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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 |
● 문화현장-사진전 2인의 시각전
관리자(2007-12-24 19:10:16)
2인의 작품, 2인의 시각 ‘이발소’와 ‘의자’를 주제로 한 두개의 전시가 한 전시장안에 만났다.   9월 17일 전북도청갤러리에서는 두 명의 사진작가가 각기 다른 주제로 전시를 시작했다. 진안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지연 사진작가와 갤러리 봄을 운영하고 있는 박성민 작가가 그들이다. ‘이발소’와 ‘의자’, 이 두개의 주제는 얼핏 전혀 상관없어 보이지만, 사람들이 만나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곳 혹은 것들이라는 점에서 닮았다.   두개의 전시는 한 전시장을 반등분하면서 나뉘어져 있다.   ‘나는 이발소에 간다’를 주제로 작품을 선보인 김지연 씨는 한사코 사라져가는 것들에 천착하는 작가다. 이미 그가 선보였던 주제들도 ‘정미소’나 ‘묏동자리’ 등 점차 추억의 한켠으로 사라져가고 있는 것들이었다. 이번 전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세상의 이치는 생성하고 또 소멸하는 것입니다. 인생도 직업도 자연도 풀 한포기, 돌 하나에도 이 우주의 섭리 속에 있는 것들이죠. 우리는 지는 해는 가게 두고 내일 떠오르는 해를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 누구도 지는 해를 다시 끌어올릴 수는 없죠. 이 섭리 속에서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명예도 없고 돈도 별로 못 버는 일에 일생을 바쳐온 한사람 한사람의 직업인을 기억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사람들이 바로 이발사들이었다. ‘마을의 한 모퉁이에서 동네 사람들의 모양새를 내주고 응접실 역할까지 해온’ 정겨운 이발관과 그곳을 지키고 있는 이발사들의 모습이 그의 사진 속에 담겨 있다.   사진의 구도는 간단하다. 이발관 앞에 선 이발사들. 이발관과 이발사들의 모습이 다들 닮아 있다. 때로는 슬라브 지붕을 이고 있는 낮은 단층건물에 페인트로 쓴 이발관의 이름이 군데군데 색이 벗겨진 채 큼직하게 쓰여져 있다. 그 앞에 쑥스러운 듯 폼을 잡고 있는 이발사들의 흰 가운과 단정한 머리도 닮았다. 사진으로는 확인할 수 없지만, 김지연 작가는 ‘이발관들이 하나같이 차들이 씽씽 다니는 도로 옆에 있어 사진을 찍을 때마다 아찔했다’고 말한다. 이발관이 들어섰던 위치까지도 서로 닮았나보다.   전시장의 한켠에는 이발관 안의 전경도 펼쳐져 있다.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시골 손님의 모습과 이발이 끝난 후 머리를 감겨주고 있는 이발사의 모습, 비키니 입은 여자 모델의 달력이 옛 이발관의 모습을 담고 있다면 한포기 풀이 돋아나 있는 세면대의 모습은 점차 쇠락해가고 있는 현재 이발관에 대한 상징이다.   박성민 작가는 파리에서 유학할 당시 찍어 놓았던 ‘의자’들을 내놓았다.   “의자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너무나도 익숙해진 사물입니다. 그 형태를 다를지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네 삶 속에 존재해왔고 또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의자라는 사물이 주는 친숙함과 익숙함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그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죠. 이 작업을 통해서 우리가 소홀히 여기고 지나쳐 버리는 의자를 중심으로, 현대 사회의 인간 군상들의 다양한 모습들과 흔적들, 삶 등을 카메라의 눈을 통해 담아보고자 했습니다.” 무대는 프랑스 파리. 하지만 의자가 있는 풍경은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카페에, 공원에 의자가 있는 곳에 사람들은 모여있기 마련. 때로는 누워서 쉬기도 하고, 또 때로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는 모습들 속에는 그의 말대로 현대인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들이 담겨져 있다. 전시 주제인 ‘의자’에 맞춰 작품들 앞에 의자를 배치해 놓은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이번 전시는 추석 연휴인 25일까지 전북도청갤러리에서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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