했고, 정성엽 단장은 “정읍에서 포럼을 하나 운영하고 있는데, 정읍시에서 1년에 5백만 원 정도 지원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럼 운영위원들과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밥값을 받는다. 예산을 포럼을 위해 쓰자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당 수요포럼도 마찬가지로 한달에 한번씩이라도 함께 만나 식사도 하고 이야기도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수요포럼의 형식에서 포럼운영위원회 활성화, 주제 방안까지 다양한 논의들이 오갔다. 포럼의 끝자락 이종민 교수는 “오늘 자리를 통해 많은 아이디어들이 떠오른다. 환경문제의 경우는 환경단체와 연대하고, 미륵사지문제나 동학 문제 같은 경우도 관련 단체와 연계해서 주제를 정하고 포럼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 포럼 운영과 관련해서는 수요포럼 회원제를 운영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모든 사람들에게 문은 열어 놓되, 회원들은 필히 참석하면서 이들을 기본으로 운영위원회를 조직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마당 수요포럼의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이 자리에서 당장 어떻게 하겠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 이대로는 힘들 것 같다는 것이다. 앞으로 마당 운영위원들과 자리를 만들어 좀더 진지하게 얘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면서 이날 자리를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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