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3 |
[이종민교수의 음악편지] 내 인생에 긍정이 되어준 음악
관리자(2007-03-14 11:36:00)
전북대 이종민 교수가 독자 여러분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에 음악에 관한 해설을 더불어 들려주는 ‘음악편지’를 다시 연재합니다. ‘삶의 애콩달콩한 사연, 그 아기자기한 설렘과 좌절, 실망과 희망의 이야기에 듣기 좋은 음악하나 보태어’ 여러분들께 띄워 보내드립니다.
내 인생에 긍정이 되어준 음악.....데비스의 당신과 함께
바야흐로 꽃피는 춘삼월입니다. 아직도 바람 끝에는 매서움이 묻어있지만 산수유 노란 꽃망울은 부끄럼 모르고 그 속살을 이미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추운 기다림에 지친 매화도 어린 소녀 젖꼭지 같은 봉오리를 애무해달라는 듯 꽃샘바람을 향해 들이대고 있습니다. 성질 급한 이가 그 가지 꺾어 거실 화병에 가두고 억지로 꽃을 피우게 했다가 허망하게 지는 모습에 한숨을 보탠지도 한참 지났습니다.
이때쯤 되면 많은 사람들이 새해의 다짐을 뒤돌아보곤 합니다. 작심삼일. 이미 몇 가지 다짐은 후년을 기약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특히 올 설이 늦다보니, 새 생활의 시작이 이 춘삼월까지 늦추어지고만 이들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바로 그 꼴입니다. 작년 말에 이사를 하고 이삿짐 정리도 하지 못한 채 열흘 가까이 중국엘 다녀왔지요. 그리고는 2년 반 동안 헌신해왔던 전주전통문화중심도시추진단 해단 준비하느라 정신없었지요. 그 중간 중간, 망년회, 신년하례, 그리고 해단 핑계, 집들이 핑계로 연일 술타령이었으니, 건강돌보며 술 줄이겠다는 결심은 진작 허나마나한 것이 되었고요, 이제 급한 일 마무리되었으니 바깥 일 좀 줄이고 스스로를 챙겨보자던 다짐도 공수표가 되고 말았답니다. (이 ‘음악편지’ 연재를 자청하고 나선 것도 이처럼 연초부터 흐트러지고만 마음 한번 추슬러보자는 뜻에서일 것입니다.)
이런 새해결심의 상당부분이 건강 혹은 웰빙과 관련이 있습니다. 건강하고 멋지게 살자! 말하자면 ‘삶의 질’을 좀 높여보자는 것이지요. 그런데 요즘 특이한 것은 이런 일을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차원에서 실천하려는 움직임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생활 따로 건강돌보기 따로’가 아니라 생활속에서 건강도 챙기고 생활 자체의 질도 높여나가자는 것이지요.
이런 생활방식을 흔히 ‘로하스’(Lohas)라 부릅니다. 이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을 뜻하는 말로 2000년 미국의 한 컨설팅업체가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 개념입니다. 이를 추구하는 ‘로하스 족’(族)은 자신의 건강 외에도 미래 소비 기반의 지속가능성까지도 고려하는 친환경적 소비 형태를 고집합니다. 이들의 구체적인 실천행위로는 장바구니 사용하기, 천으로 만든 기저귀나 생리대 사용하기,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프린터의 카트리지 재활용하기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로하스의 개념은 함께 누릴 환경을 생각하고 미래에도 지속이 가능한 발전을 고려하는 ‘사회적 참살이’라는 점에서 개인을 중심으로 잘 먹고 잘 살기를 추구하는 웰빙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족의 건강을 위하여 집안의 벽지를 친환경 소재로 바꾸는 것이 웰빙적 태도라면 그 벽지의 원료가 재생이 가능한 것인지, 폐기할 때 환경 저해 성분이 나오는 것은 아닌지 등을 따지는 것은 로하스적 자세라 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먹고 제대로 살되, 나와 더불어 너의 삶도 함께 고려하자!’를 모토로 삼고 있는 ‘로하스 족’은, 그래서 현재의 우리뿐만 아니라 미래의 우리까지도 고려하며 한계에 다다른 지구환경보호에도 앞장을 서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환경운동가로 1998년 [피플] 지(誌)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50인’의 하나로 선정된 바 있는 재미 한국인 대니 서(Danny Seo)는 이런 로하스 적 삶의 대표적인 주창자요 실천가입니다.
아니 멀리서 찾을 일이 아닙니다. 농사지으며 자연에 순응하는 삶을 살다 가신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의 전우익선생님, 지금도 전경인(全耕人)으로 살아가고 있는 제 친애하는 벗 박남준 시인, 『녹색평론』와 관련된 많은 분들, 이들 모두 ‘로하스’라는 낯선 말은 쓰지 않지만 그런 삶의 방식을 진즉부터 고집해온 사람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생활양식을 지향하는 음악이 있습니다. 이 ‘로하스 음악’은 요가나 명상 등에 주로 사용되지만 단순하게 잠들기를 원하거나 노동의 피로를 풀고 싶을 때에도 이용됩니다. 이 자연친화적인 소재의 음악은 자연의 소리를 활용하여 실제 주변에 꽃이나 나무 등을 들여놓은 듯한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심신의 안정과 편안함을 기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호주의 데비스(Ken Davis)는 이를 실천하는 대표적인 음악가입니다. 그는 우리들 심신을 달래주는 50개 이상의 음반과 3장의 DVD를 내어 2백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는 매우 성공적인 세계적 작곡자입니다. 특히 인간의 생체리듬이나 뇌파, 지구 고유의 주파수 등까지를 고려한 그의 매우 편안하면서도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은 심신의 안정 및 집중력 강화에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으며 태교음악으로도 자주 애용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여러분의 ‘로하스 지수’ 향상을 위해 그의 음악 하나 보내드립니다. [당신과 함께](To Be with You)라는 곡으로 호주에서 이제까지 25만장 이상이 팔린 음반 [내 인생에 긍정의 힘이 되어준 음악](Lohas Positive-mind Music for Your Best Life)에 실려 있는 것입니다. 자연의 소리, 팬플룻과 오케스트라의 화음이 여러분을 편안한 휴식의 세계로 이끌어줄 것입니다. 이를 통해 ‘긍정의 힘’도 키워줄 것이고요.
로하스 지수’를 위해 흔히 生(싱싱함), 同(함께함), 安(편안함), 樂(즐거움), 淸(친환경) 등 다섯 가지의 지표를 사용합니다만 음악을 좋아하는 마음 하나로도 그 지수는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9시 뉴스에 현혹되지 않고 언제나 어려운 이웃을 먼저 생각할 수 있다면, 평소 즐겁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나와 이웃의 ‘참살이’를 위해 노력한다면, 여러분이야말로 바로 이 시대의 희망연대 ‘로하스 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곡 들으시며 그 긍정의 힘, 그 믿음, 더 크게 키워보시기 바랍니다. 바야흐로 춘삼월이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