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 |
형성은 박사의 공간이야기
관리자(2008-01-18 22:14:20)
지역이기주의, 우리에게 무엇이 남겨지는가
전국적으로 지역과 도시개발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도시 전체가 새 옷 입기에 한창이다. 특히 요즘 들어 정부 및 기초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지역개발은 주민과 시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역과 도시개발에 있어서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 지역주민과 관련된 갈등의 발생이다.
전북혁신도시 건설을 위한 전주시와 완주군 간의 갈등, 광주 문화중심도시 사업 등 지역 간 이해관계에 대한 견해차이로 사업들이 방향을 잃고 있다. 또한, 호남고속철도 노선을 놓고 대전시와 충남도 대립하고 있고, 삼성의 승용차 공장의 유치를 기대했던 대구시민들이 부산 신호공단으로 결정되자 삼성제품 불매운동에 들어갔던 것도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이러한 지역의 복지증진이나 재정적인 수입의 증대 등이 예상되는 개발이나 시설의 입지를 둘러싼 지역 간 집단적인 경합이나 경쟁은 흔히 ‘핌피’(PIMFY: please in my front yard) 현상이라고 이야기한다. 핌피현상이란 수익성 있는 사업을 내 지역에 유치하겠다는 지역 이기주의 일종이다.
이와는 반대로 원하지 않는 시설물 유치에 대한 주민이나 지역의 반대는 ‘님비’(NIMBY: not in my back yard) 현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님비는 부안 핵 쓰레기장 유치에 대한 주민과의 갈등, 대구시의 하수종말처리장 문제, 경기도 여주군의 쓰레기매립장 문제 등과 같이 원자력발전소, 쓰레기 소각장 등 혐오시설을 내 이웃에 둘 수 없다는 지역 이기주의로 시설 입지에 따른 당사자 배제, 부동산가치 하락, 위험성의 불확실성 등에 대한 이유로 집단적 분쟁과 시위, 농성 등 물리력이 동원되고 있다.
님비현상의 유래는 1987년 3월 뉴욕 근교의 작은 동네 아이슬립에서 배출된 3천 1백 68톤의 쓰레기를 처리할 방법이 없자 그 쓰레기를 처리할 곳을 찾아 쓰레기를 실은 바지선이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앨라배마,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텍사스 등 미국 남부 6개주를 운행하며 협의하였으나 받아주는 곳이 없어 중남미로 방향을 바꿔 멕시코, 벨리즈, 바하마 까지 운행하였으나 지구촌 어디에도 이것을 받아 줄 곳이 없었다. 결국, 쓰레기는 6개월 동안 6개주 3개국을 떠돌아다니는 6천 마일을 운행하여 다시 아이슬립으로 되돌아오게 되었다. 그때 생긴 단어가 바로 이 님비 현상이다. 결국, 뉴욕시는 이 사건을 계기로 공평부담기준이란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다. 이 규칙은 특정지역에 혐오시설에 대해서는 지역차원에서 부담과 이익을 공평하게 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이 혐오시설 설치에 대한 직접보상, 또는 세금감면, 일자리제공, 보험가입 등의 간접보상을 포함하고 있다.
이렇게 지역개발과 복지 증진 등을 위한 사업들의 갈등은 지역이기주의라는 용어로서 부정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지역 이기주의는 자기 지역의 발전을 지역주민의 참여를 통해 건전한 시민의식이 함께 할 수 있다면 이것은 지방자치를 위해 더없이 바람직한 방법으로서 과거와는 달리 갈등을 소극적 시각으로만 보지 않고 신중한 진단과 검토를 필요로 하는 장점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일어나고 있다.
이렇게 지역개발과 복지 증진 등을 위한 사업들의 갈등은 지역이기주의라는 용어로서 부정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지역 이기주의는 자기 지역의 발전을 지역주민의 참여를 통해 건전한 시민의식이 함께 할 수 있다면 이것은 지방자치를 위해 더없이 바람직한 방법으로서 과거와는 달리 갈등을 소극적 시각으로만 보지 않고 신중한 진단과 검토를 필요로 하는 장점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일어나고 있다. 적당한 갈등은 더 좋은 생각을 낳게 하고 상대방 모두에게 유리한 방법을 채택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역할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역 이기주의 중 성공적인 대표적인 사례가 청계천 복원사업이다. 20만 명의 상인이 생활하고 하루 17만대의 차량이 통과하는 청계천 주변은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사업을 무리 없이 잘 조정하여 성공하였다. 한국의 가장 번화가인 서울 한복판에 대규모 도시개발 사업을 극단적인 소송절차를 거치질 않고 진행하였다. 서울시는 청계천 상인단체와 협상을 통해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공식적인 대화의 장으로서 보상문제, 사후 운영관리 등을 협의하였고 비공식적으로는 직접 상인들을 방문하여 세부적인 부분까지 상인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로간의 신뢰를 구축할 수 있게 충분한 대화와 정보의 공유 그리고 언론은 갈등 발생 시 보도를 통해 시민과 상인에게 비판과 감시 기능을 발휘하도록 하여 문제점을 해결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협상을 통한 합의 내용은 반드시 문서로 공식화하여 재분쟁의 소지를 없도록 하여 갈등을 축소해 나갈 수 있었다.
지금까지 대부분 사업들의 궁극적인 실패 원인은 사업의 진행은 다수의 주민과 지역의 발전에 기여하지만 진행상의 피해는 해당지역 주민에게 집중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 들어 정부에서는 갈등을 제도적 차원에서 해결하기 위한 관련법을 제정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것은 법제도의 기반이 튼튼하지 못한 상황에서 진행되는 사업들은 갈등을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업을 원래의 계획대로 진행되려면 충분한 보상, 설득, 홍보, 교육, 주민참여 등 다양한 방법들이 충분히 계획되고 진행되어야 하지만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사업의 상호간 갈등에 원인은 다양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나 제도, 혹은 사업이 충분한 명분을 가지지 못할 경우, 행정 절차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못할 경우, 정보 공개와 의사소통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갈등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올해에도 우리 주변에서는 수많은 사업이 진행, 계획되고 있다. 사업시행자, 지역주민, 전문가들이 모여 지역과 주민들이 함께 발전과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대책과 방안들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