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 |
[마당수요포럼] 음식점에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리자(2007-12-24 19:32:21)
전주천년의 맛잔치 어떻게 준비했나!
지난 11월 9일부터 13일까지 닷새간 ‘전주천년의 맛잔치’가 열렸다.
그동안 대동한마당 잔치로 전주의 대표적 축제였던 ‘풍남제’가 봄 ‘단오제’와 가을
‘전주천년의 맛잔치’로 나뉘어져 진행되는 첫 행사였다. ‘한국음식의 세계화,
한국음식관광의 명소화, 음식관광의 산업화, 음식문화의 거점 도시화’를 목적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맛의 고장이라는 이미지가 점점 퇴색해가고 있는 전주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운동의 하나였다. 축제를 주관한 ‘사단법인 풍남문화법인’은 이번 첫
행사를 “전주 음식의 이미지 회복 운동의 일환으로 삼아 전주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작업”이라며, ‘맛의 고장 전주’라는 이미지를 강화해 이를 브랜드화 하고 대한민국
음식을 대표하는 음식관광축제로의 발돋움을 통해 지역경제의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행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10월 17일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 쉰여덟 번째 마당 수요포럼은 ‘전주천년의
맛 잔치 어떻게 준비했나’를 주제로 펼쳤다.
이날 포럼에서는 이원화된 행사장과 음식점 선정 등 행사운영에 관한 수많은
논의들이 오갔지만, 참가자들 모두 ‘전주천년의 맛잔치’를 통해 많은 외지인들이
진정한 전주의 맛을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안상철 사단법인 ‘전주천년의 맛잔치’ 총감독이 발제자로 나섰고, 문윤걸
예원예술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음식점에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주천년의 맛잔치’가 지난 11월 9일부터 13일까지 닷새간 전주화산체육관과 각
음식점들을 중심으로 펼쳐졌다.
올해 처음으로 펼쳐진 ‘천년전주의 맛잔치’는 음식관련 이벤트와 부스음식판매로
이뤄지는 타 지역의 음식축제와 달리 종합홍보관 및 안내소의 기능을 하는
화산체육관과 193개의 행사참여 희망업소들에서 펼쳐졌다. 이를 위해 각 업소의
세밀한 정보를 수집한 맛집 가이드 북을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다.
쉰여덟 번째 마당수요포럼은 ‘전주천년의 맛 잔치 어떻게 준비했나’를 주제로
펼쳐졌다.
이날 포럼에서는 음식점 선정의 기준과 ‘먹을거리 없는 행사장(화산체육관)’에 대한
것으로 모아졌다.
이종민 전북대 교수의 질문으로 포럼은 시작되었다. 안상철 총감독의 발제가 끝난 후,
이종민 교수는 “이번 행사에 193개 업소가 참여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어떻게
업소들의 참여를 유도했는지 궁금하다. 참여 업소에 지원을 해주는 것인가”라며,
이어 “음식과는 별도로 전주가 자랑하는 다른 문화예술과 연계해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없는지”를 물었다.
안상철 총감독은 “거의 200여 개에 이르는 업체들이 참여를 한다. 조금씩만
지원해준다고 하더라도 주최측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된다. 그래서 애초부터
명확하게 지원금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업소들에서는 당장의 가사적인 성과가 없기
때문에 참여하기가 상당를 결정하기가 상당히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큰 업소의
경우 그래도 관심을 갖지만, 영세한 업소측에서는 상당히 부담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고 답한 뒤, 이어 제기된 질문에는 “원래 처음부터 추진하려고 했던 것이,
관광차원에서 두 가지를 하려고 했다. 하나는 서울에서 전주까지 기차에 식당칸을
운영해보자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관광회사와 연계해서 축제기간 동안 전주관광
프로그램을 추진해보려고 했었다. 하지만 식당칸 운영은 철도청의 절차상
불가능했고, 관광프로그램의 경우 예산상의 문제로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종진 전북대 강사는 “이번 축제에 참여한 업소들은 모범음식점이 중심인 것 같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모범음식점을 신뢰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며,
“명확한 기준을 정해놓고 음식점을 선정해야 한다. 일단은 모범음식점을 중심으로
하자고 가이드북을 만들었는데, 사람들이 가보고 생각만큼 만족스럽지 못한다면
처음부터 신뢰를 쌓지 못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어렵더라도 처음부터 명확한 기준을
선정하고 적은 숫자의 업소라고 추천하다보면, 이것이 쌓이고 쌓여 신뢰의 토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상철 총감독은 “일단 이번에는 모범음식점을 기초대상으로 삼았지만 내년에는
조금 달라질 것이다. 이번에도 그런 제안이 많았었는데, 모범음식점으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맛 하나만큼은 정말 좋은 음식점들을 발굴해보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전주시내 모든 업소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는다면 그 숫자가 너무 어마어마해서
일단 가이드라인을 잡은 것이 모범음식점과 향토음식점 이었다. 이 업소만큼은
강력하게 추천한다고 할 만큼의 자료가 아직 축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최소한 이 업소 정도면 어느 정도의 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정도에서 시작한
것이다”며, “앞으로는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활용해 많은 사람들에게 각 음식점에
대한 다양하고 객관화된 평가를 받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문윤걸 교수는 “음식점 선정을 축제팀에서만 하니까 이것이
문제가 되는 것 같다”며, “소리축제도 연구위원회가 따로 있고 전주국제영화제도
프로그래머가 따로 있다. 결국 이 축제에도 선정위원회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제안했고, 정성엽 강녕탈춤전승회 대표도 “가이드북을 왜 축제조직위에서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된다. 가이드북은 문화관광과에서 만들어야 한다.
축제조직위에서는 해장하기 좋은 곳이나 가족과 나들이 가서 먹기 좋은 곳 등 테마에
따른 가이드북을 만들었어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어 문윤걸 교수는 “이번 축제가 전주음식업소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화산체육관에서 열리는 프로그램을 보면 음식축제에 음식이 없다는
느낌을 받을 것 같다. 축제 현장에서는 음식에 관한 것을 보기만하고, 정작 음식은
다른 곳에 가서 먹어야 한다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음식은 현장성이 강해서 옮기는 순간 맛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음식축제가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논의는 행사장에 찾아온 관객들을 어떻게 각 음식점으로 보내느냐로 모아졌다.
김완자 전 전북도의원은 “축제현장을 찾은 사람들이 얼마나 가이드북을 보고
음식점을 찾아가게 될지 모르겠다. 얼마 안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축제를 찾은 사람들이 직접 가이드북을 보고 음식점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동력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축제 현장에서 음식점 할인권 같은 통해 사람들이 다양한
업소에 가서 부담없이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한번 맛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계속 가게 된다”고 제안했다.
류관현 전주전통문화센터 관장도 “축제의 관건은 음식점들의 참여와 인식의 변화에
있다. 축제를 행사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축제에 찾는 사람들이 음식점에 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동선을 최대한 돕는
조직위의 노력과 업소가 축제 기간에는 좀 파격적인 할인 등을 통해 사람들이 별
부담없이 맘껏 다양한 음식 맛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의 결과는 분명했다. 음식점 선정과 참여 유도를 조금더 세심하게 배려해야
한다는 것과 행사장을 찾는 사람들이 음식점으로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포럼 참가자들은 이원화된 방식의 축제 방식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이 방식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꼭 필요하다는 결론을 맺으며 이날 포럼을
끝마쳤다.
한국음식의 세계화를 지향하며 전통음식을 활용한 퓨전요리 경연대회와 도시락 및
전주팔미 조리경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 올해 ‘전주천년의 맛잔치’는
행사공간 짜임새의 미흡과 시민참여 공간 부족 등의 문제점들이 제기되는 등
적지않은 해결과제들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