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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 |
지역사 자료와 자원 활용
관리자(2008-01-18 22:11:47)
지역사가 필요한 이유 이 해 준ㅣ공주대 교수 지역문화 현장과 연구자 지역문화 수요층의 요구는 정보화와 함께 더욱 다양화, 고급화하여 지역문화운동은 이제 과거와 같은 새로운 자료발굴이나 그에 대한 지적 우월감만으로는 연구의의가 충족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대상 내용도 과거와 같은 전통문화나 문화재 중심에서 이제 생활문화 전반으로, 그리고 현재적 가치와 체험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는 추세이다. 가치의 측면에서도 전통?과거지향에서 현재·미래적 관점의 문화가치로 변환되고 있다. ‘우리 것은 좋은 것이다’라는 식의 일방 논의시효가 지난지도 오래이다. 교육과 덕목 중시의 풍조도 체험과 비판으로 대체되어 이제는 객관과 명분, 시민의 동조가 없으면 그 선도력(先導力)은 무의미하다. 한편 지역의 문화자원은 ① 창작예술 분야 ② 교육 분야 ③ 관광 분야 ④ C.T 활용 분야 ⑤ 축제 및 이벤트 분야 ⑥ 브랜드 및 문화상품 분야 ⑦ 문화정보화 분야 등등 실로 다양한 활용의 분야에 모두 적용 가능하다. 그런데 이러한 인접분야에서의 문화자원 활용에서는 본질과 외형, 가치와 실제가 전도되거나 순서가 뒤바뀐 일들이 적지 않아 문제가 된다. 나아가 역사문화자원의 활용과 관련하여 [연구]와 [활용]을 접목하는 ‘엄밀한 전문가’가 없고, 교과과정도 변변하지 않다. 전공학과 시스템 속에서 역사문화자원의 정리는 가능하지만, 다양한 활용분야에 이용될 자료로의 가공과 연계노력은 애초 불가능할 수도 있다. 인력양성체제와 마인드에서 문제가 있는 것이다. 자료의 철저한 조사, 정리 흔히 21세기는 문화 경쟁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된다. 지역간·국가간 교류 및 협력도 경제중심에서 사회, 문화 분야 등 다방면으로 확대되고, 특히 이중 문화 부면의 중요성이 날로 증대되어 가고 있다. 바야흐로 경쟁에서 살아남고, 이기는 방법으로 문화가 활용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지역문화의 동질성은 향토애와 정체성의 바탕이고, 그 특수성은 바로 경쟁력이라는 실용적·적극적 판단이 필요한 시대이다. ‘산하나 강하나만 건너도 풍속이 다르다’거나 ‘장맛만 보아도 그 집의 문화를 알 수 있다’고 했듯이 지역마다, 집집마다, 사람마다 각기 다른 특성과 내음이 있다. 남들이 모르는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고, 의미가 있는 것이다. 아마도 지역의 문화자원 문제도 기본적으로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앞에서 지적했듯이 지역문화 현장의 변화는 매우 빠르고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자료의 경쟁력은 다음의 두 측면에서 매우 약하다. 즉 ① 문화재 중심, 특정성씨 중심의 경향이 보여주는 대상의 협소와 ② 현재적 의미와 활용의 부면에서 재생력이 부족하다. 최근의 지역축제와 문화이벤트,  문화유산해설, 문화콘텐츠 개발, 지역학과 지역문화예술 등의 부각을 유념하면, 바로 그러한 상대적 취약점을 공략당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그런데 기초자료가 철저하게 수집 정리되지 못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문화자원 활용은 사상누각이요, 결정적인 오류와 왜곡도 적지 않아 문제다. 필자는 매양 ‘① 1,000개의 콘텐츠 확보 → ② 5-10종의 소프트 개발 → ③ 1-2개소의 하드웨어 구축’이라는 분명한 단계적 노력이 관철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즉 문화원형 콘텐츠 발굴?정리문제는 지역문화 정체성 확보의 기초 작업으로 지역문화의 차별성, 상징성, 경쟁성, 자원화 가능성을 결정하는 기본 요소이다. 그런데 이 작업이 소홀하면 지역문화의 특성, 경쟁력의 수준도 함께 저하될 수밖에 없어서 ① 문화지료 조사, 정리 발굴에 소홀 → ② 자원화 가능한 지역문화 형상화 부진 → ③ 자기 식의 문화자원 활용 방향 없이 결국 타 지역 모방 → ④ 경쟁력 감소, 지역민의 자긍심 저하라는 악순환이 생기게 된다. 지역특성의 종합적 해석 다음으로 지역 특성에 대한 종합적 해석도 중요한 과제이다. 지역적 특수성과 차별성을 개관적으로 정리하는 것은 지역사 연구의 기본과제이자, 결론일 수 있다. 왜냐하면 그것의 성패가 곧 지역사 이해의 밑바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목표는 그렇다 하더라도 자료 발굴과 기술적 정리, 여기에 더하여 지역적 특수성과 상대성에 대한 평가를 정확히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연구자는 객관성과 논리성을 확보하기 위해 학계의 해당 시기, 해당 분야 연구성과를 먼저 정리하여야 하고, 그 보편성 위에서 지역 자료가 어떤 상대적 특성과 차별성을 갖는지 규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러한 지역적 특수성은 ① 같은 지역에서의 시기적인 변화과정과 함께 ② 같은 시기에 있어서 지역간의 차별적 변화내용에 대한 비교 검토도 병행하여 이해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계층별 이해의 종합 문제와 분야별 해석의 종합 문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지역사와 지역문화는 상대적 계층성을 가진 문화 집단들이 상호 협조, 경쟁, 타협하면서 이루어낸 지역공동체의 산물이다. 크게 보면 역사나 각 분야별 문화의 내용들은 이러한 각 계층과 집단들의 이해와 상충 변화의 과정을 겪으면서 변화 발전하였다고 생각되고, 결국 우리가 확인하는 모습으로 형상화되었다고 하겠다. 그런데 이러한 상충과 타협의 변화과정 상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과연 무엇이었느냐? 하는 문제라든가, 지배와 피지배층의 문화가 어떠한 상관 속에서 그 위상을 마련하였나?, 나아가 그 유기적 관계를 통하여 우리는 지역적 특수성·차별성을 구체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지역 교재와 지역사 교육 지역문화의 현대적 계승 방법과 인식문제도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즉 활용이나 교육, 또는 전달방식이 너무 구태의연하다는 것, 전통문화도 현재적 의미와 활용이 전제될 때 가치와 전승도 된다. 물론 방향이나 주객이 전도되고 본말이 전도되어서, 엉뚱한 쪽으로 가서는 곤란하게지만, 활용이나 교육에도 좀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문화가 전승되고 다양해질 것은 자명하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가 크게 주목할 것이 올바른 지역교과서의 편찬이다. 지역문화자료의 정리와 그 집성물로서 향토지가 지니는 의의는 매우 크다. 향토지의 수준은 바로 그 지역의 문화이해와 인식 수준을 대변하는 동시에, 그것이 지역문화를 아끼고 보살필 다음 세대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토지의 편찬은 여러 목적이 종합되어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주목해야할 타켓이 바로 초등학교 지역교과서이다. 초등학교 3-4학년용 ‘사회과 탐구’는 향토문화나 향토사, 향토학이 정착되지 못한 우리의 현실에서 향토의 지리, 사회경제, 역사, 민속 등 다방면의 자료를 엮은 초급단계의 매우 중요한 교과서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지역 특수성이 부각, 구현되지 못한 한계가 보인다. 이는 편찬위원회의 구성과 성격에 관련되기도 하고, 전문 인력의 참여가 없는 것도 이유이다. 그런가하면 초등학교 3·4학년 사회과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의 경우는 ‘구하기가 어렵다. 내용이 너무 방대하고, 전문적이다’라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연구자의 경우 ‘오류가 너무 많다. 너무 소략하다’ 등의 비판이 제기되고, 지역문화 활동가들로부터는 ‘현지 주민들에게 절실한 개발 및 환경문제, 다양한 취미활동 및 문화활동 등 현재성이 너무 떨어진다’ 등의 지적도 받는다. 자료수집가, 집필자가 모두 교사여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필요하다면 지역의 공동문제로서 경험을 가진 지역연구자들을 과감히 포함되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교사의 경우 지역출신 교사의 선정은 분명 의미가 크지만, 만약 기획단계나 자료 수집, 감수 단계에 향토사 연구자나, 시군·문화원 관계자, 전문연구자를 참여시켜 그들의 경험과 지식을 총괄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다면 여러 면에서 효율을 극대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화의 자원화와 지역문화 조사와 연구에 더하여 현재의 지역학은 지역의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문화관광, 교육체험, 문화산업)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물론 이는 당연히 필요한 요구이고, 피할 수 없는 과제이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는 우리가 매우 적극적인 대응과 대응을 하지 않으면 안 될 함정도 있다. 즉 원형의 훼손이나, 가치와 본말의 전도 현상이 적지 않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 주변에서 문화산업, 문화상품, 문화경쟁력, 문화전략 등등의 서로 걸맞지 않을 것 같은 합성어들이 자주 쓰이고 있는 것을 본다. 이는 현대사회의 문화자원 활용요구가 점차 증대되어 가고 있다는 증거인 동시에, 이제는 지역의 문화 자원이 과거와 같은 단순한 자기 정체성과 동질성 확보 차원에 국한되지 않고, 그 문화적 특성과 이미지가 바로 ‘상품’이 되고 ‘경쟁력’이 되며, ‘살아남는 수단’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곰곰 생각해 보자. 우리의 문화가 가진 본질적인 모습은 항상 아주 쉽고, 가까운 곳에서,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들인 것이다. 세계의 여러 나라와 경쟁하고,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이 같은 정서와 문화를 되살려 ‘특성화’, ‘차별화’ ‘상품화’하여야 소위 말하는 경쟁력도 생기는 것이다. 잘 생각하여 보면, 우리의 전통문화는 어떤 의미에서 수백 년, 혹은 그 보다 더 많은 시간동안 우리의 선조들에 의하여 ‘점검’되고 ‘평가’받으면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정말 생명력 있는 우리의 가치관이자 실질적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전통문화에 대한 집중적이고 근본적 이해를 경주하지 않은 상태에서, 제대로 소화되지도 않은 외국 문화가 ‘선진’ ‘현대’ ‘고급’이라는 명목으로 전통문화를 압박하고 있다. 참으로 우리가 중시해야 될 사실은 역사·문화의식이 바로 ‘치열한 경쟁의 시대에서 살아남고, 자신을 지키는 길’로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이다. 이해준/ 목포대 교수, 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 공주대 박물관장, 한국역사민속학회장, 국사편찬위원회 편사부장, 충남역사문화연구소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공주대 교수, 국사편찬위원, 문화재위원, 향토사연구전국협의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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