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안상철 전주풍남제 예술감독 Q 풍남제는 5월 단오제로 시작되었는데 지금은 규모와 특징 면에서 그 성격이 바뀐 것 같은데. A 단오제는 음력이고 풍남제는 양력으로 한다. 당연히 과거와는 그 성격이 다르다. 별개로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잔치로서의 축제와 상업적인 축제 사이에서 논란이 많았다. 경제성보다 주민화합성축제로 나아갈 것이다. Q 작년과 달라진 프로그램이 있는지. A 프로그램은 거의 같은 편이고 몇 가지만 조금씩 달라지는데 전주비빔밥에 국한시켰던 비빔밥큰잔치를 확대했다.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삼도의 비빔밥을 만날 수 있다. 통과의례시연을 신설해서 혼례와 상제 같은 전통의식들을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또 전야제 때문에 축제 마지막 주말이 없어지기 때문에 전야제를 생략했다. Q 난장이 너무 많아 복잡하고 보기 좋지 않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서 고민일 것 같다. A 난장이 아니다. 3년 전에 이미 난장은 폐지되었다. 축제 공간 근처에는 조리된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지역경제도 좋지 않은데 축제를 한다고 식당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데 태조로 일대 공터의 땅주인들과 상인들 사이에서 임시 식당자리를 두고 거래가 오간다. 풍남제운영위가 간섭할 수 없는 영역이다. 상인들은 어떻게든 장사를 해서 이윤을 올리려고 한다. 다른 지역에서 올라오는 상인들도 많다. 시민의식의 부재가 불러온 결과이다. 많은 사람들이 기분 좋게 보고 즐기는 축제에는 관심이 없으니 당연한거 아닌가. Q 준비과정 중에 심신이 피곤해지는 프로그램이나 사정 등이 있을까. A 수년전부터 생각해오고 있지만 제일 어려운 문제는 협소한 장소이다. 축제는 기간시설, 축제 분위기, 지역적 특성 등의 여러 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공간자체의 필요충분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풍남제는 장소의 문제를 늘 안고 왔다. 올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위의 조건들이 잘 부합되어야 좋은 방향으로 운영될 수 있다. 전주가 전통문화중심도시로서 추진이 잘 된다면 예산의 측면에서 사정이 조금 나아질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앞으로 두고 보아야 할 일이고 공간의 확보가 미흡하다는 풍남제의 한계는 항상 아쉬운 부분이다. 시민들이 일행을 잃어버릴 걱정 없이 한가롭게 축제를 즐길 수 있게 해 드리지 못해 미안하다. Q 전주의 정체성과 관련하여 풍남제가 지향할 축제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지. A 풍남제는 올해로 48회다. 거의 반백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어 시민들이 가장 많이 알고 또 접근할 수 있는 축제다. 그래서 참여도 쉽고 요구와 간섭도 많다. 이런 점이 풍남제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풍남제는 시민들의 축제다. 특정소수의 부류만이 즐기는 것이 아니라 다함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축제이다. 앞으로의 지향도 지금처럼 시민들의 입장에서 경제적·산업형 축제보다 단오제의 성격을 지닌, 동네잔치처럼 편안한, 그런 축제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그래야만 장기적인 경쟁력도 생긴다. 풍남제는 그렇게 되지 말고 자연친화적인 가족 같은 축제로 나아가야 한다.