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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4 | [시사의 창]
[전북의 땅과 문화, 사람들 - 정읍] 갑오년 역사 발굴의 선구자 향토사학자 최현식 옹
장세길 문화저널 기자(2003-04-08 10:11:10)
향토사학자이자 전문화원장인 최현식(78) 옹.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인물에서부터 역사적 전개과정, 동학농민군의 정신, 의의, 유적지 등 혁명에 대한 이야기가 그칠 줄 모른다. 그만큼 그의 머리와 가슴에는 지금도 온통 동학농민혁명뿐이다. 그가 동학농민혁명을 조사하기 시작한 때가 1960년대. 여전히 동학비도들의 '동학난'으로만 인식되던 시절에 그는 갑오년 동학농민군의 함성을 되살리는 일에 나섰다. 그래서 동학농민혁명을 이야기할 때 그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1963년 갑오동학혁명기념탑이 건립되고 1968년 기념사업회가 창립되면서 동학농민혁명과 인연을 맺은 그는, 그때 그의 인생을 바꾸게 되었단다. 그마저도 그때에는 정읍에서 일어났던 농민군의 항쟁으로만 동학농민혁명을 알고 있었던 터였다. 그러나 조사를 하면 할수록 '이것이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더라는 것이다. "동학농민혁명은 캐도 캐도 한정이 없어요. 그런데 그렇게 캐다보면 정읍이나 전라도만 일어났던 것이 아니라 황해도 이남 모든 곳에서 일어난 혁명이라는 것을 알게 되죠." 갑오년의 역사가 '동학난'이 아닌 '동학농민혁명'으로 다가온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는 그의 말엔 역사바로세우기가 자칫 지역이기주의의 전유물이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담겨있다. 아직도 조사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은데 기념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적인 동학농민혁명이 다시 '국지적인' 혁명으로 전락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그것이다. 그래서 8년동안의 문화원장을 끝내고, 이제 인생을 되돌아보며 편안히 쉴 수도 있는 그가 오늘도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역사를 붙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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