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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3 |
[특집 · 마을만들기] “우리마을 하면, 한지로 통할 겁니다”
관리자(2007-03-14 11:58:10)
  “우리마을 하면, 한지로 통할 겁니다” 최정학기자 전주에서 불과 십분 거리, 하지만 여느 농촌과 마찬가지로 쇠락의 길을 걸어왔던 완주군 소양면에 위치하고 있는 대승리가 올해 새로운 희망으로 부풀어 있다. 행정자치부가 공모한 ‘살기좋은 지역만들기’에 국가지정 시범지역으로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행정자치부는 지난 2월 1일 전국의 도시와 농산어촌을 아름답고 쾌적하고 특색있게 만들겠다는 계획아래 올해 첫 추진한,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2007~2009 지자체 우수계획 선정을 통해 국가지정 시범지역 30개와 도지정 시범지역 17개를 최종확정 발표했다. 지역의 여건과 의지, 목표의 적합성, 계획의 충실성, 예술성, 지속가능성, 실현가능성, 기대효과 등을 심사기준으로 삼은 이번 공모에, 대승마을은 ‘대승 천년한지 전원박물관’이라는 타이틀의 계획을 발표해 ‘전통형’마을로 선정되었다. 대승마을은 앞으로 3년간에 걸쳐 총 20억원의 행자부 지원금을 비롯해 각 부처의 국비와 도비 지원의 우선적 반영 등 패키지사업 지원 등 재정지원과 지역특화발전지역특구 지정, 지역개발재정투융자심사 면제 및 지방계약 특례적용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이번 사업에 선정된 대승리와 상리, 하리는 총 91세대에 239명이 살고 있는 마을이다. 이곳은 옛날부터 마을 대다수 주민들이 전통한지를 만들어 생계를 유지해 왔을 만큼 오랫동안 한지와 인연이 깊은 곳이다. 실제로 이곳에서 생산됐던 한지는 궁중 진상품으로 선정될 만큼 질적인 면에서 조선 최고로 각광 받았으며 선자지, 창호지, 화선지, 우산지, 대농지 등 그 종류도 다양했다. 그 전통을 이어받아 10여 년 전까지 대승마을 인근지역에 총 10개의 전통한지공장이 운영되었다. 쇠락해가던 이 마을에 ‘한지의 꿈’이 다시 피어오르기 시작한 건, 3년 전부터다. 30여 년을 넘게 한지업계에서 일하던 김한섭(대승리 이장·소양 한지전통마을 가꾸기 추진위원장)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이 마을에 본격적으로 정착하면서, 주변 마을 이장들과 한지 관련 일을 했던 사람들을 설득해 마을 곳곳에 닥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워낙 한지와 관련이 깊은 마을이라 큰 어려움은 없었다. 이렇게 심어진 나무가 현재까지 1만5천 평 14만 그루에 이른다. “한 3년 전부터 ‘전통한지’를 살리기 위해 애를 많이 썼죠. 현재는 전통한지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한지연구회 닥나무 작목반’을 구성해서 일단 마을 주위에 닥나무를 심기 시작했어요. 우리 마을에만 초지공이 10명이 거주하고 있어요. 그중에 장인급만해도 다섯 명이 아직까지 생존해 계십니다. 이분들은 50년 이상 한지 일을 해온 분들이에요. 주위 환경도 닥나무를 재배하기에 더없이 좋구요. 얼마나 좋은 여건입니까.” 3년 전부터 주민들과 함께 닥나무를 심어오던 김한섭 씨는 우연찮게 행정자치부에서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공모소식을 듣게 되었다. “공모소식을 알고 주변마을 이장과 한지 장인들과 함께 함께 바로 ‘추진위원회’를 만들었어요. 사업계획서 만드는데 딱 3개월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주위에서 우리마을에 뭐가 있다고 이런 큰 사업에 선정되겠느냐는 반응들도 많았어요. 하지만, 사업계획서가 마무리 지어져 갈때쯤 부터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주민들이 오히려 더 큰 기대를 갖고 참여의지도 높아요.” 대승리는 마을의 고유자원인 전통한지를 중심으로 마을의 유·무형 자산을 활용하여 마을 전체를 ‘지붕이 없는 박물관’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지생산단지 조성을 비롯해 천년제조소 복원, 한지 주재료 육성사업, 천년한지 박물관 건립, 천년한지 테마거리 조성, 각종 문화사업, 주민 공동체 사업추진 및 전통문화 체험 컨텐츠 개발 등의 사업을 실행할 예정이다. 마을의 브랜드를 창출하고, 특색있는 농촌마을 재창조를 통해 정주마을 소득기반을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무엇보다 마을의 경제가 활성화되길 바라죠. 마을 주민들도 그걸 기대하고 있구요. 다양한 한지관련 사업들을 펼쳐나가다 보면, 일자리로 생기고 당연히 동네가 활기차지지 않겠습니까. 5년 후엔 마을 인구를 두 배로 늘릴 기대도 가지고 있습니다.” 한지에 관한한 우리나라 그 어느 마을보다 자신이 있다고 말하는 김한섭 씨의 얼굴이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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