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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4 |
[제 32회 2006 전주대사습놀이] 한국의 흥은 여기 다 모였네~
관리자(2006-04-08 15:38:58)

글 | 송경미 기자 해마다 오월 단오에 전주에서는 대사습놀이 전국대회가 열린다. 풍남제, 국제영화제, 한지문화축제와 더불어 전주의 4대 축제로 불리는 전주대사습(大私習)놀이는 혼자 공부한 것을 발표하는 큰잔치라는 뜻으로 조선조 숙종 때 마상궁술대회 및 영조대의 물놀이와 판소리 백일장 등 민속 무예놀이에 그 기원을 둔다. 대사습놀이는 영조 8년 지방 재인청과 가무 대사습청의 설치에 따라 연례행사로 베풀어진 뒤 매년 실시, 1895년까지 내려오다가 1910년 일제강점기 전라감영의 해산과 함께 중단된다. 그리고 1974년 전라북도 국악협회의 노력으로 다시 부활하여 1975년 판소리, 농악, 무용, 시조, 궁도 5개 부분으로 대회를 열었고, 1983년에는 판소리명창, 농악, 무용, 기악, 시조, 민요, 가야금병창, 판소리일반, 궁도 9개 부분으로 늘어나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대사습놀이는 ‘등용문’의 성격이 강하다. 대회에서 각 부문에 입상한 사람은 명실 공히 그 기량을 인정받아 명인 혹은 명창으로 불리기 때문이다. 특히 판소리 부문 장원자에게는 ‘명창’이라는 칭호가 따라붙는다. 그 동안 전주대사습에서 장원한 사람은 (순서대로 1회부터 31회까지) 오정숙, 조상현, 성우향, 성창순, 이일주, 최난수, 최승희, 조통달, 김일구, 전정민, 김영자, 성준숙, 박계향, 은희진, 김수연, 이명희, 방야순(성춘), 최영길, 이임례, 송준섭, 조영자, 주은숙, 전인삼, 윤진철, 이순단, 모보경, 왕기철, 염경애, 송재영, 장문희, 왕기석. 당연 우리나라 판소리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대한민국 최고의 국악인 등용문으로 자리 잡은 전주대사습대회가 올해도 어김없이 4월 30(일)부터 5월 3일(수)까지 4일 동안 풍남제 특설무대와 전주 실내체육관 외 8곳에서 열린다. 나흘 간의 일정은 바쁘게 돌아간다. 국악 꿈나무 육성의 일환으로 시작한 전주대사습놀이 학생전국대회가 24회의 띠를 끊으며 4월 30일(예선)부터 5월 1일(본선)까지 치러진다. 미래의 국악예술을 계승할 젊고 유능한 명창들이 야심찬 무대를 준비 중이다. 내용은 일반부에서 시조와 궁도를 뺀 7개 부문. (판소리일반은 어린이판소리로 대체된다.) 본격적인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는 5월 2일(오전 9시 30분~오후 5시) 예선과 3일 본선(오전 11시~오후 5시)으로 진행되는데 학생부와 일반부를 통틀어 예선은 전주실내체육관(농악), 전주덕진예술회관 공연장(판소리명창), 전북어린이회관 공연장(판소리일반),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기악), 전주전통문화센터 경업당(가야금병창), 전주시청강당(시조), 전주덕진구청강당(경서도민요), 전주천양정(궁도)에서, 본선은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실시된다. 2006년 최고의 명창과 그 후보들의 쟁쟁한 실력대결을 1일과 3일, 직접 만나볼 수 있다. 그 외에 1일 오후 7시 전주풍남제 특설무대에서 판소리, 민요, 무용, 기악시나위, 창극(뺑파와 황칠이) 등의 전주대사습놀이 축하공연이 있으며 축제 마지막 날 각 부문에서 장원으로 뽑힌 명인명창들의 축제한마당이 벌어진다. 오후 7시 풍남제 특설무대에서 마련되는 축제의 마지막 공연은 그동안 갈고 닦았던 실력을 오롯이 인정받은 장원자들의 보람찬 무대로, 어느 때보다 더 기쁘고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글은 눈으로 보고 손으로 쓰고 입으로 읽고 귀로 들어야 그 뜻이 온전히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하였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눈이 아름다움을 보면 손이 저절로 음식으로 뻗어나가고 그제야 비로소 입에 들어가 진가를 발휘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소리는? 역시 같다. 모든 예술은 관중들의 관심을 먹고 산다. 대사습놀이가 오랜 역사를 지닐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을 보고 환호하며 토를 달던 귀명창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로 오랜 시간의 과거를 등에 지고 걸어오는 전주대사습놀이가 우리 곧 눈앞에 나타날 것이다. 어찌 무겁지 않으랴. 이제 그 짐을 우리의 애정으로 조금 덜어주는 것은 어떨까. 가벼운 발걸음으로 새롭고 뜨거운 역사를 다시 써내려나갈 수 있는 힘을 보태주는 것,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보일 수 있는 과거에 대한 최대한의 예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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