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 |
임실읍 금성리
관리자(2006-10-14 10:18:34)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움 느티마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느티마을 영농조합법인 예가원 대표의 이진하씨의 명함에 쓰인 말이다.
“젊은사람들이 맥없이 이 마을이 좋아서 산당게 나갈 생각을 안허고.” 이 마을사는 이해규씨의 말이다.
이 동네는 젊은이가 많다. 50대 이하가 30명이다. 보통 시골마을에선 상상할 수 없다. 아이들이 셋은 기본이고 네 명인 집도 몇 있고, 두 명인 집은 거의 없다. 임실역 옆에 있는 기림초등학교는 학생이 총 54명인데 느티마을 아이들이 20여명이다. 그래서 이 마을엔 “소리와 아이들”이란 현악4중주단이 있다. 지난여름엔 마을회관 앞에서 “느티마을 자연음악회”를 개최했다. 트럭 4대를 나란히 주차해 놓고, 적재함을 무대로 꾸미고 벽에 마을농민회 걸개그림을 걸어 환상적인 마을음악회를 했다. 벌써 마을에서 2회째 정기연주회를 했다.
20여명의 꼬맹이 교향악단을 지휘하고 ‘소리와 아이들’을 이끌어 가는 심요섭씨는 자기 아이 두 명도 단원이다. 자기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한 욕심에서 시작했단다.
처음 임실 기림초등학교 이명자교장선생님 재직시 학생 특기적성 인성교육 차원에서 놀토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 특기적성교육으로 끝나는게 아쉬워, 대학시절 전공을 살려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한지 벌써 5년째다. 심요섭 지휘자는 한달에 한번쯤 아이들을 데리고 전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 공연을 보러온다. 꼬마 단원들에게 맛있는 저녁도 사 먹이고, 공연도 관람하면서 현장체험을 한다. 전주시내에 이런 문화체험을 하는 학생이 얼마나 될까?
마을 모정옆, 논에 벼가 연두색으로 풍성하게 익어가는 들녁에 퍼지는 바이올린이나 첼로의 연습소리는 멋진 가을무대에 자연의 소리로 들렸다. 시골농촌마을, 아이들이 모여 만든 “소리와 아이들”이란 현악4중주단과 마을음악회를 구상하고 이끌어가는 어른들이 있어 아름다운 마을이다. 이 현악4중주단이 10월 이면 전주 삼천천에서 공연을 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 치즈를 처음 만든 곳이 어디죠?”
“예, 임실입니다.”
금성리 느티마을 치즈낙농체험 프로그램 중간의 문제이다.
대구에서 온 40여명의 낙농체험단은 마을회관에서 숲골 유기농 연구소 치즈체험장까지, 4대의 경운기를 타고 간다. 이장님, 마을 노인회장님, 노인회 회원, 노총각 아저씨 등 네 명이 운전하는 경운기 길을 코스모스와 누렇게 익어가는 나락이 두 손을 흔들며 환영했다. 그날만 대구, 부산에서 6대의 대형버스를 타고 체험 관광객이 왔다.
느티마을 사무장님은 꼬맹이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이끌어가는 심요섭님의 부인이다. 100여만 원의 봉급을 주면서 마을일을 도맡아서 할 만한 사무장을 둔 마을이 우리지역에 몇 곳이나 될까요?
2002년 농촌 체험, 관광마을로 지정을 받을 때 이 마을은 자연 지리적 요건보다는 50대 이하 30여명의 젊은이가 많다는 점을 강조해, 전국 26개 마을 중 2위로 지정을 받았다. 박노해 시인의 ‘사람만이 희망이다.’는 뜻을 살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느티마을’로 이름을 정했다.
전체 50여 호 중 12집이 전주이씨 시중공파의 집성촌인 느티마을은 옛날 4H운동, 새마을 운동의 긍정적인 면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있다. 1960년대 초 천주교 임실본당에 부임한 지정환 신부님과 임실제일교회 심상봉 목사님 두 분의 열정에 의해, 임실에서 치즈가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80년대 초부터 유기농을 시작 친환경농사를 짓고 있다.
마을입구에 줄지어 나란히 서 있는 느티나무처럼 씩씩하게 자라는 아이들 소리가 온 동네에 시끌벅적하고, 사람의 향기가 한아름 묻어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