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8 |
책을 엮고
관리자(2007-08-14 19:15:26)
전라감영의 의미부터 찾는 것이 순서
글 | 최정학 기자
전라감영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전라감영 복원에 대한 논쟁이 시작된 지 거의 10년, 그동안 구도심 활성화와 원형 복원 사이의 논란들은 올해 감영터에 대한 발굴조사가 끝남과 함께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것처럼 보인다.
이번 발굴조사의 성과는 그리 크지 못하다. 때마침, 전주시가 의뢰한 ‘전라감영 복원 기본계획’은 전라감영의 일부복원과 함께 경제활성화와 시민광장의 기능을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제안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대대적인 공청회가 열리는 등, 본격적으로 전라감영 복원 사업을 하기 전의 절차들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현재 논의의 수준이 구도심 활성화와 원형복원이라는 과거 논쟁의 틀에서는 한단계 나아간 상태지만, 구도청사 공간을 어떻게 바라보고 무엇을 담을지에 대한 논의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하다.
하지만, 수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정작 중요한 문제 한 가지가 빠져 있는 듯하다. 전라감영이 우리지역에 갖고 있었던 의미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것이다. 지난 7월 18일 열렸던 마당수요포럼에서 홍성덕 전북대박물관 학예사가 제기한 문제다.
그는 “복원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면서 놓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연구자료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감영에 대한 연구들은 있고 이를 통해 감영의 기능은 알고 있지만, 전라감영이 전주와 전라도에 갖고 있던 의미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모른다. 이와 관련된 논문 한편이 없다”며, 현재의 논의는 어느 날 갑자기 전라감영이 사라져버려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만 집중되어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이제 문제는 전라감영 복원 후 그 공간에 무엇을 채울 것인가이다. 하지만, 보다 시급한 것은 먼저 전라감영의 의미에 대한 연구다. 이 문제가 선행된다면, 무엇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