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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4 | [문화가 정보]
정정렬 판소리 맥 잇는 또 하나의 노둣돌 정정렬제 춘향가 악보집 발간 및 지산 최승희 선생 제자 발표회
황경신 문화저널 기자(2003-04-08 09:41:08)
'도련님 호사 헐 제 옥 골선- 풍고은- 얼 굴 분세 수정 히허 고 채진 머리곱 게 땋 갑사댕 기 드렸네' 거친 수리성의 아름다움이 빼어난 정정렬의 소리. 복잡한 장단의 구조로 서툰 고수, 서툰 소리꾼은 정정렬의 소리를 제대로 부르거나, 북을 쳐 낼수가 없다고 한다. 이러한 까닭에 요즘의 소리판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까다로운 소리'다. 3월 24일 전북예술회관에서는 판소리 애호가들이라면 놓치기 아까운 무대가 열렸다. 바로 지산 최승희 선생 제자 발표회. 이날 발표회는 판소리 보존과 대중화를 위해 꾸준히 공력을 들여온 최승희 명창의 외길 인생과 정정렬제 춘향가 악보집 발간을 기념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춘향가'는 "정정렬이 판을 박아버렸다"고 할만큼 대단한 평가를 받고 있는 정정렬 명창은 전통 판소리의 전승과 발전, 변모 뿐 아니라 창극 발전을 주도했던 탁월한 업적을 남긴 소리꾼. 그런 그의 소리를 제대로 잇는 제자는 김여란 선생과 이기원 선생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스럽게도 '춘향가' 전편을 김여란 선생에게 사사한 최승희 선생이 외롭게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최승희 선생은 명창의 반열에 오른 이후에도 정정렬제 춘향가 사설집을 발간, 소리 보존에의 길을 마련하는 등 정정렬제를 살려낸 장본인이다. 제자인 이형노씨의 4년여에 걸친 채보 작업과 함께 춘향가 한바탕을 오선보에 옮겨내는 악보집을 발간한 이번 작업은 춘향가가 비로소 보존과 발전의 틀을 갖추었다는 평가다. 최승희 선생은 두 번에 걸친 위암 수술을 받는 등 정정렬제의 맥이 끊기지 않을까하는 주위의 염려 속에서도 많은 제자들을 양성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판소리의 이해를 돕기 위해 10년에 걸친 악보 발간 작업을 마무리하고 열리는 이번 무대는 최승희 명창 자신에게는 물론 우리 소리를 아끼고 그 맥을 중히 여기는 많은 이들에게 값진 무대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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