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7 |
[문화시평] 반딧불축제, 성공의 잠재성은 충분히 갖췄지만
관리자(2007-07-16 02:01:09)
『제 11회 무주반딧불축제』
반딧불축제, 성공의 잠재성은 충분히 갖췄지만
정훈 | 무주닷컴 전문위원
지난 6월 9일부터 17일까지 무주군 일원에서 ‘세계를 하나로 무주를 세계로’ 라는 주제로 제11회 무주반딧불축제(이하, 축제)가 열렸다. 필자는 지난 2005년 본지에 기고한 글에서 무주지역 문화에 관해 언급하면서 제9회 무주반딧불축제에 관한 견해를 피력했었다.1) 필자가 축제의 상당한 내용을 살펴 본 바, 결론적으로 2005년 당시 본인이 제시했던 견해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어 안타깝게 여기며 축제와 관한 견해를 남긴다.2)
첫째, 환경축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데 충실했으면 한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세계를 하나로 무주를 세계로’였다. 환경축제의 주제로서는 어색하게 느껴질 뿐이었지만, 이래저래 곰곰이 생각해 본 결과, ‘아셈 재무차관회의가 축제기간에 무주리조트에서 개최되는 데에 영향을 받은 결과일 수도 있겠구나.’ 하고 추정해 볼 수 있었다. 만약 필자의 추정이 사실이라면, 딱 어울리는 요즘 유행하는 우스개 표현이 있다. “이건 아니잖아!”
올해 축제의 프로그램과 행사를 살펴봤을 때, ‘환경’은 몇 가지 주요 소주제들 중의 한 가지로 밖에 취급받지 못했던 것 같다. 축제의 핵심 주제라고 하는 ‘환경’이 축제의 계기(모티브) 이상의 대접을 받지 못했다고, 핵심 주제인 ‘환경’을 축제 전반에서 제대로 우려내지 못했던 것 같다.
축제의 핵심 주제가 ‘환경’ 이라 하고, 축제가 ‘환경’이라는 주제에 철저하게 집중한다면 무주반딧불축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배경과 잠재성은 충분히 갖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환경’이 전 세계적으로 현 시대와 미래의 가장 영향력 있는 키워드라는 것을 대다수의 사람들이 동의할 수밖에 없다면, 축제는 ‘환경’에 올인해야 하는 것 아닐까? 축제의 비전을 반딧불과 반딧불이를 중심에 두고 환경을 배경 삼아 환경 관련 산업의 모든 것을 전시하면서 그것들을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는 국제 박람회(EXPO)와 같은 행사에 두고 축제를 발전시켜 나간다면, 현실적인 부가가치 또한 막대할 것이다.
둘째, 축제의 기획과 평가시스템을 정비했으면 한다. 축제의 총괄 기획(대행)사를 선정함에 있어 공개경쟁 시스템을 도입하여 주제와 기조, 운영 능력 등에 대한 제안을 접수하고, 이에 대한 객관적인 심사의 과정을 밟는다면 축제의 수준이 나아질 것이다. 아울러 축제에 대한 평가도 명확한 데이터에 의거하여 객관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축제 폐막 이후 언론을 통해 올해 축제 방문객수가 75만여 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됐는데, 이 보도 내용이 사실로 받아들여지려면 방문객수 집계에 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도 함께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축제에 대한 대외 심사 등의 문제가 있어 사실 그대로 공표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른 각도에서 고려해 볼 수 있다고도 보지만, 평가 내용이 의미를 가지려면 적어도 내부적으로는 현실적인 데이터와 자료가 확인돼야 할 것이다.
셋째, 축제 운영시 시대의 흐름에 적극 부응했으면 한다. 올해 축제에는 예년의 경우 보다 훨씬 많은 방문객들이 반딧불 신비탐사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탐사를 위해 준비된 차량이 방문객들을 소화하기에는 부족하였고, 기상 상황도 반딧불이 출현을 가로막았고,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불만과 불평의 정도가 컸음을 축제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 온 글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은 인터넷이 지역과 세대를 초월하여 일상생활 가운데 일반화된 시대다. 사전에 수요 등을 예측할 필요가 있는 축제의 프로그램은 인터넷을 통한 예약과 예매를 시행해야 할 것이고, 인터넷 공간에 남겨진 의견에 대한 답변 등 피드백이 빨리 이뤄질 필요가 있다. 축제의 운영을 원활하게 하고 이미지 실추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이다.
제한된 지면을 통해 축제에 대한 많은 것을 기록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모쪼록 필자의 글이 축제가 환경축제로서 갖고 있는 잠재력과 축제의 산업적,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길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축제 준비와 진행에 애쓴 관계자 여러분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며, 축제의 발전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