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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3 |
[문화현장] 계남면 양신(陽薪)마을 ‘중천제’를 찾아서
관리자(2007-03-14 11:16:49)
계남면 양신(陽薪)마을 ‘중천제’를 찾아서...........“올해도 평안하게 해주소서” 고태봉ㅣ장수문화원 사무국장 마을입구의 울창한 숲과 어우러진 마을이 예사롭지 않다. 산, 들, 숲, 마을이 잘 조화되는 곳에 아늑하게 자리하고 있다. 양신마을은 김해김씨에 의해· 형성되었고 이후 평강최씨, 조씨들이 살게 되었다고 전한다. 이중 김해김씨는 1592년 임진왜란 때 일본인 ‘사야가’가 출전하였다가 우리나라에 귀화하여 김해김씨로 살았는데 그 후손이 장수에 뿌리를 내렸다 한다. 마을 가운데 김해김씨의 제각이 있고 마을입구 왼쪽에는 문화유씨의 제각이 위치하고 있다. 양신은 마을 이름에서처럼 섶(薪)이 우거진 마을이란 뜻인데, 실제 풍수에서 누에혈에 해당하기 때문에 숲을 잘 가꾸었다고 하고 달팽이 꼬리혈이라 하여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고 전한다. 마을입구의 좌측 모퉁이에 돌탑이 하나 있고 우측 숲에 2개의 돌탑이 더 있다. 이를 삼탑이라 부르고 있으며 오른쪽 돌탑은 마을 좌청룡을 의미하고 왼쪽 돌탑은 우백호를 의미하는데 왼쪽에 별도로 돌탑을 세운 이유는 우백호의 자리가 허하여 일부로 세웠다는 의미와 풍수설에 의하면 밝은 사람이 지나다가 이 마을은 풍수상 운이 좋지 않아 수해가 자주 날 것이지만 돌탑을 세우면 막을 수 있다고 예언하였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그래서 3개의 탑이 수구막이로 불리며 재앙은 나간 지 모르게 나간다는 의미로 세웠다 한다. 3개의 돌탑은 모두 타원형을 이루고 있고 꼭대기에 윗돌이 세워져 있다. 마을 우측 끝 돌탑은 탑에 기댄 것처럼 서있는 상수리나무와 함께 아름다운 자연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마을중앙으로 들어서 우측으로 5,000여 평의 숲(마을소유)이 이루어지고(수구막이 역할을 한다) 작은 도랑이 흐른다. 이중 가장 큰 상수리나무가 당산나무이지만 지금은 이를 포함한 숲 전체가 당산이다. 이 마을은 매년 정월 초사흗날 저녁 7시부터 8시 사이에 ‘중천제’를 지낸다. 마을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날을 다시받기도 하는데 2월은 ‘영동 할머니’모시는 달이라 하여 피하고 보통은 삼월 삼짇날로 한다. 중천제를 지내기 위하여 제관을 정하는데 제관은 부정이 없는 깨끗한 사람, 상이나 출생이 없는 사람으로 선정하고 중천제를 지낼 때까지 찬물로 목욕재계하고 합방을 하지도 않으며 제관에게는 세배도 않는다. 이장을 중심으로 모든 준비를 하지만 마을주민들이 소지를 위하여 각 가정에서도 성의껏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특이하다. 당일 아침 청년들은 왼새끼를 꼬아 당산나무 3기의 탑과 당산 숲에 금줄을 두르고 탑의 머릿돌과 참나무 신목에는 한지를 접어 폐백을 드린다. 왼새끼를 꼬는 이유는 잡귀는 왼쪽으로 넘겨야 넘어간다는 것인데 한지를 끼우는 것은 잡귀가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고도 한다. 제물은 돼지머리, 삼색실, 포, 시루떡, 밥, 통북어, 가오리, 산채나물, 술, 조과, 불백기, 삼탕, 오탕 등이 차려진다. 저녁6시쯤 풍물을 치면서 제물을 준비한다. 생솔가지와 장작더미에 불을 붙여 주위를 밝히고 추위를 피한다. 당산제는 특정한 신목을 치제하는 것이 아니라 당산 숲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제상은 당산 숲 앞에 차려지는데, 이때 부녀자들은 개별적으로 정성껏 제수를 준비하여 마을에서 준비한 제상좌우에 진설한다. 특이한 점은 각 상에는 불백기술(불밝이쌀)가 빠지지 않는데, 그 속에 가족수대로 촛불을 꽂는다. 뿐만 아니라 맞은편 숲에 있는 참나무 신목 앞에는 반드시 누군가 한 상을 올리는 것이 관례이다. 당산제가 시작되면 풍물이 멈추고 적막이 흐른다. 순서는 초헌, 독축, 아헌, 종헌, 소지, 음복 순으로 진행한다. 소지는 여러 장을 준비하여 참석한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준다. 이때 개별적으로 제상을 준비한 가정에서는 가족수대로 소지를 불사르고 사방을 향해 선 채로 반배를 올린다. 끝으로 제관은 제물을 조금씩 떼어 양동이에 담아 당산 숲을 향해 뿌리면서 ‘아무런 사고 없이 평안하게 해달라’고 축원을 한다. 중천제를 마치면 다같이 회관에 모여 뒤풀이를 한다. 축문은 10여 년 전부터 한글로 하는데 다음과 같다. 유세차 갑술 정월 정묘삭(丁卯朔) 삼일기사(三日己巳)에 본리거민(本里居民)이 유학(幼學) ooo를 선촉하여 감히 토지신에게 밝게 고하나이다. 사람이 병이 나면 편안하게 해 주시고 마을이 흩어지면 완전하게 해 주시니 신이 돕지 않으시면 어찌 편안하며 신이 보호하지 않으면 마을이 편안하리까. 지극하신 신이시여 이 마을을 돌아 보사 나쁜 일을 물리치고 높은 벼슬 대를 잇고 현량 배출해 주소서 저희비록 미혹하나 신의 공 모르리까. 때를 따라 제를 올리니 오직 정월이옵니다. 제수 비록 박하오나 작은 정성을 모았으니 신이시여 내리시사 못난 충정 살피소서.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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