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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5 |
[문화시평] 익산시립무용단 10주년 기념공연을 보고
관리자(2007-05-14 16:00:36)
정갈한 영혼의 세계혼탁한 세계를 버리다                설영원 | 원광대학교 국악과 조교 지난 4월 18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익산시립무용단의 10주년기념 공연이 열렸다. 무대는 기념의 축제로 그 동안 예술감독으로 익산의 무용문화와 호남문화의 예술혼을 일깨우고 우리의 춤을 세계에 알리고자 열악한 재정적 지원 속에서 고전분투 해왔던 이길주 교수의 주옥같은 작품을 ‘우수작품과 함께하는 추억의 밤’이라는 부제로 그 동안 다양한 작품 속에서 풍기는 이길주 교수의 예술세계와 단원들의 발랄한 춤사위를 새롭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작품의 전체적인 흐름은 파악하기 어렵지만 작품 속에서 백미만 선보인 공연이기에 이길주 교수의 예술세계를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작품 속에서 단원들의 땀 흘린 흔적을 충분히 엿볼 수 있어서 무용예술의 가치와 전통과 현대라는 시간을 현대라는 공간 속으로 함축하는 춤의 예술세계가 정말 아름답고 대중을 매로 시키는 전달력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특히 이길주 교수의 춤의 세계는 감미로우면서 움직이는 무대의 곡선미는 긴장과 이완을 자유자재로 하는 한편의 드라마를 연출하여 한 편의 연극을 보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했다. 처음 시작된 서동요 중 태평지무에서는 정재무라는 궁중무용의 의상의 화려함과 절제미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으며, 한국 전통무용의 화려함과 우아한 자태 정중동의 조화로 한국을 대표하는 춤으로 무대를 잘 끌어 당겼다. 나무나비나라 중 ‘나비의 꿈’은 단아한 의상과소도구가 극도로 배제된 연출로 그 맛깔이 한국의 여인상을 표현한 종교적 이미지가 풍겨졌다. 마치 혼탁한 세계를 벗어나 정갈한 영혼의 세계를 향해 날아가는 한 마리의 나비처럼 부채를 날개삼아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명성황후 중 ‘하늘에 비오니…’에서는 우리역사에 암울한 시기를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다. 한 나라의 어머니로써 나라를 걱정하고 앞으로의 미래를 알 수 없는 걱정과 근심 두려움과 죽음에 관한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는 것 같았다. 황진이 중 ‘청산별곡’은  오방색의 화려함이 무엇인가를 보여 준 작품이다. 춤은 가락과 여인의 몸에서 풍겨 나오는 매혹의 냄새가 있다. 이 작품 속에서는 애환과 풍류를 희석 시킨 우리 춤의 대중적 멋을 느낀 감동의 장면이다. 무영탑 ‘화랑무’는 개인적으로 가장 감명 깊었던 공연이었다. 고분 속에서 나타난 벽화처럼 신비함을 주었고 음악에서나 춤에서 남성다움의 힘이 느껴지며  장검과 단검에서는 섬세하고 절도 있는 동작이 느껴지는 공연이었다. 살풀이춤은 아무나 출 수도 있는 춤인 동시에 한 편 아무나 출 수 없는 춤이다. 즉흥적이면서도 상황에 따라 변화되는 감정의 변화를 읽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길주 교수는 스스로의 춤을 호남의 살풀이라고 명명할 정도로 자신 있는 살풀이를 추겠다는 선언으로 들린다. 추면 출수록 어렵다는 살풀이를 이길주 교수는 고집한다. 이번에 공연에서 아픈 인생의 고뇌를 살풀이로 활활 불태우는 춤의 영감를 보면서 호남이 갖는 자연과 광활한 평야와 풍요한 삶과 자유롭게 사는 삶의 멋이 담겨 있는 복합적인 우리의 정서를 각인 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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