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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산의 정월대보름] 진심으로 바라옵니다
관리자(2007-04-13 17:57:05)
[백화산의 정월대보름] 진심으로 바라옵니다 글 | 고태봉『장수문화원사무국장』
장계지역은 백두대간의 뿌리에서 호남정맥의 주봉을 이루는 장안산에서 발원한 유천과 덕유산이 뿌리는 장계천이 합하여 장계면의 젓줄로 한들을 채우고 천천의 용광천으로 흐른다.
장계면의 대표적인 산인 백화산은 고대 가야유적이 산재하여 삼봉리와 함께 거대한 가야문화를 꽃피운 자락이기도 하다. 우측에서 보면 ‘당골모가지’에서 칡꽃이 핀 형상이라 하여 갈번지(번번하게 비탈진 곳)라는 마을 이름도 있는 곳이다. 삼봉리는 오동리와 월강리 뒤산인 깃대봉, 백화산의 중심에 있다 하여 삼봉리라 했다는 설도 있는데 고인돌의 유적과 장수의 옛 현 터 가야고분의 유적지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 중 장계면에 정기가 합하여 멈춘 곳의 하나가 백화혈(白華穴)이다.
정월보름 하루 전, 이곳에서는 매년 당산제가 열린다. 이 마을의 이영근(남, 75세)씨에 의하면 당산제는 옛날, 호랑이가 많아 어린애를 물어가는 일이 많아 산신제를 지내고 돼지머리를 올려놓았다고 하며 이후 이런 일이 사라졌다고 전한다. “산왕대신”이라는 작은 표석이 있었고 제실을 짓는 과정에서 작은 돌무덤이 있었다고 전하는데 돌탑이 있었다고 유추하고 있다. 지금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표석도 보다 크게 만들어져 있으며 마을의 안녕과 풍작을 기원하는 글도 새겨져 있다. 당산제를 지내기 전에 한바탕 풍물 굿이 벌어지고 사람들이 모이면 강싱, 초헌, 독축, 아헌, 종헌, 소지올리기의 순으로 산신제를 지낸다.
“아뢰옵니다. 거년으로는 00년이옵고, 월로는 정월달이오며 일로는 열낫날이옵니다. 장계면 제관 000는 황토를 깔고 향을 피워 주변을 정갈히 하고 좌도풍물 동동마을 당신께 엎드려 축원하오니 간단하오나 태산같이 높고 서해바다같이 널리 받아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라옵나이다.
부디 우리 장계면 남녀노소 없이 다 길영하게 하옵시고 부자지효, 형제우애하고 부화부순하게 해 주시오며, 국사를 위하여 군대가 있는 젊은 청년들 무사히 책임완수하게 해 주시옵고, 공부하는 사람들 모두 합격하게 해 주시오며 농부상인 모두 풍족하여 경사가 겹치게 하여주시옵고, 질병제악을 자 쫓아 소명케 하옵시며 매사가 태평하게 하여 주시옵고 남녀노소없이 재수도, 복도, 수명도, 많이 주시오며, 우마견축들도 번창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소찬을 마련하고 소지를 올리오니 흠향하옵시고 한 장의 소지라도 만장소지로 알고 받아주시옵소서.
00 정월, 동동마을제관, 000, 000, 000합배“
틀린 말이 없다. 발복의 의미가 많으나 순수하다. 이어 음복으로 화합과 밝은 한해를 기대하고 있다.
장계는 좌도풍물의 발상지로 알려져 있는 곳이다. 원래 풍물 굿은 지신밟기를 통하여 마을안녕과 풍물패들의 운영을 도모하기도 하였다. 당산제가 있고 좌도 굿이 있으며 다음날인 정월보름에는 장계면 방범대원들이 많은 지역인사를 초청하여 장계천 한가운데에서 달집놀이로 성대하게 이어진다.
삼국시대, 아니 훨씬 그 이전부터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소국이 형성되었던 지역이지만 오늘날에는 많이 쇠락한 시골의 한 지역이기도 하다. 소득창출의 바람이 많은 곳이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도 많다. 정월 열낫날부터 이어지는 정월행사는 당산제와 지신밟기, 좌도풍물, 정월대보름행사로 이어지는 문화행사로부터 출발하여 농촌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꺼리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모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