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4 |
[이종민의 음악편지] ‘예술가와 교육자로 진지했던 열정 ’
관리자(2007-04-13 18:28:01)
[이종민의 음악편지] ‘예술가와 교육자로 진지했던 열정 ’ 글 | 장광열 무용평론가
한동안 그녀를 보지 못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그녀가 머물고 있는 작업 현장에 자주 눈길을 주지 못한 평론가의 게으름 때문이었다.
현대무용단 사포의 공연 소식을 접할 때마다 그 중심 혹은 언저리엔 항상 그녀의 이름이 빠지지 않았다.
신용숙.
내게 그녀는 안무가로서 또 무용수로서 현대 무용단 사포의 튼실한 버팀목, 한국 무용계를 이끌어가는 중요 인물인 김화숙 선생의 애제자, 그리고 창작과 교육의 현장에서 늘 진지하고 학구적이었던 교육자의 모습으로 남아있다.
얼마 전 현대무용단 사포의 창단 20주년 기념공연을 통해 전주에서, 그녀가 춤추는 모습을 보았었다. 언제나 그렇듯 작품의 중심에서 그녀는 빛을 발했다. 신용숙은 단순히 춤추는 무용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독특한 카리스마로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해내고 있었다. 안무가로 무용수로 그녀는 언제나 신뢰할만한 예술가였다.
가장 최근에 그녀를 본 것은 지난해 서울 국제 즉흥춤 축제 때였다. 네덜란드의 즉흥춤 그룹 Magpie Music Dance Company의 예술감독 Katie Duck이 지도하는 특별 워크샵에 참가했던 신용숙은 클래스에서도 무척 열정적이었다.
지도자로서 늘 새로운 것을 배우는데 시간과 노력을 재투자하는 것을 아끼지 않는, 서울까지 짧지 않은 거리를 달려와 동료들과 선배들과 함께 부대끼며 땀흘리던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볼 때마다 늘 환한 웃음을 보였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로서의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음에도 그녀는 주눅 들지 않고 늘 당당했다.
아직도 나는 그런 그녀가 유명을 달리했다는 말이 실감나지 않는다.
따르릉~ 전화 벨이 울리면
“장 선생님, 저희 또 공연합니다”라며 언제나 그랬듯 활력에 넘쳤던 그 목소리를 들려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