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9 |
[초록이 넘치는 生生 삶 만들기 ] 우리는 에너지 자립 혁신도시를 꿈꾼다
관리자(2007-09-15 11:59:27)
행복도시, 혁신도시, 기업도시, 신도시
전국이 공사판이다
한쪽에선 도시를 만드느라 특별법까지 만들어 지원하고 또 한쪽은 구도심이 공동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예산을 쏟아 붓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공존한다. 여전히 정부의 경기 부양책은 토목공사를 통한 경기활성화라는 7,80년대 개발 독재시대에 머물러 있고 시민들은 신도시를 투자의 대상으로 여긴다.
그러나 한편, 새로운 도시 건설은 수도권 일극 집중의 폐해를 바로잡고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위한 공공기관과 행정 기관의 이전을 바라는 지역민의 강력한 염원이 현실화된 정책이기도 하다. 이들은 기존 도시를 활용할 경우 시설을 수용할 공간이나 기반시설, 토지가격을 감당할 수 없어 신도시 건설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혁신도시가 여기에 해당한다.
환경단체 입장에선 난감한 일이다. 새롭게 만들어질 혁신도시가 무분별한 도시의 확장으로 이어지거나, 특별법에 의해 공사에 필요한 각종 인허가가 매우 단기간에 마칠 수 있고, 공사를 감독해야할 행정기관이 사업 추진 주체이기 때문이다. 무조건 문제제기만 할 수는 없는 일, 사회적인 균형을 유지하는 것도 시민사회의 몫이고, 양적인 성장에만 급급해 삭막하고 단절된 도시를 자연과 가까운 도시로 만드는 것 역시 환경단체의 몫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꿈꾸는 도시는 아이들과 장애인이 이동하기에 안전한 장애물이 없는 도시, 전통이 현대적 감각으로 살아난 도시, 폐기물이 자원으로 순환되는 도시, 대중교통이 편리한 도시, 공원과 숲과 자연형 도심하천이 많이 조성된 녹색도시, 문화기반 시설이 잘 갖춰진 문화도시, 지역에너지로 에너지의 소비의 효율을 높이고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에너지 자립 도시이다.
이처럼 친환경적인 녹색생태 도시, 사람이 존중 받는 도시계획은 대세다. 그러나 이 같은 개발계획이 담긴 기본구상이 토지이용의 제약을 초래한다는 이유, 즉 토지이용 계획을 지구단위 계획(도시 안의 특정한 구역을 지정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공간계획을 세우는 것을 말한다.
도시기능과 미관을 증진시키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모든 지역에 획일적으로 적용되는 기준보다는 지역의 특성에 맞는 특수한 기준이 원칙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2000년 7월 도시계획법을 바꿀 때 새로 생겼다.)을 도입해 구체적으로 명시할 경우 분양이 어려워지고 분양가가 높아진다는 개발업체의 이윤추구가 앞서다보니 실시단계에서 초라하게 축소되거나 폐지되는 경우가 많다. 아직까지 지속가능한 신도시는 화려한 밑그림 속에서만 존재할 뿐이다.
하지만 혁신도시는 다르다. 일반적인 신도시와 달리 입주자가 상당부분 정해졌다는 것과 정부와 자치단체의 친환경 혁신도시 조성의지가 있어 앞에서 언급한 지속가능한 도시계획을 체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프라이부르크시의 보봉 주거단지처럼 쾌적한 주거환경과 생태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조건을 지구단위계획에 명시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입주자에 우선 토지를 분양한 후 행정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한다면 가능한 일이다. 환경단체가 혁신도시에 기대를 걸고 도시 실시계획에 주목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시대적인 흐름과 가치를 반영하는 가장 중요한 도시의 구성 요소는 무엇일까?
에너지위기와 기후변화 시대에 화석연료 소비를 줄이고 에너지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지속가능한 에너지체계 구축이 명품 신도시의 필수 조건이다.
대부분의 혁신도시는 도시의 친환경성과 미래가치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태양광 발전시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5개 혁신도시는 신재생에너지와 폐자원을 활용할 열병합 발전소를 만들어 지속가능한 지역에너지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주 완주 혁신도시는 집단에너지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아,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태양광 주택 건설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모든 혁신도시가 ‘태양의 도시’를 선언하고 나선 상황에서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성장 동력 산업으로 선언한 전라북도가 오히려 뒤쳐질 위기에 놓였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의지를 담은 조례 제정이나 꼼꼼한 지구단위 계획이 뒤 따라야 한다.
전북환경연합이 지난달 9일 개최한 혁신도시 에너지 정책토론회에서 토론회에서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갔다. 전북혁신도시 내 단독주택 약 900세대를 자연형 태양에너지 마을로 만들자는 인상적인 제안과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치시 인센티브 부여, 건축물 에너지효율 2등급 이상 도입 의무화, 태양광 발전시설 도입시 용적율 향상과 같은 혁신도시 건설조례를 제정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혁신도시에 계획된 유치원, 초. 중. 고등학교의 옥상에 태양광을 올리고 지열 냉난방을 설치해 “재생가능에너지 시범학교”로 조성해 살아있는 에너지 교육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모두 좋은 제안이다.
전북은 지금
부안군 주산면의 농민들이 유채 자원순환 사회를 표방하며 식물연료 생산에 나섰으며, 군산 비응도의 풍력발전기가 힘차게 돌고 있으며, 부안시민발전소를 이어 많은 태양광발전소들이 건설되고 있다. 아직 실증단계이긴 하지만 미래의 에너지원인 연료전지, 바이오디젤 생산업체, 태양전지 생산업체등이 전북으로 왔다. 전북의 신재생에너지 성장 잠재력은 크다. 이런 잠재력에 공무원들의 기획과 시민들의 참여가 더해진다면 전북 혁신도시는 스스로 시장을 만들며,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한 성장동력 산업의 거점으로 자리할 것이다.
내가 살고 싶은 곳
자원순환 에너지 자립 혁신도시
2012년 10월의 일요일. 달콤한 늦잠을 즐기다 일어난 한들씨. 아침, 저녁으로 싸늘한 찬바람이 불지만 단열이 잘된 유리창과 40㎝의 두께의 단열재를 넣고 나무로 외벽을 마감해 외부의 한기를 막아줘 집안은 아늑하다. 가을 햇살은 침실을 지나 거실에 머물러 있다.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느라 20여 가구가 사는 연립주택은 집은 정남향으로 지어져 햇빛이 오래 머문다. 3중 유리를 두 겹으로 사용해서 적외선은 반사하고 가시광선은 방안으로 들어와 열로 바꾼다.
세탁기에 빨래를 넣고 청소기를 돌린다. 청소를 하다보면 마음도 개운해지지만 태양이 만든 깨끗한 전기를 사용해서인지 손놀림이 더 가볍다. 예전보다 무려 전기요금이 10배 이상 줄어든 것을 생각하면 청소하다가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한들 씨의 집은 1년 동안 1㎡를 난방 하는데 들어가는 전력량이 15㎾, 기름으로 환산했을 때 1.5ℓ가 든다. 24평 아파트의 난방, 취사가스, 온수를 다 사용하고도 일 년 동안 약 12만원 정도 밖에 들지 않는다. 다른 가정의 한 달 에너지 사용비도 안 되는 셈이다
이것이 다 혁신도시에 만들어진 에너지 절감형 주택인 파시브 하우스(Passiv haus) 온 덕이다. 처음 비용이 좀 더 들어서 망설였지만 정부의 지원정책과 시의 보조도 있고,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변화를 줄이는데 기여해보고 싶은 마음에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하는 패시브 하우스(Passiv haus)를 선택하게 되었다. 한들 씨 동네에는 이런 집말고도 자기가 다 쓰고도 남는 전기를 전력회사에 파는 집도 있다.
청소를 마치고 외출 준비를 한다.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주차장엔 새로 산 디젤 승용차가 기다리고 있다. 휘발유 값이 너무 비싸고 10년 넘게 타서 잔고장이 있어, 부안에서 생산되는 유채기름으로 달릴 수 있는 소형 디젤 지프로 바꿨다. 식물기름으로 달리니 연비도 좋고 구수한 냄새도 좋다.
주차장을 나서니 열발합발전소의 전광판이 보인다. 오늘 생산하는 전기량과 이산화탄소 발생 수치가 보인다. 태양광 발전기가 충당할 수 없기 때문에 폐자원과 지열을 활용한 열병합 발전소에서 전기와 열을 공급받는다. 멀리서 오지 않아 비용이 저렴하고 에너지 효율이 개별난방에 비해 40%가량 좋다.
혁신도시를 가로지르는 파크웨이는 좌우 30m 숲이 조성된 그린웨이다. 드라이브하기에도 좋지만 걷거나 달리거나 자전거를 타기에 너무 좋다. 가끔씩 다람쥐도 볼 수 있다. 군데군데 조성된 생태공원 사이로 황방산이 보인다. 지난 여름 도심은 덥다고 난리였지만 이곳은 원래 있던 저수지를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고 황방산에서 부는 바람의 길을 열었기 때문에 여름에도 시원하다.
동네 사람들은 동네의 일을 함께 결정한다. 놀이터를 생태적으로 만드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안길 포장 비용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바비큐 장을 만드는 비용으로 대신했다. 공공기관을 지을 때 공간 구성이나 지붕의 색깔을 두고 토론한다.
한들 씨는 오늘도 이 동네에 이사 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며 길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