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 |
[문화저널 창간 20주년을 축하하며] 나의 소중한 벗, <문화저널>
관리자(2007-12-24 19:07:03)
나의 소중한 벗, <문화저널>
저 뻗어내린 노령의 푸르른 산줄기 따라 가게나.
따라가다 우뚝 솟은 전라도 지리산을 지낼 양이면
섬진강 굽이굽이 돌아가는 남원땅 광한루·오작교도 들리게나.
청사초롱에 불밝혀 일월을 두고 맹세하던 아기자기한 춘향이의 사연이사
오작교 아래 흘러가는 은하의 푸른물에 실려 줄기줄기 묻어오리···
- 신석정 시인이 읊은 <전라도 찬가>의 일절부분 -
누구나 ‘고향’하면 수많은 추억과 남다른 회상이 있겠으나, ‘전라도’하면(더구나
‘전북’하면) 넉넉하고 따뜻한 마음보다 서늘하고 가슴시린 느낌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전북대 강준만 교수가 한국일보에 기고한 칼럼 ‘오늘도 전북도민은
하루에 6명씩 고향을 떠난다.’를 읽고 마음이 스산해진 적이 있었습니다.
‘문화저널’이 배송되는 때면 고향냄새가 물씬 나는 책자를 두 손으로 감싸쥐어
봅니다. 그곳에서 글과 그림을 통하여 ‘전주소리축제’도 듣고 ‘전주영화제’도
관람합니다. 고향의 명인·명장들도 만나고(전에는 진안 옹기장도 만났었고) 각종
공연·전시도 봅니다.
요즈음은 최승범 시인의 ‘풍미기행’과 신귀백 님의 ‘영화엿보기’, 이종민의
‘음악편지’도 유익하게 보고 있고, ‘화려한 휴가’ 등의 촬영장소도 알았으며,
아름다운 진안의 메타세콰이어 길도 가 보았습니다.
저의 고향소식, 문화예술과의 유일한 소통이 바로 <문화저널>입니다. 문화란
창조이며 소통이고 연대라 할진대 <문화저널>은 저의 소중한 벗입니다.
척박하고 힘든 환경 속에서 꾸준히 20여년을 문화예술 전문지로 매월 간행해 왔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편집진 및 운영진의 헌신적인 노력과 열정에
깊은 경의를 보냅니다.
사소한 바램이 있다면 출향하여 활동 중인 전북출신 문화예술인들의 기고도 받아
소통의 폭을 넓히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차제에 출향한 고향 분들의
<문화저널>에 대한 관심과 성원이 더 넓어지길 희망하고 기원합니다.
다시 한번, 창간 20돌을 축하드리며 변변치 않은 글이지만 자그마한 격려가
되었으면 합니다.
김영환/ 전북 남원에서 태어나 전주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한
후 해군법무관을 역임했다. 1990년 인천에 변호사 사무실을 열고, 법무법인 ‘새얼’
소속의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전북포럼 21의 공동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