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07.5 |
[문화현장] 정읍 고인돌, 문화재 지정해야 한다
관리자(2007-05-14 14:05:07)
정읍은 전라북도의 서남부에 위치하며, 전라남북도를 잇는 교통의 중요한 지점으로서 호남선 철도, 호남고속도로, 1번 국도와 29번국도 등이 통과하고 있다. 또한 노령산맥(호남정맥)이 길게 뻗어 있는 동남 방향으로는 산지가 발달해 있고, 해안가인 부안과 김제가 맞닿아 있는 서북 방향으로는 평야지대가 발달해 있다. 또한 동남부의 산악지대에서 발원한 주요 하천인 태인천, 정읍천, 고부천은 서해로부터 밀려들어온 거센 물결을 만나 광범위한 충적지대를 형성하였다. 이처럼 민물과 조수가 만나는 곳에는 어자원이 풍부하고, 농사짓기에 알맞은 평야가 발달해 있어서 일찌기 문명이 정착 개화하였다. 정읍지역의 고인돌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고창고인돌과 1965년에 사적 제103호로 지정된 구암리고인돌을 보유한 부안고인돌에 비해 그 거석문화적 위상은 낮은 편에 속한다. 정읍의 고인돌은 그 흐름을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고창군 신림면과 성내면에 인접한 입암면 봉양리고인돌과 소성면 두암리고인돌에서부터 시작하여 동남부의 산악지대를 따라 산외면까지 이어진다. 두 번 째로는 부안군 백산면과 김제시 죽산면의 사이를 관통하는 동진강을 거슬러 올라 고부천, 정읍천, 태인천을 따라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서 고인돌이 산재하고 있다. 이처럼 호남정맥과 동진강을 따라 이어지는 정읍의 고인돌은 산외면을 거쳐서 완주군 구이면 원덕고인돌군과 임실군 운암면 고인돌군과 연결된다고 할 수 있다. 정읍 지역의 고인돌은 1970년대에 당시 전주시립박물관장이던 전영래 박사에 의해서 전북 일원의 유적 조사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함께 조사되었다. 이때 산외면 화죽리와 송산동(지금의 시기3동)에서 간돌검이 출토되었는데 이들 유물은 현재 국립전주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 한편 지역사연구가인 최현식 전정읍문화원장은 정읍의 고인돌에도 관심을 갖고서 지역 내의 고인돌을 조사하였다. 이러한 결실로 1999년 발간된 정읍문화재지에는 14개소 60여기의 고인돌이 비지정문화재로 수록되어 정읍고인돌을 대표하게 되었다. 이후 정읍 문화유적분포지도 작성을 위한 지표조사로 21개소 약 80기의 고인돌이 추가로 발견되어 수록되었으며, 그밖에도 약 60여 기의 고인돌이 개별적으로 가조사되어 있는 상태이다. 정읍 지역의 고인돌은 크게 두승산, 입암산, 내장산, 정토산, 상두산, 칠보산의 권역으로 대별할 수 있다. 고부천의 영향을 받는 두승산에는 치재와 흑암천 일대에 암질이 뛰어나고  수려한 고인돌이 마을 마다에 수호신격으로 존재한다. 고부 만수리에는 15기의 고인돌이 있으나 도로개설로 인해 훼손될 처지에 놓여 있으며, 인근 소성면 중광리에는 16기의 고인돌이 군집되어 있는데 이는 기존에 알려진 최다치인 만수동고인돌의 15기를 능가하는 것이다. 한편 두승산 일대에는 고려시기에 석불과 석탑이 많이 조성되어 현존하고 있는데  이는 선사시대의 유적인 고인돌의 전통을 계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읍천과 호남정맥이 접하는 내장산과 입암산 아래의 하천지대에는 고인돌이 산재해 있는데, 갈재에 인접한 옹암마을과 하부마을, 내장산에서 발원한 물줄기를 타고 회룡과 대숲골, 붕래마을, 시기동 등지에 고인돌이 있다. 또한 정촌현이 자리했던 곳으로 알려진 신정동 일대에는 선암마을, 반암마을, 구암마을 등지에 고인돌 등이 존재한다. 황금들녁인 배들판에 인접한 정토산권에는 회룡마을과 산북마을 등에 칠성바위라 불리우는 고인돌이 군집을 이루고 있으며, 칠보산권인 칠보면 원백암과 여옥마을, 상두산권인 산외면 오공리와 화죽리 등에도 고인돌이 산재해 있다. 특히 12당산으로 유명한 칠보면 원백암에는 칠성바위고인돌과 철용당산으로 불리우는 바위 등이 돌당산과 입석 등과 어우러져 있는데, 이로인해 칠보 원백암마을은 다양한 거석문화의 집합체라 할 수 있다. 정읍의 마을에는 바위암자가 들어가는 곳이 여럿 있는데 이러한 지명은 대부분이 고인돌에 그 유래를 두고 있다. 정읍의 고인돌에는 일부에서 굼(성혈)이 발견된다. 보통 구멍은 관통한 경우를 칭하고 굼은 반타원형의 홈을 뜻하는데 시기동고인돌 1기에는 약 40여 개의 굼이 나타나 있다. 이밖에도 신흥마을, 내장산 회룡마을, 반곡리 여옥마을 고인돌 등에서는 원반형의 굼이 나타나 있으며 영원면 운학리 고인돌에는 여성성기 모양의 성혈이 새겨져 있다. 한편 성혈로 오인할 수 있는 일명 블레이커(근세에 자르려고 직사각형의 홈을 연이어 파놓은 경우) 자국은 고부면 음지마을, 상만마을, 입암중학교 뒷산 고인돌 등에 나타나 있다. 현재 정읍의 고인돌은 단 1기도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지 않다. 전국 각지의 주요 고인돌을 정기답사하고 있고, 새로 발견 신고 된 고인돌을 현장 조사하고 있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고인돌사랑회는 작년 11월 19일과 금년 4월 14일 두 차례에 걸쳐 정읍의 주요 고인돌을 현장 실사하였다. 우리나라 고인돌 박사 4호로서 경기지역의 고인돌을 체계적으로 연구한 공로로 2006년 경기도문화상(인문과학부문)을 수상한 우장문박사에 의하면 “정읍고인돌의 형식은 작은 괴임돌과 무덤방이 보이는 바둑판식으로 분류할 수 있고, 암질은 화강암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용계고인돌은 낮은 구릉위에 자리잡고 용계- 상흑간의 흑암천을 따라 고인돌의 장축방향이 자리잡고 있는 고인돌의 전형적인 입지 여건을 보여준다”고 밝혀졌다. 또한 정읍고인돌에 새겨진 굼은 “시대구분이 고대와 근대에 걸쳐 광범위하게 조성된 것으로 보여져 학문적 연구가치가 높고 소성면 중광리 고인돌군은 민묘가 자리잡고 있어 보상문제가 따르기는 하겠지만 고인돌소공원을 조성하여 어린이들의 학습체험장으로 활용하였으면 좋을 것”이라고 하였다. 각종 고인돌축제에 참여하고 있고, 초등학교 6학년 표준전과에도 사이트가 소개되고 있는, 고인돌사랑회는 작년에 최초로 전북의 고인돌 중에서 정읍고인돌을 답사(제33회 정기답사)하였다. 그 결과 정읍의 고인돌은 개체수에서도 200기에 가깝고 문화재로 지정되어 마땅한 고인돌이 여러 기 존재한다는 판명이 났다. 이에 따라 고인돌사랑회에서는 금년 4월 14일에 다시 정읍을 방문하여 가장 중요한 고인돌로 판단된 덕천면 상학리고인돌, 농소동 용계마을고인돌, 소성면 중광리고인돌, 입암년 봉양리고인돌, 정읍- 신태인간 도로개설로 이전이 불가피한 만수동고인돌군을 정밀 점검하였다. 그리고 성혈이 많은 시기동고인돌은 시간관계상 점검을 생략하였으나, 위에 표기한 4개소와 함께 문화재 지정 건의서를 정읍시에 제출하기로 하였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